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쯤인가, 게임하고 유튜브 보느라 밀려버린 수학학원의 숙제를 하고 있을때 일이었다. 4등급대 정도에 머리도 그리 비상하지도 않은 나에게 있어선 밀려오던 자극의 허리를 억지로 잘라내고 그 틈새를 고리타분하기 짝이 없는 지식으로 채워넣으려니 나로썬 도저히 그 지루함을 감당하지 못했다.
10분정도 가만히 멍때리다가 음악을 들으며 진짜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이어폰을 찾으려 방 안 이리저리를 뒤져보다가 침대위의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천장 위는 보지마'
언제 이런 쪽지가 올려져있던걸까, 오싹함이 등줄기를 타고 흘려내려선 발끝이 쭈뼛서는 기분이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친구가 가방에 몰래 넣어놨던 종이가 흘러나온건가?', '가족 중 누가 장난삼아 올려놓은건가?'
... 점점 잡생각이 많아지다가 결국 쪽지는 대수롭지 않은 존재가 되었고 그 종이를 대충 뭉개접어선 쓰레기통으로 던져넣었다. 께름칙하니 일단 천장은 보지 말아어겠다고 생각했다
"아, 이어폰 찾으려 했지" 원래의 목적이 떠올랐고 이어폰을 찾으려 방 곳곳을 둘러봤지만 이어폰은 아무데도 없었다, 분명 저녁 먹기 전 책상위에 놔두지 않았나? 사소한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휴대폰을 켜 이어폰 찾기 기능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이어폰은 침대 밑 저 끝에서 발견되었다.
몇 분 정도 침대아래서 이어폰을 꺼내는 고생을 끝낸 뒤 책상에 앉아 마침내 공부할 준비를 끝냈다. 그리고
'누가 이어폰을 침대밑에 두었을까'
라는 문구가...
...
씨발 뭔가 잘못됐다. 내가 공포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되는거란 말인가? 비현실적인 상황이 눈 앞에 닥치니까 이성적 사고회로는 그 작동을 멈추고 두려움만이 온몸을 거칠게 사로잡아 버렸다.
다시 한 번 생각이 들었다. '그래, 분명 이어폰은 책상위에 뒀었는데 그렇다면 누가...' 더 이상 가족의 짓이라곤 생각되지도 않는다 확실하다
귀신이다.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그와 비슷한 것이 방 안에 있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등 뒤에서 뭔가가 철푸덕 하고 떨어졌다. 소스라치게 놀라 돌아본 뒤에는 고약한 냄새를 풍겨대는 살점 덩어리가
'귀신은 네 방에 없다'
라는 문구를 띄고있다. 이미 영리하게 상황을 타개 할 수 있는 방법은 새까맣게 지워지고 대신 그 자리엔 귀신만이 차지하고 있다.
'귀신이 내 방에 없다고? 그럼 이 상황은 대체 뭐지?', '아니, 귀신이야. 그것만이 이 현상을 이해시킬 수 있어', '귀신은 대체 왜 날 노린거지?'
또다시 문구가 올라온다. 이번엔 벽이다
'귀신은 침대밑에 없어'
아니다. 침대 밑이다. 놈은 침대 밑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귀신은 장롱안에 없어'
'귀신은 벅 안에 없어'
'귀신은...'
'귀신...'
...
난 이미 수없이 밀려오는 공포감에 간신히 의식만을 가진채로 그 자리에 기절한다. 그렇게 우연치 않게 쳐다봐버린 침대 밑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 하하하하.... 하하!
그래! 다 환상이었어! 애초에 그딴게 있다고 믿으니까 되도 않는 감정에 휩쓸려 버린거야! 봐봐! 옷장에도, 책장에도 샅샅이 뒤져봤지만 그런건 없어! 지금 이 상황 전체가 내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이뤄진 해프닝이었던 거야!
일단 공부 할 기분은 아니니까 잠이나 자자, 내일 학교가서 노가리 깔 거리나 하나 더 생겼네. 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렇게 불을 끄고 침대 위에 누워 유튜브 쇼츠를 한 시간 정도 보고있었다. 생각없이 자극에 눈을 맡긴채로 무심히 스크롤을 내리다 검은 화면에 단어 하나만이 떠올랐다.
'천장'
천장... 근데 천장엔 뭐가 있길래 보지 말라 했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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