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는 본문에 적지 않는 게 학계의 정설 같아서 글을 따로 팠음.



쓰다 보니까 댓글에 담기에는 할 말이 좀 많아서...



갤에는 반말 쓰는 게 규칙인 건 알지만, 후기를 쓰다 보니 반말로 쓰는 게 더 이상하고 오글거려서 미안하지만 존댓말로 쓰겠음.



이번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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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샐러리맨 이규성 시리즈’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혹시나 완결이 나지 않아 몰아보기 위해 중간에 하차하신 분이 있으셨거나, ‘시간 내서 한번 읽어보겠다!’ 하시는 분께는 조심스럽게 정주행을 권해드려 봅니다.(글이 재미없어서 하차하셨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저의 역량 부족이기 때문에...)



※ 샐러리맨 이규성 시리즈는 막간도 다 읽어야 스토리가 다 이해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막간이라고 쓰지 말걸 그랬네요...





※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글을 완결까지 읽으신 분들만 읽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I) 작가의 소회



연우의 일기에도 숨겨놓았습니다만, 여러분은 에필로그의 규성이가 어떤 상태로 보이셨나요?



무사히 XX시를 탈출해서, 정말 그곳에 갇힌 연우의 소재를 알려주려는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고, 그들과 하나가 되어서 XX시로 연우의 언니마저 끌어들이려는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의를 보고도 눈을 감은 그의 행동이 과연 죄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여러분의 기준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요.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 작품은 제가 처음부터 장편으로 기획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단편으로 ‘쉐어하우스 해피 생존 매뉴얼’만 기획했다가, 캐릭터들이 자기 멋대로 더 써달라고 시위를 하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장편이 되어버린 녀석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장르에서 점점 벗어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잠깐 슬럼프도 왔었습니다.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장르가 아니었다면 조금 더 풀어보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고, 분량 조절을 위해 캐릭터 설정이 뒤바뀌어 버린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결국 ‘나폴리탄 괴담 갤러리’의 많은 분이 아껴주신 작품이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형태를 최대한 유지한 채로 갤에서 완결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낲갤러 여러분이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결말과 퀄리티였다면 좋겠네요.



사실 처음부터 치밀하게 장편으로 기획한 것이 아니기에, 여기저기 누더기처럼 땜질이 되어서 만족스럽지 못한 독자분들도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많이들 떨어져 나가셨을 테지요.



특히 ‘고해’ 이후로 조회수가 확 줄어드는 게 보였습니다. 사실 ‘고해’가 이 작품의 핵심 주제를 관통하는 파트라서 힘을 빡줘서 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기회가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조금 더 보강해서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도 생깁니다.



글을 읽는 것은 좋아했지, 제대로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닌 평범한 샐러리맨인지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니 너무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사실 글 자체는 완전히 처음 써본 건 아니고, 오래전에 망한 카오스 온라인이라는 게임에서 ‘라미안 왕국 이야기’라는 팬픽을 연재했던 적이 있습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물론 없겠죠?)



아무튼, 짧게 짧게 수많은 양질의 괴담이 올라오는 갤러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지 않으면 스토리를 이해할 수 없고, 연재 주기도 정확하지 않은 불친절한 글을 기다려주신 여러분 덕분에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저 다시 한번 압도적 감사를 표할 뿐입니다.





II) 작품에 대하여


처음 ‘장편으로 가자!’고 생각했을때는 매뉴얼 <-> 거기에 모순되는 상황을 막간에서 풀어내는 형태가 반복되는 작품으로 기획해보려고 했습니다만, 매뉴얼만 우후죽순 나오는 것은 작품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것 같아서, 지금과 같이 적당히 오만가지 나폴리탄적 요소가 짬뽕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댓글을 쭉 읽어 보니, 질문이나 인상적인 댓글이 있어서 몇 개 가져와봤습니다.



ㅇㅇ(106.101)혹시 쉐어하우스 멤버들 모티브를 7대죄악에서 따왔어? - dc App



-> 이 댓글을 보고 읽어보니,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필이면 사람 수도 7명이고, 뭔가 탐욕-예진, 나태-수아 음욕-연우로 이어지는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그렇게 모티브를 따오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에 글을 쓸 일이 생긴다면, 이런 종교적인 모티브 같은 걸 따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작가는 독자에게서 배우는 모양입니다.




츠루기) 꾸성이는 어릴적부터 소시민적이었구만


ㅇㅇ(39.120)규성이 전생에 왜군 길잡이였어..?? 왜 이리 삶이 고단해..



-> 눈치채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규성이의 모티브는 바로 저입니다.


작품을 1인칭으로 쓰다보니 감정표현이 제일 쉬운 게 스스로 이입해서 쓰는 것이었고, 배경도 제가 직접 경험해본 곳이 아무래도 고증오류 없이 쓰기가 쉬웠으니까요.



제 인생이 그렇게 순탄하지 만은 않았다 보니, 규성이에게도 저도 모르게 고통을 준 모양입니다. TMI로 이규성이라는 이름도 제 이름을 애너그램해서 만든 겁니다. 주인공이 제 분신 같은 녀석이라, 이게 어떻게든 완결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이 된 것 같기도 하네요.



덧붙이자면, 지희가 장애인으로 설정된 것도 어느 정도는 저의 경험에 기반한 것입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반에 지희 같은 지체장애인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수업시간에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교실을 한 바퀴 쭉 돌기도 하고, 오징어! 오징어! 하면서 자기만의 음으로 지은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규성이 같은 소시민이라서, 이 친구를 몇 번 챙겨줬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 아이는 지희처럼 괴롭힘을 당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기피하던 친구들은 물론 많았지만요.



그리고 이런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난 20년간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주’ 만화가의 사건을 접하고나니, 갑자기 어린 시절에 반에 있었던 그 친구가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래서 지희라는 캐릭터와, ‘당사자가 아니라면 잊어버리기 쉽다.’라는 이 글의 큰 주제 중 하나가 탄생하였습니다. 다른 주제는 물론 ‘착한 사마리아인’의 논쟁입니다.





쓰다 보니 후기도 길어졌는데,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도, 보다가 질책하고 떠나신 분들도, 모든분들께 그저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혹시나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면 이 글에 댓글로 달아주시면 답변드리도록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덕분에 용기를 얻어, 마음속 한 켠에 꿈으로만 간직해두고 있던 웹소설 작가에도 한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도전한다고 갤에 안 올 생각은 아니고, 지금처럼 시간이 나거나 영감이 떠오르면 종종 찾아와서 단편도 찍찍 싸고, 다른 분들이 쓰는 재밌는 글도 눈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3.10.28.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나폴리우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