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작은 마을에 벌써 다섯 번 째 희생자다

최형사는 희생된 젊은 청년이 머리가 깨끗이 잘려나갔고 머리가 있던 자리에 낡은 갈색 중절모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은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머리가 없는 시신이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신의 머리가 있던 자리에 낡은 갈색 중절모가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그 중절모는 언제나 사건현장에 나타났지만 범인을 특정할 어떤 근거도 찾아낼 수 없었을 뿐더러
증거품으로 보관해도 어느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곤 했다
엊그제 한 남고생의 방에서 네 번째로 발견된 중절모는 오늘 이 젊은 남자의 방에서 다섯 번째로 발견되어 국과수로 옮겨졌다

최형사는 시체를 본 탓에 또 밤잠을 설치겠다고 툴툴거리며 퍼석퍼석한 얼굴에 비누칠을 했다
양치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 들어가 불을 껐다
잠자리에 누웠다
낮에 본 끔찍한 사건이 계속 떠오른다
그 낡은 중절모는 무엇일까. 귀신이나 괴물 같은 것일까.
그럴리가없어. 그저 엽기적인 살인사건일 뿐이야.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내일을 위해 잠이나 자 두자.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억지로 눈을 감았다.
그가 뭔가 불편한듯 뒤척거렸다
어쩐지 베개 높이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최형사는 베개를 들추었다

베개 아래 있던 것은 낡은 중절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