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사무실에 남자가 홀로 의자에 앉아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있다. 그러다 왼쪽 손목의 시계를 확인하더니 눈을 감는다.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하필 지금으로선 가장 마주하기 곤란한 상대, 줄곧 그를 지켜보고 있던 그의 상사와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며 황급히 종이를 감춘다. "저..오늘 야근이라서...퇴근 전에 잠깐..."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고선 서둘러 상황을 벗어나려던 순간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 "저랑 가는 방향 같으시잖아요." 그러면서 미소 짓는 얼굴에는 어쩐지 묘한 기대감이 감돌아 있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