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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대교에서 트로피헌팅의 무한매력에 빠지다!
9만 협회원의 네이버 카페 「■■■■」 동행취재기


입력 2023.08.08. 02:45



트로피 헌팅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장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블랙버딩(Blackbirding)과 같은 별도의 명칭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애호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2010년 초반부터 우리나라에도 이 트로피헌팅을 제대로 즐기는 모임이 있다. 9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네이버카페의 ‘■■■■’다.


8월 2일 아침 4시, 소망대교 근처 도하휴게소 주차장에 ‘■■■■’ 회원들의 차량이 하나 둘 집결했다. 7대 협회장 김■■씨(51, 닉네임 '테트라포트')의 제의로 각 지부의 지부장 및 회원 4명이 정기 출조를 가는 길이다.


‘‘■■■■’는 지난 2011년 개설 이후 6개월 만에 수만 명이 넘는 회원으로 불어났다. 지난 겨울에는 네이버 대표카페로도 등록되었다. 소수만 즐기는 취미로만 취급되던 트로피헌팅의 대중적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웹상에서야 매일같이 만난다지만 각기 다른 지방에 사는 회원들이 이렇게 만나기란 쉽지 않다. 협회장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정기출조'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헌팅을 즐기시는 분들은 대부분 사회적 지위가 높으신 분들입니다. 계획없는 정출은 자의든 타의든 자칫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음 맞는 분들끼리 부담 없이 떠나는 정기출조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정기출조는 짝수월마다 이루어진다. 그리고 매년 12월에는 협회 정기총회가 있다. 많은 인원이 모인 만큼 가족 1인과 함께 동행하는 걸 원칙으로 하는데, 대개 900명이 넘는 인원들이 모여들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섬 하나에 몽땅 들어가서 가족축제를 벌인다고 한다.




아침이 되자 97년식 스타렉스가 그들 앞에 도착했다

소망대교 옆 간이나루터에 도착한 회원들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이■■ 선장의 스타렉스에 올랐다. 소망대교 인근에서 좌대낚시터를 운영하는 이 선장은 협회장과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였다. 그러다 보니 회원들의 정기출조지도 소망대교 인근으로 집중된다.


2007년 이전이 가장 좋았어요.


이■■는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 이후부터 폐쇄 명령이 떨어지면서 영 예전같지는 않지요. 건너듣기로, 해서대교 인근은 아직 조황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소망대교 1km 구간즈음에 도착한 회원들은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듣던대로 가로등은 모두 깨져있었고, 고개를 돌려 동쪽을 바라봐도 마치 한 밤처럼 어둠이 깔려있었다. 선장은 “이곳은 초심자에게 적합한 포인트"라며 "그것들이 기어 올라오기 전에 작업을 마친다면 큰 문제가 없다"며 돌아갔다.


회원들의 짐이 얼마나 많은지 한 곳에 모아놓고 보니 장난이 아니다. 부지런히 채비를 하는 동안 회원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잠 좀 주무셨습니까?


말도 마세요. 어젯밤 채비를 마치고 나올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어 한숨도 못 이뤘습니다.


자, 각자 흩어져서 작업한 다음 12시에 다시 모이세요!


협회장의 말이 떨어지자 회원들은 가방을 메고 포인트로 이동했다. 1차선에는 ■■■씨 부부와 박■■만 남았다. 세 사람은 보베다(Boveda)로 가득한 가방을 열더니 각자의 석궁을 써내기 시작했다. 박■■의 활이 눈에 들어왔다.


목재 특유의 접착 방식 때문에 우천시나 다습한 환경에는 영 약해요. 그래도 손맛은 이걸 따라갈 놈이 없어서...


박■■의 석궁에 사용된 아교 재료는 철갑상어의 입천장이라고 한다. 십자군 전쟁부터 사용될만큼 근본있는 재료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생동식물 보호어종에 중국에서도 국보급 천연기념물로 취급되어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팽팽하던 활시위가 하나 둘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피슉. 각자의 방아틀을 떠난 화살이 도달한 끝에 신선한 비명이 들려왔다. 박■■씨가 웃으며 말했다.


190cm쯤 되어 보이는데? 오늘 개시가 좋은데요.


뒤이어 ■■■부부도 비슷한 씨알의 작업물을 쏘아 맞췄다. 흰색 소나타를 피하기에 급급한 표적을 맞추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이번에는 앞 유리가 깨진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멈추다가 화르륵 타기 시작했다.


아이고 다 타네. 다 타...


박■■가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했다.


11시가 되기도 전에 스타렉스 뒷자리가 수북해졌다. 점심때가 되자 흩어졌던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김■■씨는 능숙한 솜씨로 회를 뜨기 시작했다. 손맛과 함께 먹는 재미를 모두 즐기고 있었다. 왁자지껄 여러 명이서 음식에 달라붙으니 30분 만에 차려진 상이 동이났다.


거나하게 점심을 먹고 나니 만조가 시작되면서 조류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자, 나가야 합니다.


김■■씨의 말에 모두 훨훨 털고 일어나 다시 입구로 향할 준비를 시작했다. 차에 타기 전에 해야할 일이 따로 있다. 부속물들을 자연과 나누는 일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그것들이 모여들었다. 함께하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며 남은 것들을 처리했다.


어느덧 소망대교가 활발하게 움직일 시간이었다. 스타렉스가 다시 시속 89km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새벽부터 시작된 힘겨운 일정. 하지만 뒷좌석에 가득 들려 있는 작업물 덕에 고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즐거웠던 그들의 소풍이 조용히 마무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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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정기출조 이후 가진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