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김정은은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 뜻도 거스르고 정권 유지를 위해 통일이라는
민족적 대의명제를 스스로 거부한 민족반역자, 타도의 대상으로 보이는데 통일을 원하는
국민들이라면 다 동의할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정은이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통일 노선을 유지할 기약조차 없어보이는데 한국 정부 및 언론, 시민단체, 민간에서 더더욱
통일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여 북조선 동포들이 통일에 대한 열망을 계속 갖도록 노력하고
통일을 이룰 수 있게 만드는게 현실적인 방안이 아닌가 싶네요.
북이 통일 노선을 변경하게 된 배경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북은 2019년의 하노이 노딜 이전까지는 핵무기를 협상 카드 삼아 남북미관계 정상화와 '국제사회'로의 복귀를 타진할 의사가 있었던 걸로 사료됩니다. 실제로 남북회담을 전후하여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전향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죠. 다만 그 조건으로 제시했던 한미연합훈련을 위시한 군사적 위협 종식이 이행되지 않자 모든 기대를 거두고 핵전력을 토대로 한 자력갱생 및 대남, 대미 적대노선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북의 입장에서는 남한과 미국이 자신들의 안전보장 요구에 조금의 진정성도 보이지 않았다고 여길 여지가 충분합니다. 미 주류 정치권은 관성에 따라 북미관계 개선에 각종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역시 북미회담에 보여주기식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한미워킹그룹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대북정책을 자주적으로 추진하지 못했고, 한미연합훈련 및 국방비 증강을 지속하며 북의 위기의식을 자극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화전양면술이지 않나 싶습니다)
음 그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네요. 근데 자력갱생 및 대남, 대미 적대노선은 원래부터 북조선이 줄곧 유지해온 정책이 아닌가요? 기존의 통일 정책을 포기하지 않은 채 유지하는 선택지도 있었을텐데, 어째서 그 소중한 통일 노선마저 폐기한건지 아직 이해가 안 갑니다.
예상컨대 북은 남한이 대미종속적 적대행위와 흡수통일론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리라 판단하고 일말의 미련을 거둔 듯합니다. 기대를 걸었던 민주정부마저 큰 틀에서 다를 바가 없었으니 실망감이 더욱 컸겠지요. 북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게 무엇인지, 그들이 다시금 통일이라는 의제를 선뜻 받아들일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이 지독한 경색 국면을 해소하고 냉전적 분단체제 극복의 실마리를 모색하려면 우선적으로는 미제의 주구로서 전쟁책동을 일삼는 현 집권세력을 타도해야 할 것이고, 종국에는 미국의 패권전략에 휘둘리지 않고 분단문제를 오로지 우리 민족의 총의에 따라 풀어나갈 수 있는 자주적 외교역량을 갖춰야만 할 것입니다.
동의합니다.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서 일단 벗어난 후에야 통일이든 무엇이든 논할 수 있겠네요.
대미종속에서 벗어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북을 동등한 상대로 인정한 뒤라야 말씀하신 대로 최소한의 논의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그런다고 곧장 통일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언제고 전쟁이 터지거나 강대국들의 이해에 휘말릴 수 있는 작금의 냉전적 분단 현실을 결코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