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스산한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그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들어갑니다.


가슴속에 하나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새벽이 안오는 까닭이요,

새겨질 공간이 차오르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숨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사나이가 시퍼러둥둥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몸을 담그고 사지며 목을 잡고 있습니다.

들어가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미워집니다. 도로 힘을 주니 사나이도 그대로 잡습니다.


나는 무엇인지 무서워

이많은 별빛이 내린 우물아래

그 사나이를 잡아보고,

물로 가라앉혀 버리였습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흐르고 구름이 밝고 떵이 접히고 싸늘한 바람이 떨어지고 계절이 없고 추억처럼 헤일 별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