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근의 한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파견을 나갔던 신입 녀석이 영 돌아오지 않아 불안해서였다.
병원 내부는 스산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무척 어두웠고, 기물들이 온통 파손되어 있어 걷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손전등을 조심스레 켜 조심스레 나아갔다.
규칙에 따르면, 소리만 내지 않으면 손전등은 켜도 상관이 없었다.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신입을 찾을 수 있었다.
싸늘한 주검으로 말이다.
아꼈던 녀석이었는데.
기어코 혼자서도 조사할 수 있다며 맡겨달라고 하는 걸 그냥 지켜보는 것이 아니었다.
··· 그런데, 잘 보니 신입은 환하게 웃으며 죽어있었다.
기이할 정도로 환하게.
그리고 그 근처에 장문이 적힌 메모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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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었을 적 기억이 점점 사라져간다.
아니, 사라진다기보다는 수 많은 기억들에 파묻혀 떠올리기 힘들어진다는 쪽이 더 가깝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족스럽다.
얼마 전까지의 나는 오로지 나 하나로 존재한다는 것에 만족하고 살았었다.
그러나 그때는 모든 것이 두려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과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그렇지만 우리는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고, 서로에 기대어 의지한다. 죽음은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이라도 빨리 하나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나가 된 당시의 느낌은 평생 잊고 싶지 않으니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이렇게라도 적어둬야겠다.
혹시 이 메모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는 당신의 신체 어디로든 들어갈 수 있다.
내가 느끼기엔 그것은 귓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가장 기분이 좋았다. 뇌 속으로 바로 향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뇌 내에서 수많은 개미들이 기어간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정말, 짜릿할 정도로 기분이 좋으니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렇게 잠시의 쾌감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뇌가 녹아내려 우리와 하나가 되어있을 것이다.
아쉽지만 나머지 육체는 하나가 될 수 없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조금만 쑤셔지고 부러져도 죽어버리는 나약한 고깃덩어리 따위보다 더 완벽하니까.
문득, 팀의 사람들이 생각난다.
정말 잘 대해주셨는데.
도움을 받기만 하고, 일만 늘리는 신입이라 항상 죄송했다.
하지만 지금은 보답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
분명 신입의 필체였다.
녀석은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우선, 이 메모를 들고 본부에 가져가야겠다.
그 생각을 하며 뒤를 돌자 심장이 철렁였다.
신입의 모습을 한 무언가가 나를 반겼으니까.
"팀장님···, 오랜만이에요."
너무나 행복해보이는 미소로···.
기생수? - dc App
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