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우리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자네도 알겠지만 알프레드 영주 님의 치하에서 그곳은 번영을 누렸다네
하지만 호부견자라는 말을 아는가? 모든 것은 영주 님의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됐네
소니 빈 알프레드, 선대 영주 님의 하나뿐인 아들이자 후계자였던 그 괴물 말일세
소문으로는 그 아이가 태어나던 날, 아이를 받는 하녀들이 기겁을 했다고 하더군
그것은 인간의 형상을 한 것이 아니었고 이질적인 무언가였다 하더군
놈의 외형이 다른 이들과 달랐건 어쨌건 영주님은 자식을 사랑했네
그리고 그런 외모 때문인지는 몰라도 소니 빈은 성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었지
성 안에서도 그의 모습을 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라더군
대신에 소문은 날이 갈수록 무성해져만 갔어
고작 12살에 기사단장인 클리포드 경을 바닥에 내동댕이 칠 정도의 괴물이었다더군
처음에는 헛소문이라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다음 날 클리포드 경의 멍투성이 얼굴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지
성정은 어찌나 포악한지 그것은 무엇이 됐건 죽이고 싶을 때 죽여야 했고 먹고 싶을 때 먹어야 했네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때가 되면 영주성으로 끌려가게 되었지
뭐, 그래도 영지는 나름대로 굴러가긴 굴러갔어
백년의 치세가 만들어놓은 풍요가 어찌 하루아침에 무너지겠나?
사람들은 영주 님의 사랑이 그 괴물의 ....
뭐?
마을 사람들은 왜 끌려갔고 어떻게 됐냐고?
내가 말했지 않은가
그것은 죽이고 싶으면 죽여야 했고 먹고 싶으면 먹어야 했다고
하지만 영주님은 세월을 못 버티고 돌아가시고 말았지
소니 빈 그 괴물이 뒤를 잇고부터는 폭정은 날이 갈수록 심해젔어
결국 선대 영주님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기사들조차 다수가 등을 돌리고야 말았네
횃불이 밤의 어둠을 밝히고, 성난 민중들은 알프레드 성채로 진격하였지
성안으로 들어선 이들은 그곳의 끔찍함을 입에 담기도 꺼려 했어
그나마 묘사할 수 있는 거라곤 갈고리나 사슬 따위에 걸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고기와 창자 덩어리들
그리고 수많은 뼛조각들이 쌓여서 이루어진 탑이 보여왔다더군
자네도 이게 짐승이나 물고기의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
그 아비규환의 지옥과도 같은 모습은 민중의 가슴에 더욱 큰 불을 짚였네
이미 성 안에 소니 빈의 가신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았지
그들은 무서운 기세로 몰고 들어갔고, 이윽고 누군가가 소리쳤다 하더군
"소니 빈을 발견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더군
인간의 덩치가 아니었다.
아니다 평범한 사내의 덩치였다.
염소의 뿔이 달려있었다.
아니다 그건 황소의 뿔이었다.
피부가 붉은색이었다.
아니다 피부는 보이지 않고 털이 짐승처럼 무성했다.
뭐, 사람들의 증언은 모두 달랐어
어쨌든 그것은 도망치기 시작했고 민중은 그 괴물을 추적했네
결국 그것은 막다른 방으로 들어섰고 궁지에 몰렸지
모두가 각오와 결의를 다지고 문을 연 순간
안에 있어야 할 소니 빈은 어디에도 없더군
틈이나 개구멍, 비밀 장치 따위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주변을 샅샅이 뒤젔지만
그야말로 빈 방이였다 하네
단 하나의 특이점은 그 방 안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었지
사람들은 거울 앞에 섰어
누군가는 거울로 들어가려 했고 누군가는 거울을 마주하였지
뭐, 결국 그건 거울이었어, 아무도 무언가를 발견하진 못했네
사람들은 소니 빈의 목을 포기한 체 결국 마을로 내려오게 되었네
이상한 일은 그다음부터 시작되었지
성에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 미치기 시작했다는 거야
하나같이 "나는 진실을 깨달았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말이야
누군가는 자식을 잡아먹었네
누군가는 노모를 찔러 죽였네
마을은 점차 불길에 휩싸이고 알프레드 성채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갔지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이 뭉쳐 막아보려고도 하였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시작된 지옥은 막으려 해도 막을 수가 없었지
결국 나와 같은 이들만이 마을을 도망쳐 나와 목숨을 부지했네
이게 내가 아는 진실일세
자네는 허리에 찬 검을 믿고 그곳으로 갈 생각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날의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소니 빈은 무엇이었으며 사람들은 무엇을 봤는지 말이야
성채의 비밀을 밝혀 내고 세상으로 돌아온다면 자네는 영웅이 되어 있을 태지
자네의 무용담은 롤랑의 노래나 아서왕의 이야기처럼 전설로 남을 거야
하지만 알아두게, 내가 살아남은 건 그날 성채로 향해가지 않은 겁쟁이였기 때문이네
나와 같은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겐 진실은 약이 아닌 독이 되지
호기심과 용맹함을 접어두는 것 만이 오래도록 평화를 얻는 비결이란 말일세
자네는 정말 자신이 그런 영웅들이라 생각하나?
진실이란 모르는 것이 약이 될 수도 있네
이왜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