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괴담같은 것은 믿지 않는다

그저 본 것만을 믿는다

밤 12시가 되었다 

나는 적어둔 매뉴얼에 따라 거실에서 촛불을 키고 화장실의 문을 잠구었다

-띠링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 소식이었다

공포소설이라니, 이런 가상의 귀신 이야기나 나폴리탄 매뉴얼같은 이야기는 교훈 없이 자극만 있는 불건강한 가십거리일 뿐인데 

내가 이 작가를 너무 과대평가 했나보다

증명할 방법도 없이 호소할 뿐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만큼 나는 멍청하지 않다

참, 핸드폰도 꺼두어야 하는 걸 깜빡할 뻔 했다

현수막에 걸어 홍보하는 신내림이니 무당이니, 다 헛웃음만 나오게 하는 신종 개그같다

물론 천장에 무당들이 쓰는 방울을 달고 있긴 하지만 이는 예외다

새벽 한 시가 다되어간다

나는 빠트린 것은 없는지 다시 매뉴얼을 훑었다

세번은 검토한 후에야 난 촛불이 켜진 거실의 소파에 걸터앉았다

괴담같은 것을 쓰다니, 챙겨보던 작가가 하나 사라진 것이 아직도 아쉬웠다

잡념도 잠시, 방에 한기가 들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촛불이 꺼지고 나는 고개를 떨군다

나는 괴담같은 것은 믿지 않는다

그저 본 것만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