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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style="font-size:10pt;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Gothic, sans-serif;">「귀물잡변」에 수록된 야사 </span><span style="font-size:10pt;font-family:'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Gothic, sans-serif;">15세기 중엽, 임진왜란이 일어날 즈음 쓰여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미상의 「귀물잡변」이라는 책이 있는데,시대상을 보건대, 당대 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의 지식층은 양반일 것이고(15세기 중엽이라 상것이 양반이 되는 일은</span>gall.dcinside.com본 글에서 다룰 야사는 1편을 읽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제 올린 게시글의 반응이 꽤 좋아서, 「귀물잡변」에 실린 다른 이야기를 가져와 보았다.
한국사에 관심 있는 게시판 이용자라면 알겠지만, 현재의 전라도 지역은 고대에 '마한'이라는 곳이었다.
마한을 비롯한 지금의 남한 지역에는 고대의 다른 나라에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문화가 있었는데, 나라에 '소도'라는 구역이 따로 존재했다는 것이다.
'소도'란 천군, 지금으로 말하자면 무당에 해당하는 이가 제사를 올리는 지역이다.
삼국지 위서 한전에서 말하는 소도의 정의란 다음과 같다.
“귀신을 믿으므로 국읍(國邑)에서는 각기 한 사람을 뽑아 천신에 대한 제사를 주관하게 하였는데, 이 사람을 천군(天君)이라 부른다. 또 이들 여러 나라에는 각각 별읍(別邑)이 있는데 이것을 소도(蘇塗)라 한다. 큰 나무를 세우고 거기에 방울과 북을 매달아 놓고 귀신을 섬긴다. 그들이 소도를 세운 뜻은 마치 부도(浮屠)를 세운 것과 같으나 그 행해진 바의 선악은 달랐다.”
북방의 고구려가 옥저와 동예를 장악할 무렵, 마한의 소도에 어떠한 일이 생긴다.
그 내용이 「귀물잡변」에 실려있는데,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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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의 구소국(狗素國) 근방에 사방 20리에 달하는 큰 규모의 소도가 있었다.
규모가 워낙 커 소도의 북쪽과 남쪽에 각각의 제사장이 존재했는데, 그들은 형제로 형은 한귀(扞鬼), 아우는 문귀(紊鬼)라 하였다.
그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제사를 지냈으나 1년에 한 번, 달이 가장 크게 뜨는 날, 소도의 중심에 모여 함께 큰 제사를 지냈는데, 주변의 백성들은 이 때를 불경한 귀신이 많이 모이는 날이라 여겨, 그 날에는 대문을 걸어잠그고 닭의 피를 발라, 집 밖으로 얼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제사를 불경한것을 버리게 해준다 하여 필사제(佛舍祭)라 하였다.
한편, 구소국의 왕자 유억(有臆)은 풍채가 좋은 이로 호기심이 아주 강한 성격이었는데, 특히 필사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단순한 흥미 뿐 아니라, 한귀와 문귀는 제사를 이유로 매년 구소국으로부터 많은 재물을 받아갔는데, 정작 제사를 어떻게 모시는지 본 이는 아무도 없음에 수상함을 느낀 것이다.
더구나 유억은 귀신을 믿지 않는 자였다. 그래서 유억은 언제나 주변 이들에게 "기필코 그 제사라는 것을 보고야 말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유억이 18세가 됐을 무렵, 갑자기 그가 실종되는 일이 일어난다.
구소국의 왕은 하나뿐인 왕자를 찾으라 명했고, 구소국의 모든 이들은 왕자를 찾으려 혈안이 되었다.
유억을 마지막으로 보았던 이는 그의 부인 설누리였는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왕자께오서 필사제를 구경하러 간다고 하시곤, 이후로 돌아오지 않으십니다."
유억이 돌아온 것은 실종 이후 열아흐레가 지났을 무렵이었다.
사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그는 구소국의 외곽에 있는 대나무숲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형상이 아주 기묘했다고 한다.
유억은 속적삼만을 입은 채,
"끄-윽, 끄으-윽, 끽, 끽, 꺼-꺼- 꺼-"
하는 괴상한 웃음소리와 함께 괴상한 춤을 추며 떠돌고 있었다 한다.
유억을 최초로 발견한 이는, 그가 소도가 있는 쪽으로부터 오고 있었다 했다.
왕은 유억이 미친 것과 소도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여, 한귀와 문귀를 불러 문초하고자 했으나, 그들은 '제사장은 소도를 벗어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래서 왕은 친히 소도가 있는 곳으로 행차하여, 그들과 소도의 경계선에서 만났다.
왕이 화를 내며 유억이 미치게 된 연유에 대해 묻자, 그들은 입을 짜맞춘 듯 다음과 같은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왕자께오선 신성한 지역에 멋대로 침입하고, 제사를 방해하여 귀(鬼)들의 심기를 어지러이 하셨습니다. 왕자의 목숨을 붙들려 놓은 것만으로도, 저희는 소임을 다 한 것입니다."
왕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더 가까이 나와있던 문귀의 손을 강하게 낚아챘다. 갑작스러운 일이라 문귀의 몸이 크게 기울어, 결국 문귀는 소도 밖을 나오게 되었다.
그 때, 문귀의 입에서 쇠를 긁는 듯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문귀는 얼굴을 벅벅 긁고, 눈알을 까뒤집으며 온 몸을 비틀어댔다.
문귀는 피투성이인 얼굴로 왕에게 소리쳤다.
"그대의 방자한 행동으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소! 구소국에 끔찍한 재앙을 내릴 것이오!"
그리고는 납작 업드려 소도를 향해 울부짖었다.
왕은 당황하며 한귀에게 이것이 어찌된 연유냐 물었다.
한귀는 왕이 자신을 잡을 수 없는 거리만큼 뒤로 물러나, 찡그린 얼굴로 왕에게 말했다.
"왕께서는 내 아우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소. 문귀의 말대로 구소국엔 곧 끔찍한 재앙이 닥칠 것이나, 이를 막을 방도가 존재하오."
왕이 그 방도에 대해 묻자 한귀가 손으로 남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백성 1천을 모아 그들을 남서쪽으로 보내시오.
해시(亥時)에 출발하여 쉬지 않고 인시(寅時)까지 이동케 하시오.
가는 동안 계속해서 구소국의 안녕을 빌게 하시오.
그들을 문귀가 이끌게 하시고, 소도를 만들기 위한 제물로 쓰시오.
그럼 구소국에는 재앙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영원토록 번영하여 삼한을 통일할 수 있을 것이외다."
왕은 다른 방법을 말하라 했으나, 한귀는 자신이 말한 방법 외에는 도리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문귀에게 말했다.
"너는 이제 귀(鬼)가 아닌 인(人)과 어울려 그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 인(人)이 귀(鬼)를 섬기듯 너도 인(人)을 섬기며 살아라."
한귀는 그 말을 끝으로 소도 깊숙히 들어섰다.
한귀가 돌아가자 왕 역시 울부짖는 문귀를 두고 구소국으로 돌아갔다.
왕은 한귀의 충고를 들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으나, 어리석은 일이라 생각하여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다만 정신이 온전치 않게 된 왕자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한 달 뒤 부터, 구소국에는 여러 변고가 생겨났다.
병아리가 닭을 쪼아먹은 일이 그 시작이었다.
왕의 거처 앞에 큰 강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 강이 갑자기 빨갛게 물든 일이 일어났다. 강의 상류로 올라가보니 온갖 들짐승 시체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얼마 뒤 유억의 부인인 설누리가 유억이 춤을 추었던 대나무숲에서 목을 매달아 죽는 일이 일어났다. 얼굴이 검게 썩어있었다고 한다.
수확철에는 메뚜기떼와 참새떼가 날아들어 온 곡식을 먹어치웠고, 그것들은 어린아이의 살점까지도 뜯어먹었다.
부녀자들 사이에서는 얼굴이 검게 썩어가는 병이 돌아 곧 구소국의 모든 여인이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게 되었다.
노인들에게는 광증이 생겨 그들이 자식을 해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백성들에게는 곧 이러한 소문이 돌았다.
'왕이 하늘의 분노를 사 백성이 고통받고 있다!'
분노한 백성들은 궁궐로 처들어가, 왕을 붙잡고 변고에 대해 토로했다.
수많은 백성이 왕을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대자, 왕의 몸은 곧 여기저기로 찢겨지게 되었다.
왕이 죽자 왕자 유억이 왕이 되었는데, 정신이 온전치 않은 군주가 지배하게 되었으니 구소국은 날이 갈수록 더욱더 쇠퇴하게 되었다.
국운이 기울어진 구소국은 곧 북쪽의 백제국(伯濟國)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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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한 지역의 국가는 당시 '왕'이라는 호칭을 쓰지는 않았으나, 편의상 왕이라고 표기했다.
재밌는데 1화 안보면 노잼
필사동 시리즈 떡밥 푸는 글이라 첨본사람은 노잼일수도 ㅜㅜ 봐줘서 꼬마웡 ~!
맛있다!!! 더줘!! - dc App
나 진짜 이런 역사적 호러물 개좋아해서 너무 맛있다 제발 계속 써줘
와 돈내고 봐야 될 퀄리티인데 고맙다 잘보고있음 - dc App
이런 역사 스러운거 좋아하는데 넘모 잼있어서 읽으면서 랄부 동서남북으로 찢으면서 광광 우럭따 추추
와 진짜 잘썼다 - dc App
佛舍際는 필사제가 아니라 불사제임
佛舍祭
저걸 도울 필자로도 읽기도(한자사전 참조) 하고 굳이 부처 불로 쓴 이유가 있기는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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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ㅅㄱㅅ 수정하겠음 - dc App
문귀한테 백성 1명을 데리고 가서 다스리라고 했으면 잘 다스렸을까? 문귀 불쌍해 결국엔 함께 살 사람도 없구나 - dc App
아 재물로 쓰라고 했구나 결국 죽었겠네...근데 소도를 만들기위한~ 이랬으니까 귀신이 되어서 문귀와 함께 살아갈수도 - dc App
아니 1명이 아니라 1000명 오타를 왜 지금 봤지;; - dc App
한귀는 앞에 나온 동장 이름 아님? 형은 나중에 동장이 되었구나. 근데 형은 소도 밖에 나오도 되나? 아님 센터를 소도 터에 만든건가...한귀는 사람 안 죽이는 것같은데 그럼 얘는 문귀처럼 된건 아닐꺼고 신기하네 - dc App
1.형은 동생을 막고 있는 것같은데 완전히 막지는 못하나봄...? 만약에 센터 밖으로 나갈 수 있으면 같이 다녔을 것같은데. 센터 자리가 소도 자리인 것같음. 자꾸 실종사건 일어나니까 정부 사람 중 한명이 절같은데 물어보고 만들었나 2.문귀 희생자가 천명 넘었을까? 천명을 채우기위해서 저러는걸까 아니면 이제는 그냥 악귀가 된걸까.... - dc App
문귀 불쌍하게 평생 외롭게 살 줄 알았는데 형이랑 만나서 그나마 다행이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