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부디 침착하시고 조용히 들으세요.
여긴 병원이고,
당신은 구조되었습니다, 버나드 씨.
앞이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 여기 있습니다.
당신이 본 것을 천천히 떠올려보세요.
그것은 두발로 걸었나요? 혹은 여덟다리로 기었나요?
아, 다리가 없었나요?
그렇다면 두 팔로 전신을 지탱했겠군요? 알았습니다.
눈은 있었나요?
코조차도 없었군요.
입만은 두개였다고요? 사마귀의 그것과 비슷했나요?
세로였다고요? 어떻게 세로였나요?
네?
미안해요, 저는 영화를 잘 보지 않아서.
그것은 당신을 싫어했나요?
명백히 증오했군요. 이유를 생각해내실 수 있으신가요?
포식자, 라고요?
아, 사냥이 목적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알았습니다. 하긴 입만 두개인 괴물의 목적이란건 그런 것이겠죠.
추우신가요?
미안합니다, 라디에이터가 고장난 참이라.
제 가운이라도 둘러드릴게요.
좀 낫나요?
네, 나중에 간호사에게 새 침대와 담요를 부탁할게요.
피부는 창백한 흰색이군요.
전신에 털이 없었고,
가죽과 뼈로만 이루어진, 인간의 상체를 가졌어요.
방금 제가 말한 내용이 맞나요?
그것에 의해 눈이 파였을 때,
고통이 없었나요?
정확히 떠올리셔야 합니다.
네,
아프셨군요.
여전히 아프시고요.
다른 물린 곳..은 어디죠?
너무 움직이진 마세요. 제게 보여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서 그곳의 옷자락만 헐렁했군요.
유감입니다.
지금 기분은 어떠신가요?
두려우신가요?
여전히?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름을 붙여봅시다.
사람은 현상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고 해요.
괜찮습니다. 얘기해보세요.
저는 훈련받은 상담사입니다.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비웃지 않아요.
꾸물대는 작은 유기물에게 처음으로 예쁜꼬마선충이라고 이름 지은 사람을,
이제와서 유치하다고 비웃지는 않잖아요?
네?
네, 알았습니다.
직관적이군요.
아뇨, 좋습니다. 딱 좋아요.
욕설은 자극적이지만 긴장감을 해소해 주죠.
자,
버나드 씨, 이제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당신의 입으로 그 이름을 말해주시기 바랍니다.
크게.
더 크게.
아예 소리를 질러 보시겠어요?
필요한 절차입니다.
당신이 증오하는 만큼,
당신이 두려운 만큼,
그것을 불러보세요.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계속해서...
아,
이제야 왜 그가 세로라고 말했는지 알겠네요.
저 괴물에게 귀가 있어서 다행이야.
상담사가 인간이 아니었던 건가? 잘 이해가 안 되네
인간이란 가정하에 쓰긴 했음. 예컨대 부상자가 묘사한 포식자 뭐시기를 화자도 괴물이라고 하고 있기도 하고
ㅇㅎㄱㅅㄱㅅ
해석달아줘
별거 없음. 버나드가 진짜 구조(혹은 자력생환)된 상태인지 아니면 화자가 구조되지도 않은 상태인 버나드한테 개구라 치고 있는건지에 따라서 읽히는 상황이 달라질 것임
한가지 확실한건 화자는 버나드 목숨 따위에는 관심 없다는거임
내가 살기 위해 유일하게 매달릴 수 있는 인물이 나를 구조해줄지 아닐지 모르는 공포... 잘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