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보면 고민없이 일단 대충 아무 글이나 써놓고 피드백 좀 해달라고 하거나, 


혹은 글을 쓰기 전에 ~~~ 한 게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런식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애들이 간혹 보이더라.




난 솔직히 문예창작이나 이런 걸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그냥 책 읽는 거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나름 여기에 추천수 많이 찍힌 글도 몇 번 써서 올려본 적도 있고,


가르침을 구하는 사람들의 수준보다는 조금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아서 몇자 적어본다.





0. 나폴리탄 글을 잘 쓰는 방법이 뭔가요?는 너의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질문을 올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폴리탄 글을 잘 쓰는 방법이 아니라, '글 자체'를 잘 쓰는 방법을 물어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1. 과도한 문장부호, 이모티콘, 일부러 틀린 맞춤법 쓰는 순간 글 수준이 확 떨어진다.



특수한 상황(등장인물이 서로 카톡을 하고 있다거나)을 제외하고, "ㅋㅋㅋ",  "으아아악!!!!!!!!!!" 이런 글 쓰는 순간 수준이 확 떨어져버린다.


이런 것이 쓰여진 글(질 낮은 인터넷 소설이나 일본 책 파쿠리일 가능성이 높음)을 자주 접한 급식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인데, 이것만 안 써도 대충 봐줄만한 글이 된다. 


혹시나 내가 쓴 글에 비추가 와다다다 박혔다면? 저런식으로 글을 썼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2. 대사만으로 극을 이끌어가지 말고, 상황을 묘사하려는 노력을 해라.


대화만으로 극을 이끌어가도 몰입감 있게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인물이 처한 감정이나 행동, 주변 상황을 대화와 함께 묘사해라.




1/2를 적용한 예) 


"얔ㅋㅋㅋㅋ 김철수!!!!!! 너 지금 어깨에 멀 묻히고 다니는 거냐?????"


-> "야, 김철수! 너 지금 어깨에 뭘 묻히고 다니는 거냐?"


    영희가 배를 잡고 웃으며 철수에게 물었다.





3. 주제를 뭘 해야 좋을까?에 대하여



글의 주제는 잘 모르겠으면 그냥 네가 잘 아는 것부터 시작해라.(다니는 학교, 직장, 집 등등) 


괜히 나폴리탄 글 쓴다고 어설프게 으스스한 공간이나 과거, 미래 이런 잡다한 설정 넣는 순간 머리 터져버린다.


무엇보다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제를 크게 안타는 장르이기도 한 것 같다(이건 사실 그냥 내 생각일 수 있다.) 


최근 갤에 올라온 개념글들만 봐도, 남이 던져준 주제로 글쓰는 사람도 있고, 화장실, 회사, 동네 오만가지 설정이 난무한다. 


결론적으로 맛있는 나폴리탄 괴담은 주제가 문제가 아님. 일상/비일상적인 소재를 어떻게 맛깔나게 요리하느냐가 문제라고 볼 수 있겠다.


이것은 나폴리탄 괴담을 잘 쓰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글을 쓰는 필력과 직결된 문제다.





4. 피드백 주면 진짜 잘 수용해라.



몇 주 전에 무슨 조선괴이본부? 그런 거 쓰는 급식 본 적 있음. 얘 요즘은 안 오네.


얘는 처음에는 진짜 오만 어그로 다 끌고, 내가 위에서 말한 안 좋은 습관 전부 가지고 있는 완전체 같은 애였는데,


갤러들이 댓글로 달아주는 피드백 잘 보고 흡수하더니 진짜 글 실력 일취월장함.



대개 '글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하고 물어보는 애들은 이게 무슨 치트키라도 되는 것처럼, 


틱 물어만 봐놓고 본인이 제대로 써보려는 노력은 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의외였음.



이런 소수의 애들을 제외하면, 대개는 프롤로그랍시고 무슨 제목만 대충 써놓은 글 끼적여 놓고, 


피드백해달라면서 간만 보다가 댓글 달아주는 갤러들하고 기싸움하고 글삭하고 튀더라.


그러지 말고 뭐든 잘하고 싶으면 열린 마음으로 남의 피드백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지자.




일단 이것들만 지켜도 글은 충분히 쓸 수 있을 거라봄. 


진짜 소설가가 되려는 거면 뭐 내가 얘기해줄 수 있는 수준은 벗어나겠지만,


취미로 낲갤에 글 쓰고 가끔 개념글도 올라가고 싶고... 이정도 수준을 원하는 거면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고 봄


그리고 무엇보다 5. 잘 쓴 글 많이 읽어라. 


좋은 래퍼런스 보는 게 좋은 작업물의 원천임. 이건 글이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이 그렇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