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 죄송합니다."

이런 문장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좀 오글거림

밑도 끝도 없이 죄송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걍 좆된 거 같은 상황이면

냅다 사과박고 다음 항목 넘어가니까 좀 짜친다고 해야하나

규칙 괴담의 재미는 '내가 이 상황에 처했을 때, 실제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있잖아

근데 갑자기 지시대로 잘 따르던 사람한테 죄송하대

암튼 뭔가 잘못된 거 같은데 미안하게 됐고 잘 죽어 이런 뜻이잖슴

그냥 무책임해보임ㅋㅋ 더 쓰기 귀찮아서 대충 넘긴 것 같고

규칙 괴담 많이 본 사람은 알 텐데

이런 식으로 죄송하다고 퉁치고 넘어가는 규칙서 너무 많아져서

이제 죄송하다 말해도 별 감흥 안 생김 하나도 안 무서움


이건 비슷한 맥락에서 별로인 건데

"만약 ~~했다면, 당장 자살하십시오"

이것도 생각해볼수록 별로임

만약 규칙서가 정말 생존자를 위해 쓰였다고 가정했을 때

이 문장은 '죽음보다 더한 무언갈 겪느니 자살이 낫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잖아?

근데 상식적으로 이 문항을 믿고 목숨을 버릴 생존자가 얼마나 되겠음

규칙 쓴 사람도 알고 있는 그 무언가를, 자기만 모르는 상황인 건데

알지도 못하는 무언가와 자기 목숨을 그렇게 쉽게 저울질할 수 있을까?

정녕 규칙을 쓴 사람이 정말로 생존자를 위하고 싶다면

칼로 목을 찌르십시오 환각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당장 뛰어내리십시오 꿈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거짓말이지만 죽음을 유도하는 방식을 쓰는 게 훨 자연스러움

아니면 차라리 죽는 것보다도 끔찍할 일이 무엇인지

짧게라도 설명을 해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되잖아

무언가에 붙잡히면 죽지도 못하고 영원히 다음 생존자를 사냥하는 신세가 된다던가

이런 거 설명해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규칙서를 쓴 사람이 정말로 생존자를 위했다면

이런 걸 꼼꼼하게 알려줬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지 않겠음?

애초에 이걸 쓴 사람은 대체 이런 걸 어떻게 안 건지도 모르겠는데

대뜸 자살하라하면 의심가는 게 정상임

나 같으면 그런 부자연스러운 규칙서는 절대 안 믿음

차라리 대화라도 통하는 상대를 믿지

그러니까 자살할 생각은 관두고 이 문 열어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