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수칙 안내에 앞서, 우리 시에라 미술관의 직원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귀하는 본 미술관의 주간 근로 직원으로 선정되었으며, 앞으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우리 미술관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에라 미술관은 약 200년 전부터 대성당으로 쓰여 왔던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예술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미술품 또한 다수 전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명 작가들의 전시회도 자주 열리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미술관의 명성을 보존하기 위하여 우리 미술관 측에서는 직원들에게 특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수칙을 필히 숙지해 주시고, 본 지침서에 명시된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미술관 측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근무 시간]
13:00~20:00
[담당 업무]
- 미술관 질서 유지 및 세부 관리
- 관람객 안내 및 기타 고객 서비스
1. 본 미술관은 모든 근무자들이 직원용 유니폼을 입고 근무해야 합니다. 큐레이터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근무 시 사전에 제공된 흰색 셔츠와 검정 슬랙스 바지를 착용해야 합니다. 셔츠 옷깃과 가슴 주머니에는 미술관 마크가 그려져 있습니다. 유니폼은 반드시 직원 탈의실 내 개인 캐비닛에 보관하고, 다른 장소에 두거나 집으로 가져가지 마세요. 유니폼은 주기적으로 세탁하고 있으며 불상사로 인해 더러워진 경우 여분을 준비해 드릴 수 있습니다.
2. 근무 중 직원들이 항시 소지해야 할 물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1파운드 동전 두 닢, 간식 꾸러미 한 봉지.
이것들은 본 미술관에서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기프트 샵 카운터 밑 분홍색 서랍에 항상 채워져 있으므로 근무 시작 전 꺼내어 가져가시면 됩니다. 모든 업무는 반드시 이것들을 소지한 상태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물품들을 가져가지 않아 업무 시 애로 사항을 겪거나 피해를 입는 것에 대해서는 미술관 측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1파운드 동전 두 닢은 모두 사용하거나 유실되지 않는 한 계속 가지고 있으셔도 되지만, 간식 꾸러미의 경우 간식이 아직 남아 있어도 그 날 업무가 끝나면 버리고 다음 날 새 꾸러미를 가져가셔야 합니다. 간식 꾸러미 안에는 사탕과 초콜릿이 들어 있으니 내용물이 녹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3. 우리 미술관은 특별히 정해진 동선이 없으며 자유롭게 미술품들을 둘러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손님들께 사전 동선 안내를 할 필요는 없으나, 손님이 관람 순서를 추천받고 싶어한다면 직원용 팸플릿에 제시된 몇 가지 추천 동선을 소개드리세요. 팸플릿에 있는 추천 동선은 총 3가지입니다. 4번째 동선이 인쇄된 것을 발견한다면 손님들께 이를 추천하지 마시고 즉시 폐기한 후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새 팸플릿으로 교체하세요. 단순한 인쇄 오류입니다.
4. 기프트 샵 옆에 세워진 소년 인형과 소녀 인형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제보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프트 샵으로 가서 상황을 확인하시고 알맞게 대처해 주세요.
4-1. 소년 인형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다면 소년 인형 받침대 뒤의 녹색으로 칠해진 부분에 간식을 하나 놓아두세요. 사탕과 초콜릿 중 무엇이든 괜찮지만 사탕을 권장합니다.
4-2. 소녀 인형에서 물이 떨어진다면 받침대 뒤 붉은색으로 칠해진 부분에 간식을 둡니다. 그 후 바닥에 떨어진 물을 닦아 주시면 됩니다.
5. 본 미술관은 타 지점에 비해 매우 방대한 크기이기 때문에 미아가 자주 발생합니다. 평상시에는 기존 절차대로 미아를 만남의 장소까지 데려다 주면 됩니다. 그러나 미아를 발견했는데 그 아이가 "키네틱 아트 전시관에 데려다 주세요." 라는 말을 반복한다면 아이에게 간식을 하나 주고 어린이 미술 활동 교실에 데려다 주세요. 어린이 미술 활동 교실은 본관을 나간 후 바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단, 데려다 주는 곳이 키네틱 아트 전시관이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6. 3층 키네틱 아트 전시관은 개관 후 발생한 사고로 인해 현재는 폐쇄한 상태입니다. 키네틱 아트 전시관 안에서 기계가 움직이는 듯한 똑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전시관 주변의 바닥이 회색으로 칠해진 구역까지를 라인으로 막고 관람객들의 접근을 통제하세요. 그리고 전시관 앞에 서서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보통 3-5분 후 조용해집니다)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이동하세요. 기다리는 도중 전시관 안에서 사람의 목소리나 노크하는 소리가 나도 무시해야 합니다.
7. 우리 미술관에서는 <화 난 길레>라는 이름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간혹 붉은 머리의 여성이 찾아와 해당 그림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데, 우리 미술관에는 전시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시면 대부분의 경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갈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돌아가지 않고 집요하게 묻는다면 아래 지침을 참고하세요.
7-1. 보관실에 그림이 있다고 회유하여 그녀를 미술관 지하 1층의 제2창고까지 데려가세요. 창고 앞에 도착하면 문을 열어 여성을 먼저 들여보낸 뒤, 그녀가 완전히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세요. 그 후 재빨리 문을 닫고 손잡이 위에 붙어 있는 빨간색 버튼을 누릅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문이 자동으로 잠기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녀가 소리를 지르고 문을 두드려도 관심을 두지 마시고 위층으로 다시 올라오세요. 이후 특별히 진행해야 하는 절차는 없으며 본래 업무를 마저 이행하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야간 관리자가 처리할 것입니다.
7-2. 해당 여성이 창고에 들어가기를 거부할 경우, 아무 말 없이 1파운드 동전을 한 닢 꺼내 여성에게 주시면 자진해서 들어갈 것입니다. 이후에는 7-1과 같은 방법으로 조치해 주세요.
8. 미술관 2층 제3전시실의 <쏟아지는 장대비> 작품은 디지털 아트가 아닌 정지된 그림입니다. 해당 작품에서 움직임이 보인다면 전시실의 2번째 수납장에서 천을 꺼내 잠시 덮어 두세요. 일정 시간 동안 작품 주변에서 빗소리와 함께 물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몇 분 안에 사라지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손님들께는 스프링쿨러 이상이라고 설명하세요. 천은 제3전시실을 포함한 각 전시실의 수납장에 모두 비치되어 있으므로 지침서의 안내에 따라 상황에 알맞게 사용하시면 됩니다.
9. 만약 미술관의 어디에서든 <피해망상>이라는 작품을 발견했다면 작품을 천으로 덮은 상태로 지하 1층의 제1창고까지 가져가세요. 창고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푸른색 금고에 해당 작품을 넣고 열쇠로 잠그세요. 열쇠는 인포메이션 센터의 직원에게 부탁하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한 열쇠는 다시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져다 주세요. 이후 처리는 야간 관리자의 몫이므로 조치 후에는 기존 업무로 복귀하시면 됩니다.
10. 제3전시실의 조명은 모두 흰색 조명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조명이 푸른색으로 바뀌었을 경우 제3전시실의 석고상 작품 <그릇된 신앙>의 모습을 확인해 보세요. 해당 작품은 두건을 쓰고 손을 내밀고 있는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상황을 확인하고 아래 지침을 따라 주세요.
10-1. 소녀가 한 손만 내밀고 있다면 꾸러미에서 간식을 하나 꺼내 손에 올려놓으세요. 그러나 양손을 모두 내밀고 있다면 남은 간식 꾸러미와 1파운드 동전을 손에 모두 올려놓고 전시실을 폐쇄합니다. 폐쇄 전 모든 손님을 전시실 밖으로 대피시키고 남은 손님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전시실은 이틀 뒤 다시 개장합니다. 전시실을 폐쇄했을 경우 그날의 업무는 종료되며, 즉시 퇴근하도록 합니다. 그 달의 급료는 기존 급여에서 20%의 보너스를 추가한 금액으로 지급됩니다.
10-2. 전시실을 폐쇄할 때에는 조명을 끄지 않은 상태로 폐쇄합니다. 조명은 미술관 소등 시에 자동으로 꺼지니 전시실에 따로 설치된 스위치를 이용하지 마세요. 우리 미술관은 이 수칙을 따르지 않은 직원들로 인해 총 3번의 직원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필히 숙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11. 15시에서 17시 사이에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찾아와 '박성희'라는 인물의 행방을 묻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시면 스스로 미술관을 나갈 것입니다. 7번 수칙을 행한 상태일 경우 몇 분 후에 제2창고에 들어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인포메이션 센터를 찾아가 증상을 설명하고 적절한 조치를 부탁하시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상 시에라 미술관 주간 직원 근로 수칙이었습니다. 시에라 미술관의 직원으로서 함께 일하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
시에라 미술관 직원 근로 수칙 (야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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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한 닢. 오랜만에 매우 수준 높은 글을 읽었음 ㄱㅅ 근처에 있었다면 미술관에 가고 싶어지는 괴담이네
재밋다
맛있다!
약간 이브같네 이브 되게 재밌게 했었는데 - dc App
재미지다 야간 근무자 수칙편도 보고싶어 - dc App
확실한건.. 야간쪽은 덩그란히 놓여진 녹음기 하나로 인수인계를 진행할 확률이 높아보인다.. - dc App
이거 진짜 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