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상해진 건지,
아니면 실제로 무언가 바뀐 것인지 분간이 안 간다.
정신을 차리면 그 사이 기억이 끊겨 있을 때도 많다.
어느 쪽이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 확실했다.
처음에는 A와 갔던 식당의 이름을 서로 다르게 기억했고,
며칠 뒤에는 A가 몇 년째 준비 중이던 시험을 잊어버렸다.
그날 A의 목소리는 원래 이랬나 싶을 정도로 불쾌하게 들렸다.
또 며칠이 지난 뒤에는 A가, 그러니까 A가 전화로 나에게 턱이 아프다 그랬었는데
실제로 만났을 때에는 눈알 한 쪽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고
그래서 어쨌더라? 각막을 긁어줬었나? 긁어주기를 원했나? 내가 긁어준다 그랬나?
아냐 턱이 진짜로 아프대서 주먹을 넣어줬던 것 같기도 주먹이었나?
주먹이 아니고 팔뚝이었나? 머리? 머그컵? 머리카락을 씹으라고 했나?
그래서 턱이 아프면 턱이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A가 그랬는데 내가 준비하던 시험, 그러니까 2주 전부터 몇 년 동안 준비하던
시험이, 그게 의사 자격증을 따는 시험이었는데, 자꾸 내 말을 안 믿고
본인이 맞다고 우겨대는 통에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A랑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카페에서 소리 지르는 사람? 사람이었나?
더 즐거웠을 텐데? A의 목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서 살점을 뽀득거리게
만드려면 락스물을 부어야 한대서 근처 공중 화장실에서 들고 왔어요
다음 주에는 만약에 A랑 시험을 치러 간다면 환자를 A랑 정하기로 해서
나는 안 하기로 했는데 만약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대신 역할을 맡아준다면
그걸 보고 있는 당신은 잔혹하게 죽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래서 고민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진짜 병원에 가봐야 되나 싶다.
병원에 가면 살점이 뽀득거리는 사람들이 시험을 치고 있을 거예요 환자보다는 간호사 역할이 더 즐겁고 의사 목소리는 머그컵을 씹으면 환자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ㅎ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