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렇게 편지를 써 보는건 오랜만이네 여기 생활은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좋은것 같아.


동료들도 항상 친절하고 팀장님도 따뜻하신분이야. 그래도 일이 워낙에 전문성을 필요로 하다보니까 힘들긴 하네. 그래도 뭐 돈은 많이 주니까 열심히 해 봐야지ㅋㅋ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모르겠네.. 엄마도 좀 잘 챙겨줘. 나 없다고 밥 굶고 있을게 뻔하네.. 알겠지? 아빠?


나는 걱정하지마. 여기 음식이 나랑 잘 맞는것 같아. 내가 워낙에 잘 먹잖아ㅋㅋ 또 여기서 한국음식도 팔기도 하구..


솔직히 나는 여기 오래있고 싶어. 승훈이 대학도 보내야 하잖아. 안그래? 걔 공부도 잘하잖아. 나한테 미안하면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해.


아 승훈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 편지 승훈이한테는 보여주지도 알리지도 말아줘.


공부에 몰두해도 모자랄 시긴데 마음 흐트러질라.. 진짜 절대로 말하지마, 절대로요!!


내가 어떻게 일하는지 말해줄까? 어려우면서 간단해. 정리하는건데 어떤날은 쉽고 어떤날은 어렵고.. 막 그래. 아 괜히 어렵다고 말했네. 어렵기만 하지 절대 힘들진 않아. 걱정하지 말기!!


근무 환경도 엄청 좋아. 모던한 느낌? 암튼 그런 느낌의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정말 좋아. 예쁜 카페같은 느낌? 여기 오기 너무 잘한것같아. 복지도 엄청 좋다?


여기 구내식당 같은건 없는데 따로 점심 밖에서 사먹으라고 돈이 나와.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요즘 퀄리티 좋은 음식들 엄청 많이 먹고있어. 특히 회사 바로 옆에서 파는 음식이 제일 맛있더라. 워낙 생소해서 이름도 잘 기억이 안나는데.. 뭐랄까 약간 그거닮았어. 장미?


근데 앞으로는 이렇게 편지 못 보낼것같아. 말 했었나? 여기 은근 보안이 깐깐해서 가족들이랑 소통할 수단이 편지뿐인거. 심지어 자기네들이 다 읽고 나서 승인 받아야만 보낼 수 있다? 또 이번에 보안 등급 강화한다라 뭐라나. 암튼 이제 편지도 못보내. 받지도 못하고.. 내가 정말 미쳐..


방금 생각난건데 며칠전에도 황당한 일 있었었다? 자려고 누었는데 일하는 곳에서 갑자기 오라고 한거 있지? 정말 짜증났는데 일단 갔다? 근데 자기네들은 부른적이 없다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매운음식 먹느라 다이어트 실패했어. 짜증나. 왜 먹었냐고? 짜증나서...


암튼 그래도 난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항상 마지막이 중요한거 알지? 지금은 힘들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가 돌아갈때면 우리 모두 행복이 뭔지 알 수 있을거야.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돌아갈게. 경찰에 신고는 하지마. 안믿을거야...




-수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