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napolitan&no=1066&page=1



나는 원래 운이 나쁜 편이었다.


뭐 평소에도 툭 하면 넘어지고 지나가다 개똥을 밟질 않나 새똥을 맞기도 하고

시험 문제를 찍으면 꼭 다 틀리고 가위바위보를 하면 지고 내기를 하면 꼭 나만 걸리고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그렇지만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솔직히 이건 좀 양심에 찔리지 않을까?


"씨발"


현재 층수가 80층하고 절반.

그리고 바로 저 윗층에 파란색 문이 보인다.


누가 보더라도 하늘색도 군청색도 아닌 뚜렸한 파란색.

지난 25층에서 보았던 거지같은 줄무늬도 없는 완벽한 원색의 파란색 문이다.


그러나


"내가 진짜 뭘 잘못했다고..."


문제는 신발.

방금 전 순간 중심을 놓치며 저만치 아래로 떨어져 버린 내 운동화 한짝이였다.


정확히 3계단 아래

손을 뻗어서 집기에는 시간도, 팔의 리치도 닿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걸 내려가서 집어야 하나?

아니면 눈앞에 문이 보이니 문으로 뛰어가는 게 맞는가?


'젠장 메뉴얼에 이런 사항은 없었잖아!'

아니 애초에 매뉴얼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왼쪽 오른쪽 바꿔 신고 5초의 딜레이도 없으면서 계단을 올라가?

그 와중에 단 한번의 발 헛디딤도 없이, 신발이 벗겨지지도 않고?


25층까지라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81층은 말이 다르지 않는가


'아니 애초에 그럼 519층은 어떻게 간거야.'

뭐 그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 천사라도 된다는 건가


아니면 우리가 아닌 인간의 분류가 아니던가.


"젠장"

씨발 급박하니까 눈 앞이 흐려지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그리고 지금까지가 3초.

나는 깨달았다.


이제는 행동을 해야했다.


"씨발."

나도 살고 싶다고.

가뜩이나 식물인간이 되었다는 것도 억울한데 이렇게 죽는다고?


'엄마...'

침착해. 기회는 한번이야.

메뉴얼. 메뉴얼을 다시 떠올려봐.


- 계단의 단과 단 사이에서 5초 이상 발걸음을 멈추거나 주저앉는 순간, 혹은 신발이 벗겨지는 순간 계단은 무한히 늘어나 결코 윗층이나 아래층에 도착하지 못할 것입니다. 넘어지지 않게 침착하게 걸으시기 바랍니다.


씨발 그래서 신발 한짝은? 저건 두짝 말한 거 아니야?

'신발이 한짝이라도' 이런 표현은 없잖아

그것도 무한히 늘어나? 바로 앞에 문이 있는데?

그렇다고 신발을 주워려 밑으로 내려가면 안 되잖아.


"하하..."

씨발


나는...


4초.


...어떻게 해?

엄마 아빠.


"씨발."


보고싶어요.






+처음으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