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거 마라탕이라니까?"

진구는 진심인듯 열변을 토하는 중이다.


"어이가 없네. 마라탕에 눈깔, 손가락이랑 머리카락이 들어가겠냐고 ㅋㅋ. 이거 피야, 양념이야? 또 그 와중에 마라는 넣어놨어.
어휴."

그것들이 만든 마라탕인 걸 알면서도 나는 계속해서 진구에게 모르는 척 장난을 쳤다.
얘는 알면서도 단지 심심하니까 그냥 받아주는 건 지 모르겠지만.

"아니 그럼 니가 먹어보던지. 먹어보라니까 뭔 자꾸 피라냐."

"피라냐? 나는 아마존의 피라냐~"

"어휴, 병신..."



나는 천천히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야, 이거봐라. 재료 놓는 데 어쩜 이렇게도 정리를 잘해놨냐.
얼핏 보면 진짜 깜빡 속겠네 ㅋㅋ"

"가만있어보자. 바닥에 널부러진 건 여기 다 똑같이 있고,
손톱은 또 야무지게 따로 모아놨네. 이빨은 또 왜 있는거야? 씹지도 못하는데 ㅋㅋ"

"그러니까 이 새끼들이 짐승인거지. ㅋㅋ"

"근데 여기 원래 마라탕집이 있었나?"

"어. 좀 오래되긴 했는데 화재나고 2층까만 번져가지고. 2층에서 번지던거 막아서 1층 여기 반대쪽이랑, 3층부터는 불 나기 전처럼 그대로 유지됐고. 여기 원래 3층부터 기숙사처럼 돼있어서 사람 살았거든? 근데 점점 뭐 하나 둘씩 터지더니 주변까지 싹 다 쑥대밭 됐잖어."


"아. 이 근처에 살았다고 했었지."



가게 밖을 나와서 주변을 둘러봤다.

수 백미터 밖으로는 지금 서있는 이 풍경의 경계선을 마치 지우개로 지워놓은 듯한 검정색 뿐이다.

이따금씩 건물 윗층에서 발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요상한 말소리.

나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출입문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내려온다. 두 마리다.

20대 여자와 남자의 형상을 한 그것들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여자가 말을 건다.

"마라탕이 있나요? 맛은 어땠나요?"

"..."


"맛있다. 맛있다. 맛있 "





"닭"

순간 1~2분간 멍청하게 가만히 서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나에게 화가 나기라도 했는지, 말하고 있는 그것의 인중을 주먹으로 날려버렸다.

남자는 주둥이가 박살나며 머리가 날아간 파트너를 한 번 쳐다보고는, 나에게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와 저새끼 눈봐라. ㅋㅋ 그 뭐냐 옛날에 웹툰에 타조는 지옥이다?
거기 나오는 살인마 눈깔이랑 똑같네. ㅋㅋㅋ"

가게 밖으로 나온 진구가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 친구는 내 내장이 그리도 탐나는지, 계속해서 손가락을 오므리며 배를 쑤신다.


"그게 됐으면 내가 니 여친 대갈통 부쉈겠냐."

나는 양 손바닥으로 남자의 관자놀이를 눌러 으깼다.

공갈빵을 누른 것처럼 머리통이 납작해지며 쓰러졌다.


"여기 사는 애들은 요 껍데기 속에 아무것도 없네. 눈에 보이는 것만 배꼈나보다."

"가스나야~ 요건 선물~"

진구는 남자의 팔 하나를 뽑아 하관은 박살난 채 눈만 부릅뜨며 부라리는 여자의 머리통 아래에 꽂아버렸다.

나머지 잔해를 마라탕 가게에 쳐박은 뒤 진구에게 말했다.

"이거 마저 다 처리하고, 맥주 한 잔 하러가자."


"콜~ ㅋㅋ"


"야, 근데 혹시 여기 오면서 무슨 군부대 표지판 같은 거 못봤었나?"

"그딴 게 뭐가 중요하냐. 얘네 머리수 줄이기만 하면 됐지."


우리는 그것들이 내려왔던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