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보면 웃으면서 인사 해주는게 좋아."

나는 말했다. 꽤 진지하게 말한건데, 녀석은 어이가 없다는 눈으로 날 바라본다.

"보통은 귀신을 보면 보이는걸 티내면 안된다고 하잖아? 사실 그럴 필요가 없어."

이건 사실이다. 티를 안내도 어차피 눈치 까거든.

"그냥 눈웃음 짓고, 가볍게 목례 정도면 충분해. 무례하지 않은 간단한 인사."

그들도 사람이었던 자들이다. 무시하면 기분 나쁜건 당연하지. 예의가 아니다.

"물론 평소에 기가 쎄서 귀신이 아예 안보이는게 좋지만... 병으로 앓아누워서 기가 약해지거나, 죽을 때가 되면 보기 싫어도 보게 되거든. 이걸 뭐라고 하더라? 전문용어로 뭐가 있었는데... 아무튼, 귀신이 보이면 무시하기보단 인사해주는게 좋아."

녀석은 귀신 얘기에 무서웠는지 오줌을 지렸다.

으휴, 다 큰 성인이 방광 조절도 똑바로 못하다니.

"가족이나 친한 친구, 혹은 반려동물도 귀신이 되서 나타나거든. 근데 저세상 갔다고 모조리 쌩까면 슬프지 않겠어? 나중에 만나면 좀 어색해지기도 할거고... 그래서 인사하라는거야."

얼씨구, 이젠 눈물도 흘린다. 위아래로 쏟아내는구만.

나는 녀석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녀석이 쏟아내는 눈물, 콧물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눈물 쏟다 탈수 증세 오는거 아니야?

탈수는 둘째치고, 녀석이 계속 질질 짜고있으면 아까운 내 시간만 낭비된다.

"그만 울고... 후우... 어디까지 얘기했었지? 아, 그래. 쌩까면 나중에 만나서 어색해진다까지 했었지? 거짓말같지만 진짜야. 슬슬 너도  보이고 있잖아? 인사해."

녀석이 뭔가 말하려고하지만 들을 수 없다.

"사실 이 부분이 제일 재밌지만 시간관계상... 괜찮아. 괜찮아. 나는 완벽하진 못해도 충분히 만족했어."

녀석은 가족들과 만났다. 나에게 불만이 있는 것 같지만, 뭐 어쩌겠어?

녀석이 보내는 서늘한 감각을 즐기며 나는 뒷정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