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따뜻하고 나무가 울창했던 숲에 세 마리의 행복한 새가 살고 있었습니다. 

새들에게는 이름이 없었지만 숲 속 생물들은 그들을 각각 큰 새, 긴 새, 작은 새로 불렀답니다.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던 숲에서는 모두가 자유로웠고 아무도 싸우지 않았으며 행복했습니다. 

새들은 숲이 망가지거나 파괴되지 않기를 그 누구보다 바랬지요. 

그리고 숲에 많은 생물들이 놀러 와 주길 바랬지요.



평화로웠던 숲에 낯선 이가 찾아온 것은 햇빛이 제일 반짝반짝하게 빛나던 정오였어요. 

그는 여행자이기도 했고 개척자이기도 하며 예언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숲에 들어오기를 원했지만 새들은 그를 수상하다고 여겨 들여보내 주지 않았어요. 

그러자 화가 난 낯선 이는 숲을 떠나며 새들에게 말했습니다.



“머지않아 이 숲에는 비극이 들이닥칠 것이다. 숲은 악행과 죄로 물들 것이고 싸움이 멈추지 않을 것이다. 

비극이 멈추는 날은, 끔찍한 괴수가 나타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그 날이다. 

숲에서 해와 달이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며, 숲은 결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다.”



이 예언을 들은 새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어요.  

남자의 말대로 숲에서 싸움이 멈추지 않고 괴수가 나타나서 숲을 해치게 되면 어떡하지? 



그래서 모두를 대신하여 그들은 숲 속의 파수꾼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그들은 숲을 누구보다 사랑했기에 숲에 있는 생물들을 지키고 숲의 평화로움을 유지시키려고 했던 것이랍니다.



우선 눈이 많았던 큰 새는 숲에 침입자가 없는지 감시하기로 했어요. 

큰 새의 눈은 먼 곳까지 볼 수 있었고 우리가 볼 수 없고, 보지 못하는 것까지 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자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잠드는 캄캄한 한 밤 중에 괴수가 나타나면 어떡하지?” 



이 말을 들은 큰 새는 걱정이 된 나머지 자신의 깃털을 모두 태워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숲 속의 생물들은 낮에도 밤에도 큰 새의 끝나지 않는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긴 새는 숲의 평화를 위해서 숲에 들어오는 자들의 죄의 무게를 재었습니다. 


긴 새의 저울은 공명정대했고 모든 죄의 무게를 잴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자 누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저울이 어느 쪽으로도 기울어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이 말을 들은 긴 새는 걱정이 된 나머지 '언제든지 심판의 결과가 명확하게 나올 수 있도록' 한 쪽으로만 기울어지는 저울을 들었습니다.


작은 새는 자신의 부리를 이용하여 나쁜 짓을 저지른 생물들에게 벌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누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너의 부리는 너무나 조그매서 아무도 아파하지 않을 거야.” 



작은 새는 걱정이 된 나머지 자신의 입을 아주 커다랗게 찢어 어떤 생물도 한 입에 삼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숲에는 더 이상 누구도 찾아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숲 밖에서는 숲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숲에 들어간 생물들은 모두 끔찍한 일을 당한대’ 

‘큰 새는 숲에 있는 생물들을 언제나 감시해서 한 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어’

 ‘긴 새의 저울은 전혀 공정하지 않아’ 

‘작은 새의 벌은 너무나 무서워’



그러자 새들은 화가 났어요. 

우리는 이 숲을 지키려고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왜 우리의 수고로움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거지? 

점점 숲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줄어들었으며, 

점차 많은 생물들이 불만을 내뱉었고, 

숲에는 매일 같이 싸움이 일어났고, 

숲을 평화롭게 만들고 싶었던 새들은 더욱 열심히 일을 했지만… 



‘아냐, 이곳은 너무나 광활해서 우리의 힘으로는 숲을 지키기 부족해,’ 

‘그렇지만 우리가 아니면 숲을 지킬 수 있는 생물은 없어.’ 

‘만약 우리의 힘을 하나로 합친다면 좀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백 리 밖도 볼 수 있는 큰 새의 눈과 어떤 자의 죄라도 심판할 수 있는 긴 새와 모든 것을 집어삼킬 수 있는 작은 새의 입이 하나가 된 어느 날, 



숲에는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새의 모습을 본 생물들은 그 끔찍함과 공포심에 비명을 질렀고 곧 숲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그때, 아우성 속에서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저기 괴수가 있다! 검고 어두운 숲에는 크고 무서운 괴물이 산다!




괴수가 있다고? 하나의 새가 된 세 마리의 새들은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요. 


새는 숲 속을 배회하며 괴수를 찾기 시작했지요. 


괴수가 숲에 오면 큰일이니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생물들도, 해와 달도, 괴수도. 남은 건 그저 한 마리의 새와 "검은 숲"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아주 어두운 밤만 계속 되었답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검은 숲"에는 "무서운 괴수"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돕니다.





"누군가는 누구였을까요?"











출처 - 로보토미 코퍼레이션, 종말새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