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포인트는 교도소같은 느낌이었음. 누군가와 함께 교도소 수감실같이 긴 회색 복도를 걸으면서 꿈이 시작됨. 근데 우리 둘 다 옷도 평상복이고, 그 사람도 덤덤하게 어떤 회색 방의 문을 열어서 안으로 안내해줌.

근데 교도소는 보통 막힌 벽이 아니라 창살이고, 문도 창살문이잖아? 여기는 벽이 온통 창문 없는 회색 벽이고, 문도 창없이 동그란 문손잡이만 하나 달린 회색 철문이었음. 

날 데려온 사람이 덤덤하게 "여기가 낲붕씨가 지내실 방이에요. 한번 둘러보시죠." 하길래, 방 안을 봤는데 방이 기이하게 가로로 길더라.

천장 높이는 한 3미터 정도로 약간 높고, 문에서 마주보는 벽에 똑같은 회색 문이 있는데 거리가 한 5미터도 안 되었단말임? 근데 가로 너비가 최소 50미터는 되는 느낌으로 엄청  멀어서 우측 벽 끝이 보일랑 말랑하길래 되게  희한한 넓은 공간이라고 생각했음.

그 길다란 방 안에는 평상복 입은 평범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거나 서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었음. 조용히 있는 사람들이 많긴 했는데, 마주보고 바닥에 앉아서 담소를 나눈다거나 서있는 무리들도 있긴 했음.




날 데려온 사람이 방 한 켠에 있던 어떤 작은 여자를 데려오더니 "낲붕씨한테 여기 생활을 알려 줄 분이세요." 하고 인사를 시킴.

나는 얼떨결에 안녕하세요 하고 어버버 했는데, 키는 155정도에 되게 작고 머리는 땋았는지 중간 가르마가 기억에 남는 젊은 여자였음.
여자는 별 말 없이 큰 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올려다 보기만 함. 좀 무안했는데 어느새 날 데려 온 남자가 사라지고, 그 사수 개념같은 여자가 마지못해 안내를 해 주기 시작했음.

우측 공간은 길쭉한 방이라고 했잖아? 근데 내가 들어온 문의 좌측공간은 바로 좁은 독방이 2개 맞닿아 붙어있는 구조였음.

먼저 내가 들어온 문의 바로 좌측에 있는 첫 번째 방을 보니 회색 벽, 회색 문으로 이루어진 한 평 남짓한 독방이었음.
차이점은 독방문이랑 독방벽에 작은 창문이 있었고, 안에서 잠글 수 있었다는거임.

사수가 독방에 대한 별다른 얘기는 없이 그냥 길쭉한 방에 대해 대충 여기서 낲붕씨가 지내면 되네 어쩌네 건성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던 여자 무리가 왁자지껄하게 시끄럽게 얘기하면서 다가왔음.

"우리 ㅇㅇ이는 신입이니깐! 아직 어리니깐 독방에서 지내자!" 하고 호쾌하게 여자들이 얘기하더니 어떤 중고딩 같은 여자애 하나를 독방으로 데리고 감.
걔는 자기 베개인지 뭔지를 안고 수줍게 들어가더니, 이내 독방 천장 불을 켜고 문은 열어 둔 채로 조용히 들어가 있더라.

대충 분위기를 보아하니 신입이거나 몸이 안좋은 약자한테 그 독방을 주나 보다 싶었음. 근데 나는 나이가 있긴 해도 어쨌거나 방금 온 신입이잖아? 그래서 나는 독방 안주냐고 사수한테 물어보려고 돌아봤음.

근데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털려서 그냥 혼자 여기저기 둘러봐야겠다 하고 반대쪽 옆을 봤는데,  독방이 두개라고 했잖음?

여자애 독방이랑 바로 붙어있는 다른 독방은 문이 닫혀있고 작은 창으로 보니 내부가 깜깜하더라고.
그래서 혹시 빈 방인가 싶어서 슬쩍 그 독방문에 난 작은 창 안을 들여다 봄.


근데 누가 그 안에 서서 날 노려보고 있었음.


눈이 마주치자마자 화들짝 놀래서 나도 모르게 꾸벅 목례를 하고 돌아서는데, 언뜻 봐도 나이 지긋한 아저씨뻘의 사람이 불꺼놓고 선 채로 눈이랑 정수리까지만 보이는 창 밖을 노려보고 있었음.
옆 독방이랑  사뭇 다른 분위기에 기분이 이상해서 애써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기로 했음.




근데 시끄럽게 떠드는 무리 소리가 들리는데, 뭔가 자세히 들을수록 이상한거임.

서로 크게 자기 자랑을 하고 있는데, 뭔가 좀 상식적이지 않은 자랑이었음.
예를 들어 "나는 계곡에 서서 소리를 제일 잘 질러!"(뒤에 나옴 ㅅㅂ) "아 나만큼 빠른 사람은 없지!" 하고 저마다 자기가 잘 하는 특정 분야 얘기만 시끄럽게 하고 있었음.

그리고 어떤 애들은 특히 평상복이 아니라 무슨 코스프레나 힙찔이처럼 되게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음. 마치 일부러 방에 있는 사람들 속에서 튀려는 것처럼.
나는 그냥 청바지에 티 하나 걸치고 있었어서 우리가 죄수는 아닌가보다 싶긴 했는데, 갈수록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 의심되기 시작했음.




그러더니 갑자기 다들 어디론가 우르르 이동하기 시작함.
멀리서 안내방송이 나오는 것 같긴 한데, 잘 안들려서 나도 일단 인파속에 섞여서 방 밖을 나와 회색 복도를 걸어 나왔음.

복도 끝 문이 의외로 야외로 통했는데, 되게 넓은 숲속 야유회장같은 느낌이었음. 큰 홀같이 둥근 바닥이 넓직하게 깔려있고, 그 주변에 강이 둥글게 감아 흐르는 그런 배경이었음. 아까랑은 완전 다른 자연  배경이었는데, 또 특이한 점이 있다면 수감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둥근 바닥의 앞쪽에 그 바닥보다 몇 계단 높은 층에 어떤 근엄한 사람들이 일정 간격으로 앉아 있었음.

한 열 명 좀 안된 거 같은데 그걸 보자마자 딱 느껴졌음. 저사람들이 여기 관리자이거나 평가자인가보다.
알 수 없는 위엄이 있었는데, 그 둥근 바닥에 수백의 사람들이 자연스레 오와 열을 대충 짜맞추며 서기 시작함.

근데 어쩌다보니 내가 거의 맨 앞줄 맨 오른쪽에 떠밀려 서게 된거임 ㄷㄷㄷ
어? 너무 앞에서 잘보이는 위치 아닌가? 하는데 이미 인파 속에 숨거나 줄을 바꾸기 어려운 상황이 됨...
주변이 조용해지더니 여기 저기 스피커를 통해 어떤 여자 목소리가 울려퍼졌음.







"지금부터, 본인의 죄에 대해 큰 소리로 고백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코너를 대충  [죄 고백하기] 라고 이름 붙이겠음.



여자 목소리가 끝나자 마자, 갑자기 사방에 퍼져 있던 수백명의 사람들이 여기저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함.  그  계곡에서 소리를 제일 잘 지른다는 그 새끼 목소리도 고래고래 섞여서 울려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내 혼자 패닉해서 어버버 거리는데, 가까이 앉아있는 관리자들이 정색하고 내쪽을 쳐다보고 있는게 느껴졌음.

에라 뭐라도 해야겠다 하고 "제... 제 죄는.." 하고 중얼거리며 운을 떼는데,
내 바로 왼쪽에 서 있던 놈이 무슨 108배 하듯이 계속 앞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못했습니다!! 그때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면서 열라 빠르게 외치면서,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절을 하는거임.

얼떨결에 나도 같이 엉거주춤 바닥으로 머리 박으면서, "저ㅡ저 제가 수건을 제대로 안 걸어놔서ㅡ 죄송했습니다!!!!" 하고 되는대로 시끄럽게 지껄이기 시작함.
그냥 내가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고 옆엣놈 따라서 소리지르고 계속 허공을 향해 머리 열라 박음 ㅋㅋㅋㅋㅋㅋ 어차피 주변이 다 아수라장이었어서 누가 뭐라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 않으니까 그냥 시늉만 어찌저찌 한 10분 넘게 한 것 같음.




그렇게 그 코너가 끝나고, 옆자리 놈도 무릎을 털고 조용히 일어나길래 어휴 끝났나보다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뒤를 돌아봄.

근데 확실히 시작 전보다 사람이 군데군데 줄어있었음.

어떤 기준으로 무슨 방식으로 사라진건진 내가 맨 앞줄이라 못보긴 했는데, 확실히 사람이 줄은 느낌이라 영문은 몰라도 "어,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ㄷㄷ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계속 끝까지 아무 말 없이 앉아서 내려보기만 하고 있더라.




그때가 오전시간이었는지 바로 점심 시간이라며 우르르 식당으로 이동함.

구내식당같은 넓은 곳이었는데, 특이하게 배식을 나랑 같이 수감된 역할의 사람들 중 임의로 선택된 열명 정도가 진행해 주는 방식이었고, 매번 바뀐다고 했음.

다들 이 방식이 익숙한지 배식 당번들이 되게 밝게 "맛있게 드시고 힘내세요!" "점심 드시고 다음 행사도 화이팅입니다!" 같은 인사를 해주면서 배식을 해줬음.




점심이후에 다른 행사가 또 있다고? 아까같은 이상한 행사?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서 식판 든 상태로 불안해짐;; 마침 근처에 배식 받고 테이블 자리로 이동하는 사람들 중에 문득 같은 방에 있었던 것 같은 형 뻘의 남자가 있길래 무작정 다가갔음.




"저, 죄송한데..  혹시 이 이후에 뭐 하는지 아세요?"

식판 든채로 갑자기 말 거는 나때문에 그 남자가 살짝 흠칫한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뉴비다 싶었는지
"네, 식사 이후에 짧게 얘기해 드릴게요." 하고 예의 있게 얘기하고 돌아서더라.

그러나 이미 불안감 100배 된 나는 예의고 나발이고 뭔가 무서워져서 바짝 붙은 채로  "저 진짜 죄송한데 너무 궁금해서 최대한 일찍 듣고 싶거든요... 혹시 식사 조금 일찍 하고 얘기 나눌 수 있을까요??" 하고 붙잡고 닦달함.

그러더니 그 형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슬쩍 귓속말로
"여기서는 얘기 못해요. 최대한 빨리 먹고 조용한 곳에서 얘기하시죠." 라고






[기억 소거]


[기억 소거]


[기억 소거]


[기억 소거]


[기억 소거]










드디어 밤이 되고, 동료 한 명이랑 같이 담소를 나누면서 회색 건물 밖을 나왔음.

건물 바로 옆 4차선 도로가 있었는데, 마침 집 가는 초록색 일반 시내버스가 오고 있었음. 옆사람이랑 같이 버스 앞문으로 승차함.

근데 막상 타고 나니, 내부가 엄청 어두운거임. 그리고 뭔가 좌석 배치가 이상함.
타기 전엔 분명 초록 시내버스였는데, 타고 나니 일반 봉고차같은 긴 화물차의 내부인거임 ㄷㄷ

맨 앞에는 운전기사가 아무 말 없이 깜깜한 운전석에서 앞만 보고 묵묵히 운전하고, 다른 봉고차 시트에 먼저 앉아있던 승객들도 잔뜩 굳은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었음.

같이 탄 동료랑 나도 어찌저찌 비집고 착석했는데, 서로 말없이 한 번 쳐다보며 아 이거 잣됐다 하는 눈빛을 주고받음.




그렇게 침묵 속에서 봉고차가 직선로를 달리고 있는데,  저 앞에 T자 형태의 양방향 갈림길이 나옴.

이때 갑자기 나도 모르게 '왼쪽으로 가야 한다. 이 차 오른쪽으로 가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음. 마치 집가는 길이 왼쪽이고, 반대쪽으로 가게 되면 큰일이라도 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음.

다행히도 봉고차는 좌회전을 했고, 좌회전을 하자마자 갑자기 봉고차 내부에 불이 환하게 켜짐 ㄷㄷㄷ

그러더니 주변  사람들도 다들 한꺼번에 웃고 떠들기 시작함. 이쪽 방향으로 와서 너무 다행이라고, 나는 일부러 물을 안 마시고 왔다느니, 나는 마실 물을 들고 차에 탔다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안심하고 있었고, 곧 나온 정류장에서 나랑 동료, 몇몇 사람들이 자연스레 내리며 꿈에서 깸.








오늘 새벽에 꾼 꿈인데 낲갤 정주행하다보니 별 희한한 꿈을 다  꾸네 ㄷㄷ
중간에 기억소거 부분만 진짜 깔끔하게 끊긴 채로 기억이 안 남.

대체 오후 행사는 무슨 행사였으며
난 어떻게 살아남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