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올린 관함식 후기에도 언급했지만.당시 백두산 함 갑판사 어르신의 인터뷰 자료를 장문으로 써 놨는데...지금 해군 블루페이퍼는 대학생 기자단 기사를 안 받고 있는지라.
해군 홈피에 올리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단은 사적으로 검수 안 받고 쓰는 인터뷰 글이라.어르신 신상을 자세히 적어도 될 지 모르겠다.
일단 이 분의 약력은 해군 예비역 준위. (당시 일등 준위)
1948년 조선 해안경비대에 이등 수병으로 입대하신 후 백두산함에 승조하여 한국 전쟁이 끝날 때까지 갑판원으로 복무하시다,이후 전쟁이 끝나자 해군 학교(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안 남)에 입교하여 준사관 교육을 받고 갑판 준위로서 육상 근무를 하시다가 60년대에 전역하심.
이하 내용은 당시 나눈 대화를 채록한 것.키워드만 채록하여 기억에 의존하다보니 일부 내용은 약간 다를 수도 있음.보면 알겠지만 멍청한 질문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아서 죄송스럽다...
- 아,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사학을 전공 하고 있는 해군 블루 페이퍼 대학생 기자단의 오현석이라고 합니다. 음, 당시 상황에 대해 몇 가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뭐, 기억나는 만큼 답해주겠네.
- 우선 한국전쟁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 백두산 함에 대해서 좀 듣고 싶은데요.
사학도라면 나보다 더 잘 알 것 같은데 말이야. (웃음)
음, 내가 입대했을 당시에는 해군이 아니라 조선 해안경비대라는 이름이었는데,그 때 손 제독이 포가 달린 전투함을 사자고 해서 대원들이 성금을 모았지.적은 월급이었지만 1할 씩 보탰어.
이승만 박사가 모자라는 값을 채워주고, 홍 여사도 삯바느질로 돈을 모아주어서1950년에 겨우겨우 배 한척 살 돈을 마련했지.(※ 홍여사란 손원일 제독의 아내 홍은혜 여사를 의미함)
- 그게 백두산 함이군요! 백두산함의 승조원은 듣기로는 엘리트만 될 수 있었다는데….
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멋적은 듯 고개를 돌리셨다)뭐… 하지만 다들 용기 있고 훌륭한 사람들이었지.
사람들은 훌륭했지만… 보급은 열악했어.포탄을 사왔는데 100여 발 밖에 없어서 포탄을 아끼느라나무로 만든 목탄을 가지고 장전 훈련을 했지.
- 그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 해협 해전을 승리로 이끄셨군요.
아마 저녁 8시였던가? 매체에는 깜깜한 밤중에 적함을 발견한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내 기억으로는 그리 어둡지 않았어.
아마 당시 서머 타임을 실시하고 있어서 지금 시각으로는 일곱시인가 그랬을 거야.하지에 일곱시면 아직 어스름이 다 안 걷혀서 나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밝지.그 저녁놀 사이로 검은 연기가 올라오는 게 보였고….
- 그게 괴뢰군의 공작선이었군요.
음. 신호를 보내도 무시하고 남하하기에 기지에 연락을 했더니괴뢰군으로 의심되면 바로 쏘라고 하더라고.
그 날 아침에 이미 38선을 괴뢰 육군이 넘어오고 있었던 상황이고.포격전이 시작되었지. 포탄이 100발인데, 그 중 서른 발을 쐈는데도 침몰시키지 못했어.함장이 죽기를 각오하고 배를 가까이 붙이라고 하니 그제야 조금씩 명중탄이 나와서70발 즈음 쐈을 때 배가 가라앉더라고.
우리 배에서도 두 명이 죽었지만.
- 음, 저는 사실 보급과 관련된 경의, 조리, 문화 관련 글을 주로 쓰는지라… 혹시 백두산 함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맛있었던 게 있나요?
없어.
- 아… 그래도 조리장의 특식이라든지, 부식이라든지….
그 당시에 부식 같은 건 들어오지 않았어.백두산 함에는 조리장도 없었고.
그냥 갑판병 중에 가장 짬이 낮은 녀석이 식사 당번을 맡아서 요리를 했지.주로 하는 요리라고 해도 보리밥에 짠지를 얹어 먹는 수준이었지만.
- 백두산함의 조리시설은 어땠나요? 현대 군함에는 대형 국솥이나 스팀기기가 있는데.
스팀. 그래, 스팀 증기로 조리했어.
- 오, 최신형이네요!
그런게 아니라 기관실의 보일러를 때면 증기가 나오는 데…그걸로 밥도 하고, 격실 보온도 하고 그랬어.
한 달 정도 항해를 하면 식료품이 모자라기도 하는데,창고에 굴러다니던 양파 하나를 볶아서 승조원들이 다 같이 밥에 얹어 먹었던 게 기억나네.
- 아… 그래도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계급의 구분 없이 다 같이 한솥밥을 먹으며 싸웠다는 거군요!
아니, 장교들은 사관 식당에서 따로 먹었어.
- …사관식사는 해군의 전통이니까요. (웃음) 그 외에 식당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없나요?
…백두산 함에는 구호실이 없어서 부상자가 생기면 식당 탁자에 부상자를 눕혔어.대한 해협 해전 때 내장이 흘러내리는 수병이 식탁에 누워 있던 게 생각나네.
- 아… 결국 식문화 이야기로는 쓰기 어렵겠네요. (노트를 접어 넣는다)
- 그 외에 다른 해전은…?
인천 상륙 작전 때 말인데.
- 네? 백두산 함이 인천 상륙 작전에도 참가했었나요?
자네 사학도 맞나?
- 죄송합니다. 대한 해협 해전 이후 활약상은 몰랐어요…. 인천 상륙 작전에서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함포 지원 사격?
함포 지원 사격은 미주리 함 같은 미군 배가 했었고, 우리는 월미도에 해병들을 상륙시켰지.미군들이 저만치서 포를 쏘아댈 때 우리는 해안포가 보일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서 마주보고 쐈다고.(※ 전함 미주리는 당시 강원도 삼척에서 양동 작전을 하고 있었다. 다른 배를 착각하신 듯.)
- 아, 월미도 상륙전…. 그 때 백두산 함에서도 사상자가 나왔나요?
아니, 다만 우리 배에 탔던 해병들은 많이 죽었어.
- 마지막 질문입니다만. 이번 관함식 오시니 어떠세요? 백두산 함처럼 작은 배에서 출발한 아 해군이 이렇게 성장한 걸 보면 감회가 새로우시겠어요.
백두산 함은 작지 않아.
- 네?
처음 백두산 함을 만났을 때도, 독도함을 보는 지금도.나는 한 순간도 백두산 함을 작은 배라고 생각한 적이 없어.
- 죄송합니다. 제가 우문을 했네요.
(이후 독도함의 수병 하나가 와서 백두산 함 승조원들을 따로 모셔갔다.)
- 어르신,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자네도 앞으로 좋은 글 많이 쓰게.
출저 :http://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44&num=208014
원출저: https://m.dcinside.com/board/kancolle/2948023
원출저: https://m.dcinside.com/board/kancolle/2948023
오늘 꿈에서 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분께서 나온거 같아 복붙해보아요.... 이미 해군사람이면 주구장창 보셨겠지만
저만한 배로 한달항해를 한다니.. ㄷㄷ
필승.
늘 죄송하고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공산주의에 맞서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선배님들께 부끄럽지 않은 해군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이거 17년도인가 18년도인가 읽었던 기억 나네 - dc App
이거 오랜만에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