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 어제부터 학교 안 나오더라."


항상 밝고 친절하게 옆 자리에 앉아 미소를 지어주던 친구

학교에 오면 항상 축 쳐진 눈 밑에 짙은 안개처럼 깔린 다크서클이 있었지만

그와 대비되게 항상 밝은 미소로 모두한테 대해주던 아이였다.


그녀는 흔히 요즘 유행한다는 인터넷 방송을 진행중이다.

나는 보지 않았지만 꽤나 이름이 있다고하던가..


그녀의 이름은 '지은' 나랑은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어렸을적 그녀는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살고있었다.

처음 마주쳤을때는 그냥 "안녕~" 하고 지나갔지만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지금까지 어쩌다보니 계속 같이 다니고있다.


둘이 그렇게 길고 깊은 끊어질 듯 하면서도 끊어지지않는 실과 바늘처럼 자주 붙어다니는 일이 많아지고

서로 거의 커플 내지는 결혼한 사이가 아닐까 싶은정도로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조금 그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방금 이야기한 인터넷 방송 때문인지

그래도 주에 한번은 어쩌다 만나고는 있는데 지은이가 요새 사람이 무기력해진 느낌이 들기 시작했었다.


음 지은이가 안보이기 며칠전이었나, 나한테 전화가 와서는 한번 만나자고 그래서 카페에서 만나서 얘기를 나눴었는데


"진현아, 나 요즘 너무 힘들어.."

"요즘 너무 바쁜거 아냐? 학교 다녀, 인터넷 방송해, 운동도 가. 조금 릴렉스하게 살아보는게 어때?

"그게 아니라.. 사람들이 무서워 .. 나는 그냥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왜 다들 소문만 믿고..

나를 평가하는걸까. 나는 그런게 아닌데 그냥.. 다 같이 행복해지고 싶은거 뿐이었는데.. 너는 알잖아 진현아..."

"잘 나가니까 다들 시기질투 하는거지. 세상 사람들이 다 그런거 아니고 당장 옆에있는 나는 다 알고 있으니까 항상 믿고 있는다고."

"그래도 옆에서 그렇게라도 얘기해줘서 고마워. 오래 만났는데 한번도 싫은티 안내고 항상 이해해주는게 너 였으니까."

"당분간은 좀 편하게 쉬면서 해, 너가 잠깐 쉰다고 지구가 멸망하겠냐? 하여튼 너무 긍정적이라니까."

"그래 이렇게라도 잠깐 앉아서 얘기하니까 좀 나은거 같기도하고 항상 투정부리는거 들어줘서 고마워 진현아. 내일도 웃으면서 봐 나 들어가볼께."


이러고선 방금 전까지 죽상이었던 애가 휘파람을 불면서 온 세상 행복하게 집에 갔었지.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모습으로..

라는 얘기를 나누었었지만 사실 지은이는 학교에서 소문이 좋지 않았다. 으레 사회가 그렇듯이 어느 한 방향으로 튀게되면 다들 질투 시기 불만을 가지게 되는걸까

그래도 예전에는 그런 소문은 없었던거 같은데 요새들어 인터넷 방송을 하고 난 이후로 더욱 심해진거같다.

돈 받아서 몸을 판다느니 항상 밝게 다니는것도 역겹다니 학교에서 선생 누구누구하고 잠자리를 가졌다느니.. 들을 때 마다 가슴이 저릿하지만 진실을 알고있는

나는 애들한테 얘기하고 싶었다. 그런 친구 아니라고 지은이한테도, 이건 조금 아닌거 같은데 라며 얘기를 해보았지만 항상 그럴때마다

사람은 빛 앞에 서게되면 뒤쪽으론 으레 그림자가 지기 마련이라는 쓸데없이 철학적인 헛소리를 했던가

내가 '그럼 조명을 360도로 쬐면 그림자가 사라지는거 아니냐?' 라고했더니 벙쩌서는 '뭐라는거야 바보가' 하면서 등을 쳤다.


그래서 요 며칠간은 다시 잘 보이더니 안보인지 벌써 4일이 지났다 지은이 집에도 가보았지만 부모님도 지금 애타게 찾고계시다

나흘째 되는 날 지은이가 돌아왔다. 음 돌아왔긴 했지 근데 참...

오후 어느 시각 한창 수업중에 갑자기 교무실에서 선생님이 날 불렀다.

지은이 담임선생님이었는데 갑자기 쪽지 하나를 주시더니 오늘은 내가 말해놨으니까 학교는 일단 접어두고 쪽지에 있는 주소로 가보라는거다.

나는 다급하게 핸드폰을 챙겨 미친듯이 뛰었다. 부재중 전화도 30통, 전부 지은이 어머님이다.


"씨발.."


정말이지 시간이 흘렀을까 아무런 생각도없이 다급하게 도착한 나는 여전히 활짝 웃고있는 지은이를 보았다.

옆에서는 펑펑 우시는 지은이 부모님이 계셨고 무심하게 서있는 형사님도 계셨다.


형사님이 "너가 진현이니?" 라고 묻더니 종이 한장을 주시곤 나보고 따로 옆방에가서 읽어보라고 하셨다.


죄송해요 엄마, 아빠


죄송해요.. 저는 바보인가봐요. 할머니 돌아가시기전에 꼭 주변을 행복하게 만들렴

이라고 얘기하셨지만 전 그런 사람이 아니었나봐요. 바보같아도 누군가한테는

슬픔을 주고싶지않았는데.. 그냥 저는 사람들이 절 보면 행복하고 즐겁고

웃을 수 있으면 그게 다였던거 같은데 그게 잘 안돼는 건가봐요..

사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었는데.. 억지로 하고 있던게 아닐까 ??

이걸 쓰면서도 모르겠어요 ..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행복하게 만들어 보려는게 어쩌면 그때부터 크게

잘못된게 아니었을까요

인터넷 라이브 방송 후 부터 나 자신을 감당할수가 없어진거 같아요.


.......


뭔가 하고싶은말이 많았나보군


그리고 밑에 몇줄이 더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이런 얘기해서 미안해 진현아. 그치만 꼭 하고싶은 한마디가 있었어 너 저번에

집에서 나랑 얘기했던거 기억나 ?? 우리 어렸을때부터 항상 얘기하던거 말할때마다 너가

어이없어하던 그 얘기 있잖아 난 농담 아니고 약간 진심이었어. 날 버리지않고 계속해서

봐줘서 항상 고마워 이 글을 봤으면 난 잠깐 여행을 떠났겠지. 다시 볼수있을거야 우린



고마워 진현아


... 순간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다 재쳐두고 바로 뛰어나갔다. 정말 미친듯이 내달렸다. 뒤에서 지은이 부모님과 형사분이 뛰쳐 나오셔서 어디가냐고 소리치셨지만

그런게 뭐 대수인가

바로 택시를 붙잡곤 OO동으로 가달라고 하였다.



도착했다.. OO동에있는 오래된 카페로


너무 뛰어서 그런가 숨을 헐떡이면서 카페 3층 테라스로 급하게 올라왔다.

역시...


테라스에 올라가니 하늘하늘한 시스루 원피스를 입고 챙 넓은 밀.집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있는 여자가 소리를 듣곤 뒤를 돌았다.

그녀는 얼굴에 쓰고있던 선글라스를 매혹적인 검지로 치켜들며 씨익 웃었다.


"생각보단 일찍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