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집을 장만했다.
이사를 마치고 소파에 앉자 자연스레 창 밖이 궁금했다.
창 밖의 공원에서 사람들 여럿이서 양손을 들고 체조를 하는 것이 보였다.
마침 점심도 사먹을 겸 산책도 하기 위해 공원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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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공원은
어린이 놀이터와 간단한 운동기구,
그 주위를 빨강과 초록의 우레탄 트랙이 둘러져 있는
신도시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작은 공원이었다.
의외로 사람은 적어,
두 명의 아주머니가 사이좋게 빠른 걸음으로 트랙을 걷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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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모퉁이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벤치를 발견했다.
봄을 만끽하며 동네 맛집을 검색할 요량으로 벤치에 앉았다.
10분여간 찾았으나 마땅히 끌리는 맛집은 없어 잠시 폰을 내려두는데,
벤치 반대편 끝에 까만 수첩이 보였다.
마침 아주머니들도 식사를 하러 가셨는지, 공원엔 나 혼자였다.
다시 맛집 검색을 하는데 수첩이 마음에 걸린다.
주인을 찾아준다면 내용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며,
나는 그 수첩을 집었다.
까만색과 갈색이 섞인 듯한 여권 크기의 가죽 수첩은 작은 볼펜이 꽂혀있고
백오십여장쯤 되보이는데,
두께의 2/3정도는 여러차례 열어보았는지 손떼가 탔고
나머지 1/3은 새것처럼 보였다.
주인이 소중히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 수첩을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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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 초반부는 대체로 복잡했다.
개인적인 일과 사무적인 일을 가리지 않고 적어두어,
약간의 죄책감도 느껴지긴 했으나, 덕분에 수첩의 주인을 대략적으로 파악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30대 초중반 쯤의 독신 남자로 아마 기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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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 중반부는 내용이 일관적이었는데,
직업이 기자인 줄 알았는데, 웹소설 작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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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수첩은 일기의 형식을 한 이세계 판타지 소설이다.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아주 재미있다.
주인공을 응원하며 읽게 되는 것이 필력이 쩐다. 꼭 찾아주고 연재작도 물어봐야겠다.
정신 없이 2월 29일까지의 일기를 읽고 불현듯 허기져서 고개를 들어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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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1일
내 눈앞엔
삼일째 아무런 소리와 움직임 없이,
수십명의 사람들이 양손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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