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503야산 한가운데의 주택 숙박 규칙이걸 읽고 있다면 산 속에 너무 깊숙이 들어온 겁니다. 더는 탈출로를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운 좋게 저체온증으로 사망하지 않아도 다른 것에 목숨을 잃을 겁니다. 이 글에 적힌 내용만을 따라하세요. 1. 탈출로 대신m.dcinside.com
(이거 먼저 읽어야 함)
엄마.
오랜만에 엄마 생일이라서 언니네 집에 모여서 저녁 먹기로 했잖아.
나도 하나밖에 없는 언니 집 초대니까 용기내서 집밖에 나오기로 했어. 근데. 그랬는데.
히키코모리 생활이 오래되니까 사람 많은 데 도저히 못 가겠더라고. 그래서 대중교통은 도저히 못 타겠더라고.
대충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라면 사람이랑 부대낄 바에야 좀 걷고 말지 싶어서 사람 안 오는 산길을 통해 오는 걸 택했는데 길을 잃어버렸어.
똑같은 곳을 몇 번이고 빙빙 도는 것 같고 표지판도 안보이고 핸드폰 전파도 안 잡히고 나무도 이상한 계절감의 단풍나무같은 것만 보이더라.
무슨 팻말 같은 거에 흰색의 단독 저택을 찾으라고 했단말이야.
찾긴 찾았어. 지붕이 파란색이고 벽이 하얀색인, 정원에 작은 분수가 있는 단독주택인데 문을 두드리니까 안경쓰시고 깡마른 할아버지가 나오시더라.
절대로 가족이랑 귀신 이야기는 하지 말래. 그런데 묻는 말에는 모두 솔직하게 답해야 한대. 근데 엄마, 이 할아버지가 나에게 한 첫 질문이 뭔지 알아? 내가 무슨 용무로 산에 들어왔냐고 물었어. "어딜 좀 가야 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껄끄러워서 산길을 썼다"라고 말했는데 할아버지 눈썹이 꿈틀하고 어딜가는데? 라고 다시 묻더라. 솔직히 말하면 언니네 집에 가려고 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언니는 가족 이야기잖아. 가족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 난 도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 거야? 대충 둘러대서 아는사람 생일 파티 간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할배가 "말을 좀 똑바로 해. 아는 사람 누구?" 이러는 거야. 그래서 "김민지요..."이랬는데 정말 화난 목소리로 김민지가 누군데? 라고 묻는거야. 결국 언니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어.
차라리 처음부터 언니라고 솔직히 말한 후 화제를 돌릴걸 그랬나봐.
이도저도 아니게 대답한 탓에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에도 실패했고 가족이야기기를 안 하는 거에도 실패했어. 정말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건 너무 어렵단 말이야.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할배가 물어본 건 내 스웨터야. 어디에서 샀냐고 묻더라. 하지만 이 스웨터 엄마가 떠준 거잖아.
이 할아버지 자꾸 나한테 가족 이야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아. 이 이상 가족 이야기를 하면 정말 보관실이나 화장실에서 자게 될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결국 나는 할아버지가 나에게 질문을 더 이상 못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아아, 네, 스웨터! 아는 사람이 떠주었습니다! 근데 할아버지 그거 아세요? 이번에 "너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100명의여친" 애니화된다고해요! 제 최애캐는 나노쨩이고 차애캐는 카라네쨩인데 나노쨩은 쿨데레에 카라네쨩은 츤데레에다가 백합으로 먹을수도 있고..."
이런 방법이 그닥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건 알아.
근데 엄마.
나는 어쩔 수 없었어.
이대로라면 자꾸 가족 이야기를 하게 되어 버리잖아.
차라리 내가 아무 말이나 해서 가족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
"너를 너무너무좋아하는 100명의 여친" "내가 인기없는 건 너희들이 나빠" "믿었던동료들에게배신당해서 s랭크가 되어 참교육합니다"... 내가 아는 애니메이션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아서 당황했을 때 할아버지가 9시라고, 잘 시간이라고 하며 소파에서 일어나시더라.
나도 따라갔지.
너무 무서웠어. 가족 이야기를 해버렸고, 솔직하게 대답하지도 못했잖아.
할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계단으로 향했어.
2층 어디에 묵게 될까 궁금했는데....
2층의 아주 넓은 방이었어. 어떻게 봐도 드레스룸은 아니었고 (옷장도 옷도 없었으니까) 어떻게 봐도 서재도 아니었어 (책 한 권 없었어)
침대에서 잘 수 있는 유일한 방이라는 규칙서의 설명대로 조금 작은 사이즈지만 나무로 된 침대도 하나 있었어. 이불은 없었지만. 그리고 병풍과 향로, 나무로 된 상. 그 위엔 음식이 조금 차려져 있었어. 습기가 찼는지 곰팡이가 여기저기 올라온 벽에는 창문도 없고, 걸린 거라고는 아날로그 시계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화 액자가 걸려 있었어. 문을 열어 준 할아버지는 다시 문을 닫았어. 할아버지가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어.
나는 안심했어. 가족 이야기를 했는데도, 심지어 솔직히 대답하지 않으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좋은 방에서 잘 수 있구나 싶어서. 여긴 아침이 될때까지 나오지만 않으면 안전한 곳이잖아. 그리고 규칙서에 따르면 2층 침실을 내주는 경우가 굉장히 적다는데 이런 행운이 있나 싶어서.
나는 일단 침대에 들어갔어.
그런데 엄마.
왜 자꾸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거야?
왜 자꾸 웃는 소리가 들려?
벽에 걸린 저 시계는 왜 6이랑 12의 자리가 바뀌어 있는 거야?
벽에 걸린 저 예수 그리스도의 성화는 왜 "순교하는 성 베드로"라고 적혀 있는 거고?
뭔가 느낌이 지하실로 간거 같은데 왜 2층으로 착각한거임?
화자의 상태가 인지오염된거임. 아래쪽이랑 위쪽이 뒤집힌 느낌으로 인지오염됨.
그러면 이제 엿된건가?
안타깝게도 그러함....
근데 순교하는 성 베드로가 무슨 특별한 의미가있음?
니가 생각하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를 거꾸로 뒤집은 게 순교하는 성 베드로임.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면 성 베드로는 역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처형됨. 시계의 6이랑 12 자리 바뀐거랑 비슷한 거임.
화장실은 엄청 좋은방아님?? 보관실보다 몇배는 나은데 글고 가족, 귀신 얘기 하면 보관실로 가는거 아닌가 지하실행 ㄷㄷ
씹덕에겐 죽음뿐..
베드로가 역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하셨고 6, 12 거꾸로 뒤집힌거 보면 2층처럼 보이는 지하실로 간건가...? 언니 얘기만 안했어도...
그렇게 잘 자고 나왔습니다
아이디어는 재밌는데 말투가 너무 오글거림…
당연하지 화자가 히키코모리 n년차 오타쿠인데 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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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오타쿠니까 걍 커뮤친구라 하지 유도리가없네
아 할아버지도 씹덕인데 오랜만에 같은 취미 가진 사람 만나서 할아버지랑 애니보면서 밤샘 씹덕토크 하는거 기대했늨데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