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벽과 벽보를 보고 있다면 이미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무진시를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이하 수칙들을 잘 읽고 충분히 숙지가 되었다면 벽 너머로 이동해 주차되어 있는 구식 포드와 함께 주행을 시작하십시오. 당신의 자차는 지자체에서 전액 배상합니다.
0. 무진시에서 일어나는 이하와 같은 모든 현상들은 오직 호남권에서 장기간 거주 중인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며, 외지인의 경우 무진시에 진입하는것이 불가능합니다.
1. 이하 수칙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당신이 거주중인 지역의 지자체장이 책임지고 배상합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생명이라는 것을 숙지하십시오.
2. 무진시를 빠져나가기 위해 내비게이션, 지도 어플 등에서 무진시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됩니다.
무진시는 존재하지 않는 지명이며, 간단한 도로명을 제외하고는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무의미한 호기심을 충족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저 무진시를 가로지른다는 생각으로 직진만 하면 됩니다.
3. 무진시는 안개 나루라는 그 이름에 걸맞게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안개가 항상 자욱이 깔려있습니다. 맑은 날일 때는 주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만, 비가 오고 있다면 시야 확보에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스스로를 믿지 마십시오. 사람의 시야는 믿을것이 못되며 당신이 느끼는 모든 형체는 눈도, 귀도, 코도, 혀도, 몸도, 의식도 없고, 색깔도, 소리도, 향기도, 맛도, 감촉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이정표와 도로만을 믿으십시오.
4. 무진시의 시간대는 언제나 1960년대에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건물과 길거리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은 그 시절에 걸맞은 외형을 하고있어야 하지만, 그럼에도 현대적인 형상이 보일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경우, 다음과 같은 수칙을 따르십시오.
4 - 1. 현대적인 복장을 입고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창문을 내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을 해주십시오.
스마트폰의 개념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무시하고 지나치면 됩니다만, 스마트폰의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뒷좌석에 태우십시오. 그들의 유골과 유품은 모두 유가족들에게 전달될 것이며 당신에게는 표창이 수여될 것입니다.
4 - 2. 현대적인 건물을 목격한다면 한 번쯤 들어가 보는 걸 추천합니다.
건물의 내부로 들어간다면 허름한 폐교의 1층이 보일 것이며, 믿기 힘들겠지만, 그곳은 무진중학교입니다.
5. 무진중학교는 무진시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공간이며, 4 - 2번의 경우나, 무진중학교라 적혀있는 이정표를 통해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저 허름한 폐교로 보일 수 있으나 이곳만이 무진시에서 당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상황에 관계 없이 자신이 위험에 처해있다 판단된다면 아무 교실이나 들어가 호남권을 상징하는 노래를 부르십시오. 완창할 필요는 없으며 한 소절 정도면 충분합니다.
6. 경우에 따라 무진시의 바다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엔 바닷가가 존재하지 않기에 물 안에 몸을 담그지 않는 한 위험하지 않지만, 만약 바닷가가 보인다면 다음과 같은 수칙을 따르십시오.
6 - 1. 모래사장으로 이뤄진 바닷가라면 안심하여도 좋습니다. 그리 추천하지는 않지만, 모래사장에서 잠깐 걸어도 될만큼 위험하지 않습니다.
6 - 2. 바닷가가 갯벌이라면 곁눈질로 바닷물의 상태를 확인하십시오. 밀물이라면 위험하지 않지만, 만약 바닷물이 빠져 해산물을 캐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면 창문을 내리지 말고 바로 바닷가에서 떠나십시오. 정상적으로 선팅만 되어있다면 당신을 인지하지 못할 겁니다.
7. 당신에게 흥미를 보이는 모든 사람을 조심하십시오. 창문을 두드리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들이 특히 위험합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한국사에서의 60년대가 어떤 시기였는지를 떠올리십시오.
8. 도로변의 이정표에서 다른 지역의 지명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그건 당신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정표를 잘 보고 호남권의 지명이 적혀있는 도로를 따라 주행하십시오.
단, 이정표가 부산, 대구, 춘천 등의 비호남권 도시를 가리키고 있다면 그 도로에는 진입해서는 안됩니다.
9. 정상적인 방향을 통해 무진시를 빠져나가고 있다면 당신은 무진시를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라 적혀있는 팻말이 보일 것입니다.
만약 팻말이 존재하지 않거나 오히려 무진시를 지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면 그것은 무진시를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 다른 입구로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입구의 막혀있는 벽까지 주행한 뒤 새로운 차량으로 교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십시오.
10. 무진시를 빠져나왔을 때 당신은 반드시 순천시, 고흥군, 여수시, 보성군에 있어야만 합니다. 만약 당신이 다른 지역에 위치해 있다면 도로와 이정표를 제외한 모든 것을 믿지 마십시오. 당신은 여전히 무진시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경우엔 차에서 내리지 말고 위 네 지역의 이름이 적힌 이정표를 찾아다니십시오. 연료가 모자라다 판단된다면 무진시라 적혀있는 이정표중 하나의 방향으로 들어가 주유소에서 연료를 공급받으십시오.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수칙은 여기까지입니다. 당신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무진에서의 기행을 끝내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누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럼, 호남인들의 고향 안개 나루터에서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개잼나게 읽었음 개추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라는 이정비를 보았다. 그것은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길가의 잡초 속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무진기행이노
아 잠깐 갑자기 소름 자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거 무진기행 주인공도 뭔가 새출발하려고 무진에 오지 않았었나?? 읽은 지 꽤 돼서 가물가물함
고작 2박3일 놀다가 다시 서울 갔음
주인공이 뭔 일 날때마다 무진에 갔음 - dc App
ㅋㅋ
그래도 난이도는 쉽네 - dc App
? 이게 쉬운거>>?????
@치치(49.167) 이정도면 간단하제 - dc App
중학교 마렵네...
비내리는 호남선~
뭔가 무섭기보단 신비한 느낌? 상대적으로 잔잔한 분위기라 좋네
호남을 상징하는 노래가 뭘까... 님을 위한 행진곡..?
여수 밤바다 같은건가봄 - dc App
남행열차
나는 교가 부를 생각 했는데 ㅠ
목포의 눈물
이종범 이종범 안 타 이종범
신안 노래 ㄱㄱ
이범호 응원가 부르면 괴이들도 눈물흘림 - dc App
하루종일 소금쓸고소금쓸고소금쓸고밥먹고밥먹고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 dc App
scp 무진시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무진기행이 확실히 낭만적인 소재구나 - dc App
무서운게 아니고m
60년대 남자 ㄷㄷ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 속에 앉아서 나는, 어디 쯤에선가, 길가에 세워진 하얀 팻말을 보았다. 거기에는 선명한 검은 글씨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씌어 있었다.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왠지 신안 이야기 같은데...?
잘 읽었습니다 유튜브에 tts와 사진영상 추가해서 업로드 해도 될까요? 설명란에 원본링크 기재하겠습니다
정중히 사양하겧습니다
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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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ㅋㅋ
오우 - dc App
외국답노 ㅋㅋㅋ
영광굴비~ 니가 우째 그맛을 알겠느냐~
무등산 들어가는 교가는 불러도 되는건가...?
불렀다가 신안으로 끌려가부려야
이거보고 임을위한 행진곡 무한회독했다
이무진시
위험 요소에게 추격당한다면 중학교 기가서 호남노래 불러야하고, 뒤지면 스마트폰인간처럼 산 것도 뒤진것도 아닌 상태로 떠돌아 다녀야 하나보네...
호남권 노래<- 소크라테스 응원가 ㄱㄴ?
31사단가 호남의방패 ㄱㅊ? - dc App
화개장터되냐??
아따 이색기가 감히 영남권과 화합 노래를 불럿으야
안이비설신의도 없고 색성향미촉도 없는데 법까지 없다고는 안하네 오직 스스로를 등불삼아서 나아가라고 하셨는데 오직 스스로가 그 법,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나는 호남노래로 광주출정가를 부르겠음.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이 따 —- - dc App
서울인이라 살았다
1비 노래불렀다 ㅇㅇ; - dc App
3번 형체 설명에 맛은 왜 있는거지 맛 볼 생각을 할 수 있나..?
홍어쉐리들 ㄷㄷ
전라도 자체가 괴이소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