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18:00부로 작전 종료하고 복귀하였습니다."
한 군인이 서류를 들고 방에 들어온다.
"본 일지는 OO군 중앙가성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쓴 것으로 파악됩니다. 2월 9일 18:00 부터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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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9일 당직 근무 일기.

[18:00] 당직 근무 투입 완료했다. 하필 오늘 당직이라니.. 귀찮고 피곤하다...
[19:00] 응급환자 1명 이송되었다. 큰 부상은 아니다.
[20:00] 고열을 앓고 있는 환자 1명이 방문하였다. 해열제를 처방하였다.
[21:00] 시간이 여전히 안 간다. 교통사고 1건으로 이송된 환자가 있다. 경미한 부상이라 큰 신경 쓸 필요 없을 거 같다.
[22:00] 특이사항 없다. 아직도 10시다...
[23:00]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이송되었다. 적절한 조치 후 돌려보냈다.
[00:00] 술을 마신 취객들이 응급실을 찾았다. 그 수가 평소보다 많은거 같다.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나갈거 같지 않아보인다.


[01:00] 응급실로 갑자기 군용차가 한대 들어오더니, 피투성이 군인들을 싣고 왔다. 복장을 보아하니 GOP에서 근무하는 군인들 같은데, 일단 응급처치를 해야겠다.
[02:00] 다행히 총상은 아니라, 찢긴 상처를 일단 봉합했다. 그래도 입원이 필요할 거 같아, 입원 얘기를 꺼내 보니 간부는 이들을 격리병동에 입원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격리병동은 자신들이 직접 지킬 테니 일반인의 출입을 자제해달라 했다. 보안 때문인거 같다.
[02:30] 이번엔 구급차로 군인들이 이송되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군인들이다. 이들에게 응급처치를 완료하고 입원 시키려 하자, 군 간부가 이들 역시 격리병동에 입원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하기로 했다.
[03:00] 군용차가 한 대 더 들어왔다. 먼저 온 군인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곧이어 방독면을 착용한 군인이 나에게 오더니, 탈영병이 발생했다고 한다. 탈영병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올 수도 있으니, 만약 오면 전화를 달라며, 전화번호를 하나 적고 갔다.


[04:00] 말도 안 통하는 취객들이 단체로 응급실을 찾아왔다. 횡설수설 하는 걸 보니 취했나보다. 자기네들끼리 공격 한 거 같아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탈영병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전화가 왔다. 다행이다.
[05:00] 취객들을 돌려보내려고 해도, 단체로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는지, 기억을 못 한다. 뭔가 그리 불안한지 정상적인 대화가 안될 정도다.
[06:00] 교통사고 1건이 발생했다. 큰 부상이다. 제대로 된 말도 못 하는 거 보니 음주운전인 거 같아 경찰에 인계했다. 취객 중 몇몇은 병원 밖으로 돌려보냈다.
[07:00] 경비원이 한 취객을 제압했다. 갑자기 뭐라고 중얼거리더니, 응급실 내 환자와 의료진을 향해 무차별 폭행을 저질렀다. 제압된 취객은 경찰에게 인계했다. 그 과정에서 경비원 한명과 환자 몇 명이 다쳤다.
[08:00] 응급실에서 한 차례 패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할퀴고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였다. 그 수가 조금 많았는데 경비원들이 제압하긴 역부족이었다. 병원에 상주 중인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제압했다. 그들을 군인들에게 인계했다.
[08:30] 3건의 교통사고로 인한 응급환자들이 이송되었다.

묻지마 폭행으로 다친 행인 몇 명이 이송되었다.

직원들도 슬슬 출근을 시작한다. 출근길에 군용차를 많이 보았다고 했다.

그탓일까 환자들과 몇몇 경비원이 심하게 불안해 보인다. 가서 진정시켜야 겠다.
[09:00] 11건의 교통사고로 인한 응급환자들이 이송되었다. 그밖에 경미한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았지만, 출혈이 있는 자들은 가벼운 응급처치 후 군인들이 격리병동으로 전부 데려갔다. 군인들 말에 의하면, 너무 걱정할 필욘 없다고 했다. 일단 응급실을 찾은 사람들 중 출혈이 있다면 꼭 자신에게 말 해달라고 했다.
[10:00] 26건의 교통사고로 인한 응급환자들이 이송되었다. 폭력 사건으로 인한 가벼운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응급실을 대거 방문하였다. 군인들이 조치를 취하려 해도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통제가 잘 되질 않았다.


[11:00] 경비원과 몇몇 환자들이 난동을 일으켰다. 저들은 취객도 아니였는데, 왜 저러는 걸까.

마침 대기 중인 군인들이 이들을 제압 후 격리병동으로 데려갔다. 이 과정에서 다친 자들도 모두 격리되었다. 예감이 좋지 않다.
[12:00] 5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 응급실 내 환자들이 정신이상 증상과 폭력성을 보인다. 이들은 빠르게 군인들이 어디론가 데려갔다. 또한 불안을 호소하며, 자상을 입은 환자들이 몰려왔다. 그 수가 너무 많아 감당이 안될 정도였다.
[13:00] 병원 내부에선 환자들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점점 이상해져 가고 있다. 격리병동은 군인 외 출입을 금하고 있어 안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편 병원 외부에선 병력을 가득 실은 두돈반들이 도착하더니 병원을 요새화 하기 시작했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총구와 바리게이트는 병원 안쪽을 향하고 있다.
[14:00] 비상경계경보가 발령되었다. 지금부터 이 병원은 군이 통제한다고 한다. 우리의 역할은 치료가 아닌 분류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분류가 불가능한 사람은 군인들이 어딘가 데려가더니, 그 후 몇발의 총성이 울렸다. 우린 열심히 몸수색을 하고 있다.

그 수가 너무 많아 일반병실도 격리실로 쓰기 시작했다.
[14:30] 수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몰려든다.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군인들은 일단 출혈이 있고, 물린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분류하라고 했다. 80% 이상이 분류되었다. 나머지 20% 중에서도 고통, 발열, 정신 이상증을 호소한다면 분류하라고 한다. 이걸 모두 통과한다면 어느 버스에 탑승하여 어디론가 가는 것 같다.
[15:00]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많은 민간인과 직원들이 동요한다. 하지만 우린 분류를 멈출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트럭에서 수많은 시체들이 실려 온다. 영안실에 넣을 공간이 부족해 시체는 주변 공터에 임시 매립지에 매장되었다.
[16:00] ....... 너무 많았다. 한순간이였다. 병원에 격리된 수많은 사람들과 분류 중인 직원 그리고 공터까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렸다. 지금 나는 얼마 남지 않는 군인 몇 명과 격리병동으로 도망쳐왔다.
[17:00] ...... 멀쩡한줄 알았다.

사람인줄 알았다.

우리와 같은 줄 알았다.

우린 문을 열었고, 대부분은 죽었다.

나도 곧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있다면 부디 살아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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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검은 양복을 입은 자에게 서류를 건낸다.

서류를 건내받는 대상은 꽤나 높은 계급인거 같다.
"이 일지는 샘플 확보 및 구조작전 도중 대원들이 습득한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양복 입은 자는 그 서류를 곰곰이 읽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서류를 하나 보낼 건데, 정보들을 잘 정리해놔. 시간은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