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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수칙은 피로 쓰여진다.
그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가 없다.
시온아파트 104동의 경우도 그렇다.
과거 시온아파트 104동은 다른 건물과 달리, 유일하게 30층이었다. 다른 건물보다 땅이 살짝 낮아 높게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온아파트 붕괴 사건이 일어난다.
동장구 대지진은 내진 설계가 되어있지 않던 시온아파트가 견디기에는 너무 강력했다.
다른 동들은 그나마 층수가 낮아 무너지지는 않았으나, 104동만큼은 무너져내렸다. 그곳 주민들은 전부 즉사하고, 지나가던 사람 13인 역시 실종되었다. 그러나 신원이 파악되는 사람이 드물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였다.
그 뒤로 시간이 지나고, 시온아파트 전 건물은 재건축에 들어간다. 내진 설계가 없다는 이유였으며, 바뀐 법에 따라 내진 설계를 철저히 했다. 그 과정에서 104동의 최고층은 다른 아파트들과 같이 25층으로 설계하였다. 그렇게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시온아파트 104동은 사건 이후 11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아무 일도 없는 것이 아니었다.
주민들은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에 26층으로 가는 버튼을 보았다."(1번), "식용 엘리베이터를 보았다"(3번)라는 민원을 넣었다. 26층으로 갔거나, 식용 엘리베이터를 탑승한 주민들은 전부 돌아오지 않았다.
시온아파트 104동 붕괴 사건이 벌어질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은 전부 2601호에 모여 주민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였으며, 재건 이후 26층이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여 그대로 괴이가 되었고, 엘리베이터와 건물을 조작하여 26층에 온 모든 사람을 잡아먹었다.
그 이후로 시온아파트 104동에는 안내수칙이 생겼다. "26층에 절대 접근하지 말고, 식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수칙이 만들어진 이후, 수칙이 아닌 상황에서 첫 희생자는 1402호의 남자였다. 그는 전기공으로 일하던 36세의 남자로, 굉장히 내성적이었고, 일에 미쳐 있었다. 당연히 친구는 없었고, 항상 외롭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일을 끝내고 돌아와 새벽 2시 24분에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그것이 그의 목숨을 빼앗아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 괴이는 그에게 접근해 순식간에 그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대로 죽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괴이에게 "당신들을 위한 일이라도 하게 해 달라"라고 하였고, 괴이는 이를 수락하여 그는 육신과 영혼을 돌려받았다. 그러나 완전히 돌아올 순 없었던 것일까, 그는 그의 피부가 창백한 상태로 돌아왔다.
그의 실종이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3일 뒤였다. 새벽 2시~3시 사이에 실종되었다는 사실만 밝혀졌고, 그날 이후 새벽 2시~3시 사이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지 말라는 수칙이 추가되었다.(4번)
그 다음 희생자는 1104호의 할머니였다.
아니, 희생자가 아니라 사실상의 자살자였다.
그녀는 원래 손녀와 둘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손녀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26층으로 향하였다. 그 소식을 들은 그녀는 오열하며 손녀를 그리워하였다. 그러다가, 새벽 2시~3시 접근 금지라는 규칙이 생겼고, 그녀는 그때 들어가 대화를 시도하려고 결심했다. 연륜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손녀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일까. 그녀는 괴이에게 목숨을 잃기 전 괴이를 낚아채 손녀의 행방을 물었고, 괴이는 "자신들이 먹었다"고 답하였다. 그녀가 통곡하자, 괴이는 "그러나 우리에게 먹히면 완전히 죽지는 않는다"라고 답하였고, 그녀는 "그럼 당신들과 함께하면 손녀를 볼 수 있는가"라고 물었으며, 괴이는 "언젠간 그렇다"라고 답하였다. 그 이후 그녀는 1402호 남자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그들은 전등을 사용하기로 했고, 그 전등에 당한 첫 피해자는 903호의 젊은 커플이었다. 남성은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었으며, 여성은 그림을 그리던 프리랜서였다. 그러나 그들은 아픈 기억이 있었는데, 남성은 학창 시절 영어 선생님에게 심한 학대를 당한 적이 있고, 여성은 가정폭력을 심하게 당하였다. 그 때문이었던 것일까, 둘은 연애한 지 7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처음 그 모습을 잃지 않은, 굉장히 드문 커플이었고, 질투도 굉장히 심했다. 여느 날과 같이 데이트를 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등이 이상하게 깜빡거리는 현상을 무시했고, 참혹한 결과가 이어졌다. 둘 역시 "죽어서 헤어질 바에는 당신들과 함께 일하겠다"라고 답했고, 그들 역시 같이 일하게 되었다. 이후에 전등 관련 수칙 역시 추가되었다.(6번)
같이 일하는 이가 넷이 되자, 괴이들은 아파트 어딘가에 그들만의 공간인 라운지를 만들어 주었고, 그들은 평소 라운지에서 대기하였다. 그러나 1402호 남자를 제외하면 꽤 자주 밖에 나갔다.
가끔 그들과 괴이가 소통해야 할 상황이 있었는데, 괴이는 괴이들만의 언어를 그들에게 알려주었고, 소통은 그 언어로 게시판을 통해 진행되었다.(5번)
전등이 파훼되자, 그들은 새로운 방법을 찾았고, 903호 여성이 현실과는 다른 그림으로 왜곡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그렇게 조금 높은 계단으로 트랩을 설치했고, 그 트랩의 첫 희생자는 1903호에 살던 3인 가족이었고, 부모는 학교에서 왕따당하는 아들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 그날은 그들이 친척 집에 갔다온 뒤였고, 그들이 집에 도착하자 새벽 2시였다. 아들은 아빠 등에 업혀 자고 있었고, 새벽 2시~3시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라는 수칙을 떠올린 그들은 계단을 이용했고, 조금 높은 계단을 인지하지 못했던 그들은 최후를 맞았다. 그들은 아이가 너무 어려 죽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괴이와 함께 일하기로 하였다.
이 함정은 게임 폐인이었던 302호 남성이 친구 앞에서 당하기 전까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이 이후에 관련 수칙이 생겼다.(7번) 참고로 302호 남성은 아직 게임 도전과제를 깨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괴이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302호 남성은 결벽증 환자였고, 소독 기간에 소독을 신청하였다. 소독하러 온 직원은 당연히 아무것도 모른 채 괴이에게 당했고, 그 이후 검은 옷을 입은 특수 소독반이 생겼다. 그들의 업무는 소독뿐이 아니라, 괴이가 먹다 남긴 인간 찌꺼기 청소도 포함이었다. 특수 소독반이 생긴 동시에 관련 수칙이 추가되었다.(8번)
어느덧 괴이와 일하는 것들이 여덟이 되자, 괴이는 라운지에도 함정 설치를 요구했고, 그들은 실외 풍경을 설치해 유도하고, 실내가 바깥 온도와 크게 다를 때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무조건 라운지로 오게 하는 함정을 심어두었다. 당연히 곧 피해자가 생겼고, 그 중 두 명인 601호에 살던 요리사와 2203호에 살던 가수 연습생은 괴이와 함께하게 되었으며, 이것들도 전부 수칙으로 추가되었다.(9번, 10번)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702호에 살던 불치병에 걸린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불치병에 걸렸음에도 항상 밝게 지냈고, 몸이 창백해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던 그들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내성적인 1402호 남자에게는 밝은 인사와 미소를 건넸다. 1402호 남자는 처음에 당황하다가 이내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302호 남자에게는 취미가 무엇이냐고 묻고, 게임이라 답하자 같이 게임하자고 하였고, 302호 남자는 그를 수락하여 한동안 놀았다. 903호 여자에게는 직업이 무엇이냐 묻고, 그림 그린다고 답하자 완치되어 학교에서 공부하는 자신을 그려달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903호 여자는 그림을 그려준 뒤 903호 남자를 불러 자신의 감독 하에 과외를 하라고 시켰다. 903호 남자와 과외를 진행한 여성 중 생존자는 그녀뿐이었다. 601호 여자에게는 직업이 무엇이냐 묻고, 요리사라고 답하자 달콤한 디저트 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601호 여자는 흔쾌히 수락했고, 그녀는 디저트를 먹은 뒤 연신 솜씨를 칭찬하였다. 1903호 아이와도 마주쳤다. 그녀는 1903호 아이에게 몇 살이냐고 물은 뒤 그녀의 나이와 같은 나이라 답하자, 친구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 이후 1903호 중년 여성을 마주치고, 닮았다며 1903호 아이의 어머니냐고 물었다. 1903호 여성은 그렇다고 답했고, 그녀는 웃으며 그것과 친구하기로 했다고 했다. 2203호 남성에게는 직업을 묻고, 가수라 답하자 노래를 불러달라고 했다. 2203호 남성은 좋다고 말하고, 그녀는 앵콜을 요청했지만 그는 부끄러워하면서 돌아갔다.
사건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그 여학생이 수칙을 잠깐 잊고 엘리베이터에서 실외 풍경을 봤음에도, 그곳에 친구들이 있는 것을 보고 무의식중에 나아갔다. 이내 라운지로 떨어졌지만, 그들은 자신한테 친절하게 대해준 그녀를 괴이에 넘길 수 없었다. 그들은 처음으로 괴이에 거역하였고, 괴이는 그들이 그동안 해준 것을 감안해 그녀를 집으로 무사히 돌려보내주었다. 이 이야기는 그녀가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전해서 널리 알려졌다.
하나가 더 있었다. 1404호에 사는 남성은 평소 1402호 남성을 보면 이웃사촌에 나이도 비슷해 반갑다고 인사하고 다녔다. 1402호 남성은 처음에는 조금 껄끄러워했지만, 이내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언젠가 식당에서 같이 술을 마실 정도로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1404호 남성은 새벽 2시 13분에 수칙을 잊고 엘리베이터를 탑승했고, 버튼을 눌러도 꺼진다는 것을 깨닫자 미친 듯이 14층을 연타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엘리베이터는 14층에 내렸고, 그는 집으로 뛰어가다 1402호의 문이 열린 것을 보았고, 그곳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자 안에 있던 1402호 남성이 환대하며 괴이의 출입을 차단했다. 이 이야기는 그가 아파트 회의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다.
위의 두 이야기로 인해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깨닫고, 여러 시행착오를 통하여 2번 수칙이 완성되었다.
+ 2-10번의 경우는 아랫집 살인마 괴담 다들 아시련지? 몇 층 가는지 묻고 바로 아래층에서 내려서 계단으로 뛰어 올라온다는 괴담. 괴이가 그것으로 변장한 것이라는 뜻임
괴이 헤드헌터에 재능있네
재밌다 - dc App
ㄱㅅ
나중에 희생자들이 더 규모가 커져서 괴이들 따먹는 엔딩이군 - dc App
감동이다 - dc App
진짜 재밌네.. 글쓴 의도 명확하게 적어주면 같이보면서 곱씹기 좋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함 개추
ㄱㅅㄱㅅ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