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라는건 흔히 생각하면 '비현실적이고 상식에 들어맞지 않는 이상현상'이란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거꾸로는 '괴의만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잖아

전근대적인 미신이나 터부, 신화에서도 흔히 발견되는데
이를테면 '눈을 바라보지 말 것' '저승에서 음식 먹지 말 것'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등등이 있음

근데 저런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누군가가 실제로 터득해서 알아낸 법'처럼 느껴지게 하는 효과가 있음

그래서 괴이라는걸 볼때 '숨을 참고 있으면 괴물은 못 알아봅니다' 같은 규칙이 있으면
'아 누가 숨을 (어쩌다) 참는 시도를 했으니까 저런게 있는거구나' 하는 암시가 되지만

거꾸로 '제자리에서 세번 돌고 멍 하고 외치십시오' 이런게 있으면
'시발 어떻게 알았노' 같은 느낌이 됨

혹은 '이러저러하면 뭐가 나오는데 그중에 이건 먹어도 되고 저건 안된다'
이런 말이 성립하려면 인력을 수천 수만명씩 갈아넣으면서 수많은 움직임을 아주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해야만 가능하잖아

그래서 규칙서 괴담은 괴이가 괴이한테 쓰라고 붙여놓은 안내문이어야 말이 되거나
혹은 괴이가 사람한테 보라고 하는 안내문이어야 역설적으로 그럴싸한 면이 있다고 생각함

물론 인과관계랑 그럴싸한 점이 꼭 있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게 '나폴리탄 괴담'이지만
누구에게 읽으라고 주는 '규칙서guideline'는 최소한의 금기와 규칙이 있어야 성립하고
그래서 말머리도 다르게 달려있는거같음


요약
1) 안전수칙은 피로 쓰인다
2) 괴이에 인력을 무한정 갈아넣을 수 없다
3) 따라서 괴의 안전수칙은 지나치게 구체적이면 이상한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