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몽은 오랜만이네. 한 3년만인가? 이 X같은 배.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내 인생의 전환점이 있다면 그 때를 꼽는다. 빨리 꿈에서 깨야겠다. 나는 눈을 찌른다. 뭐지? 아프다. 그렇다는 건?
씨X. 꿈이 아니다. 이럴 수는 없다. 나는 그곳에서 살아 돌아오고 항상 세상에 감사하면서 살았다. 덤으로 산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런 나한테 이러면 안 된다. 처절하게 살아 돌아왔는데 여기를 다시 온다고? 이게 말이 돼? 이 X같은 배. 그냥 확 다 부숴버릴까. 아니다. 진정하자. 빨리 탈출해야한다. 문자가 오겠지? 혹시 탈출 방법이 더 어려워지거나 한 건 아닐까. 그런데 이번에는 문자가 아니라 전화가 온다. 문자로만 연락을 한다고 기억하는데 뭐지? 그래도 전화기는 안전하다는 건 아니까 일단 받는다.
"임다은씨. 저희ㄴ...."
"중명호 대책본부죠? 제가 뭘 잘못하면서 살았길래 여기 또 온거에요?"
"임다은씨? 무슨 말이십니까?"
"빨리 안내나 해줘요. 탈출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곳에 가본 경험이 있으신 겁니까?
"예. 한 20년 전에 와봤고 겨우 살아서 나갔죠. 대책본부에 기록 있으니까 다 알 거 아니에요. 그보다 빨리 어떤 탈출 방법을 해야 되는지 안내나 해줘요. 여기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지는 기억하니까. 빨리요."
"혹시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십니까?"
"2004년 6월 15일이요.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물어봐요?"
죽어서도 기억할 날짜다. 내 기일이 될 수도 있던 날이니깐. 그나저나 빨리 안내나 해주지. 뭘 뜸들이는 거야.
"너무 오래 전 기록이라 저희가 미리 준비를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신속하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대책본부 사람들이 많이 바뀌었나 보구나. 하긴 20년 전이니까. 같은 사람이 계속 있다는 게 더 이상하지. 근데 이런 대비도 안하고 그동안 뭐한 거야? 내가 낸 세금으로 돌아가는 곳이 일을 이렇게 해도 되는 거야?
"대책본부는 그동안 뭐 한 거에요? 저 살아 돌아왔을 때 분명히 그랬잖아요. 중명호에 휘말릴 확률은 매우 낮으니까 다시 가게 될 경우는 없을 거라고. 그리고 시간은 걸릴 거지만 중명호 자체를 없앨거라고. 그러니까 더더욱 걱정말라고 그랬잖아요. 지금 대책본부장 누구에요? 슈퍼철밥통 부서니까 민원 넣어도 상관없다 이거에요? 내가 세상에 입 한번 열어봐?"
"임다은씨 진정하십시오. 대책본부는 2009년에 해산되었습니다. 관련 업무는 저희가 이관받아 진행하고있습니다."
관련부서가 없어졌으니 우린 책임이 없다? 정말 지겹다. 국가기관들. 그래 화내서 뭐해. 진정하자. 흥분할 수록 탈출에 방해만 돼. 일단 탈출에 신경을 쓰자. 그런데 이젠 어디서 일을 하는 거야. 책임자는 알아야겠어.
"거기는 어딘데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에요?"
"저희는 대한민국 해군 특수실종 대응전대입니다. 저는 작전관 나상욱 대위라고 합니다. 지금 임다은씨 실종 당시 기록들을 보며 현재 정보와 함께 빠르게 탈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해군? 이젠 군대에서 이런 일을 하는 구나. 하긴 이것도 사람 구하는 일인데 군대가 하는 게 이상하진 않네. 혹시 군대라면 직접 구조하러 오진 않을까?
"직접 구조하러 오지는 않나요? 그래도 군대인데."
"죄송하지만 저희가 직접 구조하러 갈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중명호는 확보된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고 생환율도 높으니 순조롭게 탈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질문 몇 가지 하겠습니다. 지금 배의 어느 곳에 계십니까?"
"식당이요. 여기서는 뭘 먹지만 않으면 위험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뭔가 많이 변했네요. 구조도 그렇고 분위기도 그렇고."
"특수 실종 장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식당은 안전한 장소가 아닙니다. 그곳에서 통화를 길게 하면 위험합니다. 일단 오락실로 이동하십시오. 이동 경로는 문자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잠시 통화를 종료하겠습니다. 약 10분 후 다시 전화하겠습니다."
뭐지? 식당이 안전하지 않다고? 바로 문자가 한 통 왔다. 중명호 내부 안전 경로라는 제목으로 사진과 함께. 배 내부의 통로들이 내가 기억하던 것과는 조금씩 다르다.
무섭다. 예전의 기억들도 떠오른다. 혹시 또 최후의 탈출방법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아닐까? 너무 무섭다. 빨리 우리 가족들이 보고 싶다.
일단 사진에 있는 오락실로 빠르게 가보자. 한 번 살아 나가봤는데 두 번이라고 못하건 없으니까.
오락실 앞에 도착했고 다시 전화가 온다.
"임다은씨. 오락실 앞에 도착하셨습니까?"
"예. 바로 앞이에요. 근데 왜 전화로 안내를 하는거에요? 옛날에는 전화는 위험하다고 문자로만 안내한다고 했는데."
"특수 실종자들의 상황과 통신 상태에 따라 전화와 문자를 병행해서 안내합니다. 통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문자를 통해서만 안내합니다. 20년 전과는 변한 것이 많습니다."
"오락실 앞으로 오라고 한 건 설마 여기서 또 펌프 오락기로 탈출하라는 건 아니죠? 그거 성공률 낮잖아요."
"그래도 가장 안전한 탈출 방법입니다.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저희의 안내를 따라주십시오. 저희는 중명호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이거 말고 휴게실로 가면 안 되나요? 그게 더 나을 것 같은데."
"휴게실을 통한 탈출방법은 막혔습니다. 빨리 저희의 안내대로 펌프오락기를 통한 방법을 실행하십시오."
펌프 오락기를 통한 탈출. 말이 쉽지. 아무 노래나 완곡하면 20% 확률로 탈출한다는데 난 저번에 여기에 왔던 때에는 고1 이었다. 넘치는 힘이 있어서인지 다섯 번 연속으로 시도했지만 다 실패했다. 괜한 힘만 썼다. 그래도 어린 나이와 그에 맞는 체력이 있기에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나는 서른 일곱의 나이에 애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도 않는다. 지금의 나는 한 번이라도 완곡할 자신이 없다.
"휴게실이 막혔으면 펌프랑 바다밖에 없는 거죠?"
"그건 아닙니다. 몇몇 방법이 막히긴 했지만 현재 중명호에서 탈출방법은 총 7가지입니다. 그리고 바다를 통한 탈출은 너무도 위험하기에 현재는 그 방법을 안내하지 않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왔나보구나. 그 정도로 나가는 방법이 많이 생겼다는 게 놀랍다. 그리고 다행이다. 바다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른 방법 알려줘요. 나 서른 일곱이에요. 펌프를 성공할 자신이 없다고요. 여기에 두 번이나 오게 됐는데 어찌됐건 살아나가야 하잖아요. 괜한 힘쓰기 싫어요. 제발요."
“알겠습니다. 다른 방법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혹시 담배 피우십니까?”
갑자기 대뜸 담배를 피우냐니. 피우기는 한다. 이 X같은 배를 겪고 나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이 피우지는 않지만. 마침 친구들과 술약속을 가던 길이었기에 담배도 가지고 있다.
“예. 담배도 가지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소지하고 계신 담배갑에 담배를 한 대만 남겨두고 나머지 담배들은 다른 곳에 소지하십시오. 그리고 저희가 보내 드린 안전 경로를 통해서 흡연구역으로 이동하신 다음 눈을 감고 담배를 피우십시오. 날숨을 최대한 안하시면서 담배연기가 최대한 많이 몸 안에 있을수록 탈출 확률은 높아집니다. 어느 순간 배의 움직임이 멈춘다면 성공한 것입니다. 눈을 뜨시면 현실 속 국내에 있는 흡연 구역 중 한 곳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의하실 사항이 있습니다. 누군가 담배를 건넨다면 정중하게 거절하셔야 합니다. 그건 담배처럼 보이지만 담배가 아닙니다. 담배를 달라고 할 경우에는 한 대만 남은 담배갑을 보여주시면 알아서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담배를 건넬 경우 당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들킬 것입니다.”
“성공률이 얼마에요?”
“약 37%입니다.”
“펌프보다는 높네요. 해볼게요. 그런데 실패했을 때 계속 시도해도 되나요?”
“연속으로 시도해도 괜찮습니다. 최대 실행 횟수로는 17번을 실행해서 탈출한 사례가 있습니다. 긴 통화는 위험하므로 통화를 종료하겠습니다. 약 20분 후 다시 전화하겠습니다. 가시는 길에 선원처럼 보이는 존재들을 항상 조심하십시오.”
“나도 알아요. 그 놈들한테 걸리면 X된다는 것 정도는.”
보내준 그림을 보고 흡연구역으로 가고 있다. 근데 진짜 이 방법으로 탈출할 수 있는 걸까? 의문은 들지만 20년 동안 쌓인 자료가 그렇다는데 그렇게 하는 게 맞겠지?
흡연구역에 왔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거의 다 피워가지만 배의 움직임은 여전하다. 손이 뜨겁다. 씨X 벌써 한 대를 다 피웠다. 난 정말 운이 없나 보다. 남은 담배는 10대, 계속해보자. 언젠간 되겠지.
담배를 피우던 중 갑자기 웬 아저씨 한 명이 말을 건다. 담배가 없는데 하나만 달라고 한다. 알려준 내용대로 돗대를 보여주니까 죄송하다면서 떠난다. 이제 전화의 내용에 완벽히 신뢰가 간다. 그리고 또 전화가 온다.
“임다은씨. 아직 무사하십니까?”
“예. 근데 전 정말 운이 없네요. 5번 연속으로 피웠는데 계속 안되네요.”
“아닙니다. 16번 연속으로 실패했지만 17번째에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원래 안전할수록 성공률이 낮다는 사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 이치일 뿐입니다.”
“그럼 저 이제 어떡해요?”
“남은 담배로 계속 탈출 방법을 실행하셔도 됩니다만 그 정도 되었으면 다른 탈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다른 건 또 뭐가 있는데요?”
“안전한 순서와 성공률이 높은 순서.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그것보단 바다를 통해 탈출한 최근 사례가 있나요? 자료 많이 있다면 그것도 알고 있죠?”
“바다를 통한 탈출은 매우 위험하기에 최후의 수단으로만 안내하고 있습니다. 임다은씨는 그런 선택을 할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안전한 순ㅅ……”
“그냥 말해줘요. 가장 최근 사례가 언제였고 어떻게 되었는지.”
“…… 가장 최근 사례로는 마지막 실행은 약 2개월 전, 마지막 성공은 약 3개월 전입니다.”
“마지막으로 살아서 돌아온 경우는요?”
“마지막 생환은 약 1년 전입니다.”
“성공률은 여전히 80% 맞죠?”
“정확히는 약 84%이긴 합니다만 그럴 생각은 접으십시오. 임다은씨. 당신은 그 때 운이 좋아서 생환한 것입니다. 본인이 가장 잘 아실 것 아닙니까? 그리고 이제는 다른 안전한 탈출 방법이 많이 있습니다.”
예전에 받았던 문자의 마지막 안내사항. 아직도 기억난다.
‘…………. 위의 탈출방법에 계속 실패하시거나 당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들키거나 기타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경우 너무 정말에 빠지지 마십시오. 최후의 탈출 방법이 하나 남아있습니다. 바로 바다에 뛰어드는 방법입니다. 그곳에 있는 비상탈출안내문에 나온 것과 동일하게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뛰어드십시오.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중명호가 보이지 않으면 성공한 것입니다. 현실 속 국내의 바다 중 한 곳에 있을 것입니다. 성공률은 약 80%입니다. 하지만 다시 말씀드리자면 정말 최후의 방법으로 실행하셔야 합니다. 실패했을 때는 돌이킬 수 없으며 성공한다고 해도 매우 위험합니다. 탈출 성공률은 약 80%이지만 생환율은 약 40%입니다.’
20년 전, 오락실과 휴게실을 통해서 나가는 방법에 모두 실패했고 심지어 휴게실에서 선원에게 내가 사람이라는 것까지 들킨 상황에서 내가 선택했던 방법이었다. 난간에 매달려 너무도 무서운 상태로 계속 벌벌 떨다가 눈을 감고 뛰어내렸다. 현실로 돌아왔고 운이 좋게도 난 부산 앞 바다에 있었다. 6월이라 바닷물도 그렇게 차갑지 않았다. 그래서 살아 돌아왔다. 이후에 중명호 대책본부의 한 사람에게 들은 거지만 난 정말 운이 좋았다. 독도 근처의 바다로 돌아온 경우도 있었고 태풍이 왔을 때 돌아온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임다은씨!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당신에겐 소중한 가족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 우리 가족들, 사랑하는 내 남편, 누구보다 소중한 우리 아들딸. 보러 돌아가야지. 이 X같은 배에서 나가야지.
“예. 정신차리고 있어요. 나 여기서 꼭 나갈거에요. 안전한 순서로 안내해주세요. 나상욱? 대위?님”
“좋습니다. 특수 실종 장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생환 의지와 침착성입니다. 안전한 순서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혹시 현금 소지하고 계십니까?”
“네. 지갑에 3만원 정도 있어요.”
“안전 경로를 통해 매점으로 가서 아무 물건이나 현금으로 구입하십시오. 구매하는 과정에서 직원과 절대 신체접촉을 하시면 안 됩니다. 그렇ㄱ……”
“나도 알아요. 몸끼리 닿으면 내가 사람이라는 걸 들킨다는 것 정도는요. 물건을 사서 뭘 하면 되는 거에요?”
“그 물건을 들고 최대한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그 물건을 맨손으로 파괴하시면 됩니다. 손이 아니어도 되지만 반드시 피부가 직접 닿게 파괴하셔야 합니다. 파괴하는 과정에서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거나 어긋난다면 성공한 것입니다. 현실 속 국내의 편의점 중 한 곳에 있을 것입니다. 성공률은 약 46%입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주변 공간이 변화한다면 즉시 눈을 감으셔야 합니다. 탈출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 공간을 본다면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아무 물건이나 사도 돼요?”
“어떤 물건이건 상관없습니다. 물건의 종류는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파괴한다는 행위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다만 가격이 높을수록 성공 횟수가 많은 경향은 있습니다.”
“알았어요. 알려준 대로 할게요. 통화 끊을거죠?"
"예. 약 20분 후 다시 전화하겠습니다. 현실에서 전화 받기를 희망합니다."
매점에 가서 충전기를 샀다. 내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물건이다. 침착하게 계산을 하고 흡연구역으로 갔다. 이 방법이 실패하더라도 담배로 나갈 시도를 하기 위해서. 때 마침 흡연구역에는 한 명밖에 없었다. 그 사람과 거리를 두고 충전기를 계속 손으로 내려쳤다. 손이 아프다. 상처가 나고 멍이든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여기서 나가야 한다. 계속 내리친다. 운이 좋은 걸까? 주변 풍경이 일그러진다. 성공이다. 눈을 감는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소리와 연기를 내뿜는 소리가 난다. 뭐지? 이러면 실패한 건가? 자료에 없는 새로운 상황이 나에게 온건가?
잠시 후 누가 말을 한다.
"안녕히가십시오"
뭐지? 나 탈출한건가? 눈을 뜨기가 무섭다. 그런데 갑자기 배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음악 소리가 들린다.
"저기 손님. 뭐 찾으신는 거라도 있으세요?"
눈을 뜨니 한 편의점 안이다. 편의점 직원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다. 성공이다. 내가 그 X같은 배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며 편의점을 나간다.
"임다은씨. 현실로 생환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고마워요. 안내가 없었으면 못했을거에요."
"당신이 집으로 돌아갈 차비와 혹시 손이 다치셨다면 그에 대한 치료비를 지급해드리겠습니다. 혹시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셨다면 차후에 저희 전대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에 대한 정보제공 보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정보제공 보상금이라. 예전에 그 배에서 살아돌아왔을때 휴게실에서 있던 일을 말해줬는데 그것만으로도 대학교 입시와 등록금까지 해결될 정도의 돈을 받았다.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 빨리 집으로 가고 싶다.
"나중에 연락할게요. 일단 집에 가고 싶어요."
"예.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조심히 귀가하십시오. 통화 종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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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후
띵동~
집의 초인종이 울린다.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두 명이 들어온다.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해군 특수실종 대응전대 정보분석편대 분석관 강대근 중사입니다."
"예. 안녕하세요. 일단 자리에 앉으세요"
"저는 정보관 김지훈 대위입니다. 추가 조사를 위해 이렇게 찾아왔는데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 찾아오신다는데 저한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요. 근데 궁금하네요. 분명 할 얘기는 전화로 다 했는데도 찾아오신다니."
"여기 강대근 중사가 최초로 재실종된 사람인데 직접 면담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집을 좀 부려서. 결정적으로 저희 전대장님도 직접 가보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상세 분석 결과도 직접 알려드릴겸 찾아온 것도 있습니다."
"나상욱? 대위? 님은 안오세요? 감사하다는 말을 직접 만나서 하고 싶었는데."
"나상욱 대위는 통신지휘편대 소속이라 저희랑 하는 업무가 다릅니다. 여기에 올 겨를도 없습니다."
"아쉽네요. 감사하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면담 시작하겠습니다. 녹화는 곤란하지만 녹음은 괜찮다고 하셨으니 녹음도 시작하겠습니다"
녹음기가 켜진다. 내가 제일 궁금했던건 왜 다시 그 X같은 배에 가게 된 이유였다. 하지만 상세 분석 결과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한다. 예전에 휘말릴 때처럼 매우 낮은 확률로 휘말린 것이라고 한다. 휘말리는 경우가 몇 가지 더 추가로 확보 되었는데 다른 방법으로 휘말렸댄다. 난 참 운이 더럽게 없는 사람인가 보다. 여러 질문을 주고 받았다. 슬슬 끝나가는지 김지훈 대위라는 사람이 물건을 챙기기 시작한다. 그러다 전화가 온다.
"전대장님이시네. 뭐 이제 다 끊났으니까. 강중사. 난 먼저 간다. 마저 마무리 해."
"예. 정보관님. 전 예정대로 바로 퇴근하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김지훈 대위라는 사람이 전화를 받으며 나간다. 근데 뭐지? 강대근 중사라는 사람은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상한 듯 쳐다보자 이 사람은 녹음기를 끄고 노트북을 닫는다. 수첩과 펜을 꺼낸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다.
"공식적인 면담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부터는 비공식적인 면담을 하겠습니다. 임다은씨에겐 별 거 아닌 내용일지 모르지만 저희 전대에게 그리고 특수 실종에 대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내용입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비공식적인 면담? 무슨 소리지?
"매점 물건을 통한 탈출 방법을 실행한 장소가 흡연구역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실패하면 담배로 다시 나갈 시도를 하려고요. 어떻게든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잖아요."
"그게 다 입니까? 다른 이유 없습니까?"
"없어요. 그게 뭐가 중요한데요?"
"다른 이유가 없다면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때 흡연구역에서 하나의 특수 존재가 있었다고 했는데 인상착의 기억하십니까?"
"뒷모습만 보이긴 했는데 아마 검은색 양복을 입고 있었을 거에요."
"탈출하실때 '안녕히가십시오' 라는 말을 들으셨다는데 중명호 내부에서 들은 말입니까?"
"정확히는 몰라요. 주변이 일그러질때 눈을 감고 나서 들은 말이어서요. 편의점 알바생이 다른 손님한테 한 말일 수도 있겠다 싶긴 한데 그 말을 듣고 나서 배의 움직임이 멈추고 음악 소리가 들린건 확실해요."
"알겠습니다. 중명호 내부에서 들은 말일 확률이 높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겠습니다."
"근데 무슨 일인거에요? 비공식적인 면담은 또 왜 하는 거에요?"
"그건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추가로 질문 드립니다. 혹시 이건일이라는 사람 아십니까?"
한 남자의 증명사진과 함께 나에게 질문을 한다. 얼굴은 기억이 난다. 근데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누구였지? 이 남자가 이건일이라는 사람인건가? 영구 실종자여서 배에서 본거냐고 묻는건가?
"임다은씨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출신입니다. 정말 모르십니까?"
"아. 기억나요. 14학번 건일이. 동아리 후배에요. 아주 예전에 1년에 한 두번씩 동아리 전체 모임했는데 그때마다 봤어요. 똘끼있던 후배로 기억해요."
"이건일에 대해서 더 아는 사실이 있습니까?"
"아뇨 자세하게 아는 건 없어요. 1년에 한두번 정도 하는 모임 때 몇번 보고 술마시면서 얘기한 게 다에요. 애초에 7살이나 차이가 나요. 같이 학교를 다닌 적도 없는데 친할 리가 없죠. 그 동아리가 없어지면서 모임 안 한지도 꽤 됐고요."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입니까?"
"아마 2017년? 2016년? 쯤에 모임에서 봤어요. 그 뒤로는 군대갔다고 했나 취업했다고 했나 암튼 온 적 없고요. 모임도 2020년부터 하지를 않아서 더 볼일도 없었어요."
"알겠습니다. 이상으로 면담 종료하겠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정보제공 보상금을 입금해드리겠습니다."
"보상금이요? 차비랑 병원비는 이미 다 받았는데요? 상세 분석에서도 면담에서도 별 정보가 없는데?"
"방금 비공식 면담에서 중요한 정보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저는 가보겠습니다. 면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야 이 상황은? 기억도 잘 안나는 후배이야기는 왜 한거지? 뭐 돈 준다니까 좋긴 한데 많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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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전대장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
"비공식 면담 내용입니다."
"이렇다면 검은 정장일 가능성 높은 거지?"
"그렇다고 판단됩니다. 특수 실종 장소 간의 연계성 또한 그렇습니다."
"상황이 좋은 건지 안좋은 건지 판단이 안되네. 일단 알겠네. 늘 강중사가 고생이 많아. 이 일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강중사밖에 없어서 미안해."
"아닙니다. 그때 대원들 다 전출가서 저 밖에 안남았는데 제가 하는게 맞습니다."
"자네. 이건일이 때문에 전출 안가는 거지? 아무리 본인이 원한다면 계속 있을 수 있는 우리 전대지만 죽을 때까지 안갈 기세야."
"이건일 작전관님이 저 살려준게 몇 번인데 보답하는게 인간으로서 맞지 않겠습니까? 언젠간 돌아오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 알았다. 들어가 봐."
"예. 전대장님.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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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줘서 고맙다. 반응 조금이라도 좋으면 계속 쓴다. 다음 편은 성강화학공장이다.
선개추후감상
재밌게 잘 봤어 - dc App
건일이란 괴이가 동기니까 보내준건가?
제일대에서 봤던 양복이 여기서도 나오네 이곳저곳 나타나는건가? 개재밌게 잘봤는데 이거 시리즈로 묶어서 올려줄 수 있음? 검은양복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같은 괴이가 썼나 싶어서 검색하고옴
아 그제도 이관련떡밥으로 글썼었네 못보고지나칠뻔; 그러니까 시리즈로 묶어 '줘
재밌다 시리즈 링크 걸어줘
양복이 건일이인가?
ㅇㅇ
다가져와!!!!!!!!
진짜 글 존나 잘쓰네
작가로 데뷔해라
하겐다즈 사면 되겠노
캬 ㅋㅋㅋ 이번화도 재밋농. 검은 정장 이건일이 특수 존재가 되어서 이곳저곳 다니면서 특수실종 구역을 엿멕이려고 사람들을 구해주네. 이번엔 동기였기에 더 구해줬구나.
다음화 내놔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