[시리즈] 인력사무소
· 흡연금지구역


 어... 그러니까 이번에 인력사무소 처음 지원하신 분이시라구요? 저희 인력사무소 어떤 일 하시는지 알고 지원하신거죠? 공고 보고 오셨으니까 대충은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저희는 고성군 XXXX리 내부에 생긴 특수한 물건들을 발굴하고 발굴한 물건을 회수해서 처리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왜 평범한 인력사무소처럼 구냐구요? 여러분처럼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을 불러모아야 하거든요. 군인이나 공무원 같은 다른 전문인력들을 투입하기엔 좀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아 임금체불은 단 한번도 없어요. 본인계좌, 대리인 계좌 이렇게 두 개다 쓰셨죠? 들어가시고 무슨 일 생기면 대리인 계좌로 좀 더 지급될거니까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그럼 도대체 무슨 현상이길래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싶으실 거에요. 구체적인 현상에 관련해선 저희도 몰라요 사실. 더 높은 곳에서 말을 해주질 않더라구요. 그냥 지금 설명해드리는 지침만 잘 알고 가시면 보통 살아서 오시더라구요. 규칙은 크게 세 가지에요. 사족이 좀 붙긴 하는데 큰 틀은 세 가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이건 투입 직전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에도 쓰여있는 내용이긴 한데, 작업 현장 반경 5km 안에선 흡연 금지입니다. 담배, 전자담배, 라이터 전부 반입 금지에요. 혹시 반입 하셨으면 표지판에 쓰여있는대로 행동하시면 됩니다. 피우면 어떻게 되냐구요? ... 한 분이 굳이 들어가서 피우신 적이 있는데 20개 정도의 총상이 발견된 채로 쓰러져 계셨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아 물론 임금은 대리인 계좌로 지급 되었구요.


 두 번째, 작업은 31조로 진행될 거에요. 절대 작업조 인원이랑 떨어지지 마세요. 표지판에 쓰여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절대로요. 만약 같은조에 속해있는 인원이 알 수 없는 소리. 예를 들어서 전부 죽여버리겠어 뭐 이런 소리를 하면서 뛰쳐나가려 한다면 끌어안던지, 두들겨 패서라도 무조건 붙들고 계셔야 해요. 현장 나가시면 아마 발작이라고 할텐데, 그때 그냥 꼭 안고 계시면 될 거에요. 아 근데 발작하고 있는 사람은 힘이 무지 세지더라구요? 온 힘을 다해서 붙잡고 계세요. 작업 도중에 한명이라도 이탈한다면 그날 작업분은 무효처리 되고 신속하게 탈출하셔야 합니다.


 세 번째, 작업에 열심히 몰두하시다 보면 어느순간 주변이 엄청 시끄러워 질거에요. 주변에선 진동이 느껴질테고, 사방에선 귀가 찢어지는 듯한 폭음이 들리실 겁니다. 그럼 그땐 하던 일을 멈추시고 바닥에 엎드리세요. 눈을 감고 손으로 머리를 감싼 상태로 엎드리고 계신다면 같이 작업하는 조원들이 일으켜 세워줄 거에요. 엎드리는 것 까지는 딱히 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지만 눈은 꼭 감으세요. 보통 그때 눈 뜨고 주변을 둘러보면 발작을 일으키더라구요. 심장은 쿵쿵 뛰고, 온 몸에 피가 솟구치는 기분이 들거에요. 그리고 당장 누군가를 잡아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땐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동료들이 붙들고 있을테니까요. 민폐가 되고 싶지 않으시다면 눈을 꼭 감고 계세요.


 , 이 정도가 작업 나가기 전의 지침이에요. 5년 전인가? 그때부터 갑자기 작업 현장 내부에 특수한 물건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구요. 대충 가져오셔야 할 물건들은 철모, 탄피, 탄알집 같은 군용 물품들이에요. 혹시 해서 말씀드리지만 탄피같은거 작다고 몰래 빼돌릴 생각은 안하시는게 좋아요. 집에 돌아가시면 붙잡아줄 동료는 없다는거 꼭 명심하세요. 그리고 가끔 온전한 화기류를 발견하는 분들이 계셔요. 그 분들께는 원래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임금의 5배를 지급해 드립니다. 혹시 모르니까 잘 찾아 보세요.  


 아 그리고, 저희는 명찰을 지급해 드리지 않아요. 그런데 만약 조원분들이 이름을 물어본다던가, 개인적인 잡담을 현장 안에서 하기 시작한다면 조용히 엎드리고 눈을 감으세요. 세 번째 항목의 연장인 상황이니까요.




얼마전부터 옆집 인력다니는 아저씨가 베란다에서 담배피는게 빡쳐서 써봤음 구린 필력이지만 읽어준다는 것 만으로도 고마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