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걷기만 해도 땀이 뻘뻘 나던 여름날, 동생과 스타벅스에 갔다. 각자 아메리카노 한 잔씩을 시키고 자리에 앉았다. 어쩐 일인지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별로 없어서, 우리는 4층의 창문 근처 자리에 앉아 경치나 구경하며 떠나기로 했다.
“아까부터 이게 자꾸 무슨 소리야? 계속 웅웅웅웅 울려대는데.”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는데, 동생 녀석이 벌써부터 불평을 해온다. 어디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는 건지 원.
“형은 안 들려? 지금 되게 시끄러운데.”
계속 투덜거리는 녀석의 불평에 나도 귀를 기울여보았지만, 스타벅스에서 틀어놓은 음악소리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음악이 시끄러운 걸까? 카운터에 가서 음악소리를 줄여달라고 해보라는 내 말에, 그 녀석은 불평만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니, 정말 안 들리냐고. 시끄러워가지고 여기 더 있기 싫은데. 빨리 마시고 나가자.”
그럴 거면 임마, 1500원이면 족하는 컴포즈 커피를 마셨지.
여기서 못해도 한 시간은 시원하게 있다 가자고 일부러 세 배나 비싼 스타벅스로 온 거 아니냐. 하지만 고작 삼천원을 가지고 그런 소리를 하자니 나 스스로 생각해도 쪼잔했다.
“그럼 잠깐만, 난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래, 가자. 나가자. 화장실만 좀 들렸다가.
아메리카노를 벌컥 들이키고, 다시 더운 곳으로 나가기 전 몸이라도 좀 더 가볍게 하려고 화장실로 향했다. 대체 무슨 소리가 들린다고 저렇게 유난인지, 하여간 옛날부터 좀 까탈스러운 놈이었다.
그런데 화장실을 가다가, 사이렌 오더를 소개하는 안내문이 문뜩 보였다. 사이렌 오더. 줄 서지 않고 주문하는 편리한 방법. 고주파를 통한 매장 인식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하단의 QR코드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별거 없네 하고 넘어가려다가, 은연중 고주파 세 글자에 시선이 꽃혔다. 설마 아까부터 계속 시끄럽다고 한 게 저것 때문은 아니겠지? 화장실에 가서 바지춤을 풀고, 소변을 보며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구글에 스타벅스 고주파라고 검색해본다.
-스타벅스엔 사람이 못 듣는 소리가 가득…사이렌오더의 비밀
생각이 뇌까지 도달하기도 전에, 내 척수가 손가락을 움직였다. 나도 모르게 기사를 클릭하고, 홀린 듯 스크롤을 해본다.
-얍컴퍼니의 하이브리드 비콘이 상용화된 건 2014년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면서부터입니다. 사이렌오더는 스타벅스 앱의 원격 주문 서비스로, 매장 계산대에 가지 않아도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이브리드 비콘의 핵심은 초음파에 있습니다. 스타벅스 매장에는 초음파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단말기에서는 18kHz 이상의 높은 비가청 주파수를 내보냅니다. 사람은 듣지 못하지만 점포는 초음파로 가득한 셈입니다.
나는 이제 이 화장실에서 나갈 수가 없다...
“형, 아직도 거기 있어? 언제까지 화장실에 있을 거야? 여기 시끄럽다니까?”
아우괴이야..
동생이 사람이 아닌거노
동생이랑 친한 것부터 씹괴담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