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을 처음 꾼게 올해 6월달쯤이였을까

난 그저 클리셰적인 악몽을 꾸고 있었다.

다만 너무도 현실적인꿈.

전기톱을 든 남자가 날 쫓고 있었고, 나는 미친듯이 전력질주를 하며 도망치고 있었다.

내가 도망치고 있던 길의 지형은 매우 좁은 낭떠러지 길이였다.

오른쪽은 위로 솟은 절벽, 왼쪽은 낭떠러지, 그리고 어깨 두개정도 폭의 길로 난 도망치고 있었다.

그러다 미끄러져 떨어졌고 미친듯이 굴러내려갔다.

아팠다. 그런데 아픈듯 싶으면서 안아팠다.

내가 떨어지고 떨어진 깊은 그곳에서 난 일어섰고 

그때 처음 이질감을 느꼈다.

난 곰곰히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도 난 비정상으로 이성적이였다.

난 쫓기고 있었고 굴러떨어진 높이는 가늠잡아 200미터, 근데 다리가 부러지지도, 긁힌 흔적도 없고 쌩쌩하다 

아, 이게 자각몽이구나.

그때 이후로부터 계속 잘때가 되면 자각몽을 꿀 수 있게 되었다.

하늘을 날아보기도 했고 높은곳에서 떨어져보기도 했다.

그런것들을 수도없이 했고, 질려버렸다.

그다음부턴 일부러 색다른 자각몽을 꾸었다.

처음 정한 주제는 일진들에게 맞고 싸우는 상황. 

하지만 난 죽어도 못이길 마이크 타이슨 같은 일진들로 해보자.

목적은 그들에게 맞아도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의 해소.

그것에 도전해 보았다.

그렇게 또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잠시 말하면 난 자각몽을 목표로 잠에 들어도 꿈에서 처음부터 자각몽인걸 인식하지 못한다.

이 꿈의 상황과 현실을 대조해 이질감을 찾아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것부터 시작했었나. 거기서 난 딱봐도 찐따새끼였다.

키가 200센티미터는 될만한 일진들이 쉬는시간에 화장실로 불렀고 날 미친듯이 폭행했다.

난 생각했다. 내가 왜 맞고 있지? 저 미친놈들이 날 왜때리는거지? 내가 잘못한게 있던가? 난 학교에서 그냥 평범한 학생인데... 성적은 4등급, 반은 3학년1반, 학교는 화경중...

1반...맞다 내반은 복도 끝반이다. 하지만 내가 일진들을 따라나온 교실은 학교 중앙계단 옆 교실... 화경중...교복색깔이 핑크색인데?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이 뭐지?

흰색 교복...아, 이거...

난 자각몽인걸 알게 되었고 일어섰다.

일진들은 나를 때리기 시작했고 처음엔 꿈인걸 앎에도 무서웠다.

저 주먹이 내 몸에 닿는 순간 어떤느낌이 들까? 이런적은 처음인데...

그저 속으로 꿈이다. 꿈이니까 아플리가 없다. 아플 수 없다. 만 되뇌었다.

그 주먹이 얼굴에 닿는순간 난 넘어졌지만 통증은 없었다.

그뒤로 계속 맞았지만 통증이 없었다.

난 뭔지 모를 희열을 느꼈다.

난 그뒤로 이 몸에 주먹이 닿는 둔탁한 타격감과 1도 없는 통증 사이의 괴리감을 즐기다 알람에 깼었다.

뭔가 무적이 된 느낌. 뭔가 ufc에서 보던걸 진짜로 하는 생생한 느낌.

그뒤로 난 위험한 상황, 공포스러운 상황을 넘어 죽는 상황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을 어느정도 컨트롤 할수 있다고 말해야하나?

잠을 자기전에 소설처럼 어떤 상황을 설정하고 잠에 들면 그 ‘무대’자체는 항상 세팅되어 있었다.

어떤사람이 내게 칼을 휘두르는지 어떻게 휘두르는지 세부적인것 하나하나는 정할 수 없지만

전쟁을 하고있는 상황, 전쟁하는곳, 군대의 규모정도는 내가 세팅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난 내게 가혹한 전장을 세팅하고 날 그곳에 던져버렸다.

자각몽을 인식하기전엔 맹수 만난 사슴처럼 도망치다가 위에서 서술한 어느 단계를 거치고 나서 이 꿈을 꾸는 목적을 알게된 난 그 맹수들에게 달려들어서 처참한 죽음의 ‘과정’을 즐겼다.

어떤때는 병사들이 내 배에 죽창을 마구 찌른적이 있었다.
죽창은 내 배를 관통했지만 꿈인걸 인식하면 아무런 통증도 오지 않았다.

어떤때는 몽둥이에 머리를 가격당하기도 했었다.
두개골이 깨지는 느낌... 뼈조각이 뇌에 닿는느낌.

사실 난 이 느낌이 정말 두개골이 깨지는 느낌인진 모른다.
꿈이란 사람의 무의식과 미의식으로부터 이루어지는것.

꿈속에서 지나치는 이의 얼굴조차도 깊이 가라앉은 기억속에 저장된 누군가의 얼굴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보던 만화에서보던 현실에서 보던 그런 기억이 없으면, 그런 느낌을 받은적이 없으면 100퍼센트 구현할 수 없다고하지만 그 느낌들은 날 충족시키기엔 충분했다.

그런걸 현실에서 5개월동안 수십번을 하다보니 점점 내 어떠한 감정이 분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어차피 꿈. 꿈에서는 손가락도 잘려봤고 도끼에 다리도 잘려봤다.

그럴때마다 어차피 필요없어. 라고 생각했었다.

아프지 않으니 발이 잘리면 무릎으로 걸었으니.

6월에서 지금 11월이 다 되어가기까지 그런 자각몽들만 꿔서 그런가... 그런 감정들이 현실로 점점 넘어오기 시작한다.

언제는 현실에서 편의점 알바가 끝나서 마감을 하고 나오는 길이였다.

문을 닫고 나오는 동시에 문 앞에 있는 벤치에 진짜 쎄게 다리를 부딪히고 쓸렸다.

현실에서 내 육체는 무적이 아니다. 

아팠다. 뭐 당연히 아프지. 근데 그때 떠오른 생각은 그 고통에 의한 미약한 패닉이 아닌 “바지 찢어진거 아니야?”라는 생각이였다.

그렇다고 미미한 부상도 아니였던게 집에 와서 바지를 벗어보니 종아리 앞부분 살표면이 완전이 뜯겨나가 있더라...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한다.

다리에 그대로 과산화수소를 부어버린 것이다.

뜯겨나간 빨간 살부분에 과산화수소를 부으면 미친듯이 아프다. 현실이기에 당연하다.

하지만 그 빨간 살을 보고 과산화수소를 집어서 펴바르는 순간까지의 과정에서
“아 이걸바르면 진짜 아플텐데 어떡하지... 무섭다.”
라는 지극히 평범한 감정이 전혀 들지가 않았다는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평범한 행동이 아니라는게 느껴진다.

또 귀를 뚫고 싶은적도 있었다.

살면서 귀를 한번도 안뚫어봤었는데 궁금증이 생겨서 시도했던것이였다.

유튜브에서 본대로 귓볼을 꽉꽉 부벼서 마비상태로 만들었다.

바보였던건지 대담했던건지

전용 핀으로 뚫는것이 아니라 
그냥 바늘을 불로 지져서 뚫어버렸다.

좀 비현실적이긴한데 사고방식이 비정상적이였던게
어차피 비벼서 마비가 되었고 실제로 아프지 않으니 살이 녹으면 스티로폼처럼 잘 뚫리지 않을까? 싶어서 바늘이 붉어질때까지 가열해서 뚫었다.

그걸 뚫고 귓볼에 바늘을 꽂은채로 엄마한테 가서 여기에 끼울만한 귀걸이가 있냐고 물어봤었는데
엄마는 그 작은구멍에 어떻게 꽂냐고 그냥 빼버리라고 했었던적이 있었다.

또 한번은 코걸이를 하고싶어서 사이 중간벽을 바늘로 뚫기도 하고

튀어나온 볼록한 점을 만지작 만지작하다가 별로 안아프길래 가위로 잘라서 때낸적도 있다.

이것들이 안아팠다라곤 안하겠다. 하지만 이걸 실행하는 사고방식에 자각몽에서 죽어왔던 과정의 감정들이 들어가는것 같다.

두렵지가 않다. 도저히 무섭지가 않다. 

이거 진짜 현실이다. 한 2주전까지의 나의 상황이였다.

영화속에서 본 죽음과 사활의 상황을 꿈을 꾼다.
그 꿈의 싸움을 즐기고 죽음의 과정을 겪는다. 
근데 꿈을 자각함으로써 고통을 느끼지 않으니 그 괴리감을 즐긴다.

이 형태의 자각몽은 현실에선 죽지 않고는 못느낄 상황들이고 경험이기에 중독된다. 하지만 점점 사람의 감정을, 사고를 이상하게 만드는것 같다.

너무 많이 꿔서 그런건가.

꿈이 너무도 생생해서 내가 깨있음에도 그런 죽음들과 상처들이 내가 진짜로 겪어본거니 별거 없는거다라는 착각을 자꾸 하게된다.

내게 상처가 생겨도 이성적이다.

고통이 와도 이성적이다.

저번엔 자전거 타다가 트럭에 치일뻔했는데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이거 부딪혔음 죽었으려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럴때면 이성을 붙잡고 진짜 위험한 상황이였다고 죽는게 그렇게 쉬운게 아니라고 별거 아닌게 아니라고 상기한다.

난 점점 이상함을 느끼고 깊게 고심한적이 있었다.

난 그저 자각몽을 꾸고 즐겼을뿐인데 왜 현실의 감각이 무뎌지는걸까? 
객관적으로 보면 난 일종의 정신병이라면 정신병을 가진걸지도 모른다. 
근데 다만 흥미로운건 꿈이 어떻게 현실까지 영향을 미치는건가?
그저 비행기 시뮬레이터를 하면 현실에서도 비행기를 타는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것과 같은건가?

그렇게 점점 심각성을 느끼고 자각몽을 끊은지 2주째이다.

그런 위험하고 비정상적인 일종의 정신적 자해를 겪고 그나마 알게된 것이 있다면 

의식이란 분명 꿈과 현실이 공유되고 꿈은 현실과 같이 생생하므로 꿈에서 했던 사고방식이, 감정들이 현실에도 영향을 미친다는것을, 자각몽을 꾸는법을 알아버린이상 그 착각을 경각해야한다는것이다.

이것을 잊어버린다면 그 뒤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만약 내가 꾸려했던 자각몽이 내가 죽는 자각몽이 아닌 남을 죽이는 자각몽이였다면...살인이 무덤덤해진다면...
그런 생각을 할때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어쩌면 난 죽음의 직전에 나오는 아드레날린, 무통, 무적...그런 이상들에 한창 중독되어 있었을지도...

사실 지금도 때때로 멋진 영화의 전투씬이나 격투게임을 하고 나면 꿈에서 똑같이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든다. 


-글쓴이의 실화를 일부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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