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녕하세요. 예예, 들었어요. 이번에 새로 근무하러 들어오신 xx씨 맞죠?
예에. 거기 앉으시면 돼요. 커피 드세요?
금방 타올테니까 잠깐 거기 근무 수칙서 좀 읽어보고 계세요.
....
어... 일단 진미 동물원에 입사하시게 된거, 축하드립니다.
어... 음... 이런거 여쭤보면 좀 실례같겠지만, 지원 동기가 어떻게 되시죠?
아 동물을 좋아하셔서? 어이구 그럼 좀 힘드시겠네.
아, 아뇨 아뇨, 혼잣말이에요.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예.
아이고, 이 정신 좀 봐. 제 소개를 먼저 했어야되는데. 그쵸?
저는 조류관 팀장 최정윤이라고 합니다.
뭐 동물원이라고 다른 회사들하고 뭐 그렇게 다를 건 없어요. 예.
부서 배치 받기 전에 여러 부서들 좀 둘러보고,
뭐 성적이랑 적성도 보고, 그러고 나서 결정하는거죠.
새 좋아하세요?
아이 아쉽네. 그나마 여기가 근무하기는 제일 편할껀데.
뭐 그래도 지내다 보면 혹시 모르는거니까요. 예.
오늘은 저하고 같이 근무 들어가시면 돼요.
이게 또 동물들이 뭐 도구나 이런게 아니라
엄연히 감정이 있는 생물들 이다보니까.
모르는 사람 오면 막 만만하게 보거나 더 무서워하거나,
뭐 이런게 있거든요. 예.
들어가시기전에 알려드리는데, 애들 사육 할 적에 몇 가지 꼭 지키셔야 할 게 있어요.
방사장 들어갈 적에, 나갈 적에, 문단속 확실히 해주셔야합니다.
청소 중이거나 사료 공급하러 들어갔을 때는 바깥쪽 문 앞에 청소중 푯말 꼭 세워주시고, 문도 안쪽에서 잠궈주세요.
나오실 때에는 안쪽 잠긴 문 열기전에 각 관 방사장 문이 다 닫혔는지
반드시 확인하시고, 전부 닫혔을때 잠금장치 풀고 나와주세요.
동물원이라는 곳이 자칫하면 바로 안전사고가 나버릴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문 단속은 항상 철저하게 두번, 세번 확인하셔야 합니다.
애들 사료 양은 항상 정확히 맞춰주셔야 됩니다.
각 케이지마다 옆에 보면 어떤 거 줘야되는지
그람 수 단위로 적혀있거든요?
그거 꼭 확인하셔야돼요. 특히 잉꼬들. 뭐 몇 그람 더 줬다, 이건 문제가 될 수 도 있고 안 될 수 도 있는데,
덜 줬으면 그건 확실히 문제가 생기니까요. 예.
왜그렇게 정확히 줘야하냐고요? 체중관리때문에 그래요.
사육 일 하시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꺼에요.
앵무관 방사장 청소하시거나 애들 밥 주실때,
아니 그냥 앵무새들 있을 때는 어지간하면 목소리 내지마세요.
앵무새들 말 잘 따라하는건 아시죠?
조류관에도 몇 있어요. 말 잘 따라하는 개체들이. 뭐 뉴기니아, 회색앵무... 좀 등치 큰 개체들은 다 어느정도는 따라해요.
근데 잉꼬, 왕관앵무같이 작은 개체들이 너무 말을 정확히 한다,
그러니까 사람같이 한다 싶으면, 앵무관 안에 계시는 동안은
그 개체한테 눈길도 주지 마세요.
그 애도 분명 그쪽이 관심 안주는거 알 거고,
어떻게든 관심끌려고 할 거에요.
참기 힘든거 알겠지만 쳐다도 보시면 안됩니다.
일반적인 앵무새들은 관심 안준다고 부모 욕을 하거나 물려고 하진 않아요.
그리고 그 날 잉꼬방 이중문 중에 안쪽 문은 열어 놓고 퇴근하셔야 합니다.
예예. 바깥쪽 철문 두꺼운거 말고 안쪽문이요.
잉꼬들 키우는게 꼭 전시 목적만은 아니거든요. 예.
앵무관 안에 그... 뭐였냐. 아, 종달이.
종달이라는 개체가 있어요. 엄브렐라 코카투라고.
이 앵무새 종들이 유달리 사람 좋아하고 활발하고, 시끄러운데, 종달이는 그 정도가 좀 심해요. 아마 많이 귀찮게 할꺼에요.
근데 이 개체가 아무 말도 안하고 다가오지도 않는 날이 있으면, 그날은 종달이 사료만 주고 나오셔도 됩니다.
대신 영양제 양을 늘상 주던 양의 반만 공급해주세요.
대체로 동물들이 사람보단 감이 더 좋더라구요.
앵무관 나와서 옆 옆 쪽으로 들어가면 대형 조류사에요. 예예. 한 칸 건너 뛰어서.
뭐 두루미, 타조... 많죠. 이 종류 저 종류.
특히 그 두루미 사 청소하거나 사료 줄 적에는요, 방역복 꼭 입으셔야돼요.
아뇨아뇨. 싸제말고, 동물원 쪽에서 준비해주는걸로요. 예.
들어가시기 전에 완벽히 밀봉처리 돼 있는지, 자그마한 구멍은 없는지 꼭 확인하시고.
헤지거나 찢어진 부분 있으면 사무실에서 빨간색 절연테이프,
네,네. 빨간색이요. 그걸로 밀봉시켜서 들어가셔야 합니다.
그냥 찢어진 부분에 공기 통하는거 막겠다는 생각으로요. 예. 꼼꼼히 붙여주셔야 합니다.
그...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방역복 좀 아껴 입어주세요.
아, 네네. 이건 안적으셔도 돼요. 이게 안 그래 보여도 한 두푼짜리가 아닌지라...
왜 그렇게 꽁꽁 싸매냐고요? 음... 두루미가 또 수가 귀하다보니까,
위쪽에서도 조금 예민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 왜... 멸종위기. 네.
두루미 머리 부분 그... 빨간건 아시죠?
가끔 해가 지거나, 뭐 안개가 끼거나 해서 가끔 애들 머리가 아예 다른 색이나 형태로 보일 수가 있어요.
글쎄요, 명확하게 말하기는 좀 그렇고.
뭐 노인 얼굴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애 얼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어쨌든 그런 날에는 애들도 좀 예민해지니까,
우리 안 쪽에 더러운게 보여도 그냥 멀찍이서 청소만 하세요.
가까이 가지 말란 얘기에요.
치워야할게 늘어나면 선임 사육사분들도 고생하시니까요.
대형 조류사 뒷쪽 건물이 맹금사거든요?
네네, 맞아요. 그 뭐 올빼미, 부엉이, 이런 개체들이요. 육식성 조류죠.
출입 이유가 뭐든 먹이용 병아리나 쥐. 꼭 한마리는 가지고 들어가셔야 해요.
올빼미 부엉이 구분법은 아시죠?
머릿깃이 있으면 부엉이, 없으면 올빼미입니다. 꼭 구분하실줄 알아야해요.
걔네 방사장은 평상시에는 불을 꺼놔요. 야행성조류니까요 애들이.
근데 방사장 출입할 때는 반드시 불 켜고 들어가셔야합니다.
그냥 일 하기 편하라고 그런 거에요.
이 개체들은 고개가 전후좌우 360도 가까이도 돌아가요.
처음엔 좀 놀랄껀데, 보다보면 적응 될 꺼에요.
개체들이 xx씨를 바라보는건 상관없어요. 뭐 새들도 누구한테 관심을 가질 수는 있으니까.
근데 방사장 들어갔는데, 고개랑 눈알이 바라보는 쪽이 다르다,
그러면 가지고 가셨던 먹이용 쥐나 병아리 던지시고 최대한 빠르게 우리 나오시면 됩니다.
실수로 불 켜는걸 깜빡했다, 그럼 뭐... 어쩔 수 없겠죠.
가지고 갔던 먹이가 좀 날쌔기를 빌고 비시는 수 밖에.
무사히 나오셨으면 올빼미사 부엉이사 팻말 바꿔놓으세요. 어차피 선임 사육사분들은 어디가 어딘지 다 아시니까요.
그리고 그날은 그냥 맹금사 들어가지마세요. 팀장님께 보고드리는거 잊지 마시고.
마찬가지로 xx씨가 맹금사 근무 들어갔을 때 부엉이사 올빼미사 위치가 바뀌어 있으면, 맹금사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진짜 꼭 들어가야겠다 싶은 일이 있으시면, 털옷 있잖아요? 뭐 후리스 같은거.
그런 거 입고 들어가세요.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덮어쓰되, 얼굴은 좀 남겨놓는다는 느낌으로.
색은 갈색에 가까울 수록 좋습니다. 그렇다고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이건 되게 가끔 일어나는 일인데,
가끔 맹금사 전등이 엄청 깜빡거릴 때가 있어요. 분명 어제 간 건데도요.
핸드폰 후레쉬 최대로 켜놓고,
지하 비품실 내려가서 '비상용 무대조명' 가져와서 켜주시면 됩니다.
과정 중에 큰 소리는 절대로 내시면 안돼요. 애들 청력이 정말 좋아서요.
후레쉬 켤 때 비행기 모드 같이 켜는거 잊지 마시고요.
무전기는 그냥 꺼놓으세요.
상황 설명하면 무전 못받았다고 책임 무시는 선임 분들은 없을 겁니다.
맹금사 나와서 좌측으로 난 길 쭉 따라 올라가면 펠리컨사가 나와요.
조류관에서 되게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개체에요. 대식이라고,
잘 챙겨주시면 xx씨에게도 분명 좋을꺼에요.
일반적으로 대식이는 물고기를 급여하고 있어요.
가끔 대식이가 먹이를 먹을 때, 턱 주머니가 비정상적으로 클 때가 있거든요?
그거 너무 쳐다보면 싫어하더라구요.
못본 척 해주세요. 그게 이로울 꺼에요.
뭐 안에서 목소리가 들린다거나 하실 수 도 있는데, 상식적으로 펠리컨이 인간을 먹지는 않잖아요.
아, 이건 그냥 제가 드리는 팁인데, 대식이가 식탐이 좀 많아요.
사료 말고도 간식 같은 거 종종 주시면 빨리 친해지실 수 있을꺼에요. 예.
대신 육류 들어간거. 그건 주시면 안됩니다.
뭐 말린 생선이나 어포나 그런 것 위주로 주세요.
주실 때에는 먹이용 살균기에 꼭 한번 살균했다 주는거, 잊지 마시구요.
냄새에 민감하니까.
너무 자주는 말고요. 저는 처음 대식이 담당했을 때.... 한 1주에 한번?
그것도 많다고 들켜서 혼날 뻔 했죠 뭐.
동물들이랑 친해져서 나쁠 건 없잖아요?
전래동화 보면 동물들이 꼭 목숨 구해주고 하던데.
...
뭐, 이 정도만 지켜주셔도 조류사 관리는 무난하게 하실 수 있을 꺼에요. 예.
아까도 말씀드렸잖아요? 여기가 일하기 제일 편한 곳이라고요.
다친 사람들도 다른 곳에 비해서는 거의 뭐 없는 편이기도 하고.
그럼 업무 한 번 같이 시작해볼까요?
거기 휴대용 무전기랑 장갑 챙기셔서 따라 나오시면 됩니다.
전 커피만 마저 마시고 따라 나갈게요. 앵무관 앞에서 기다려 주세요. 넵.
신안이었농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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