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저번에 갤와서 우도 소설 썼던 뜰탁이야..


취사병과 당번 얘기로 갤이 가득찼길래 나도 비슷한 우도 소설 하나 더 써봄.


지금은 모르겠지만 십여년전 우도는 물이 귀한 곳이었음. 사실 함정이야 당연한 소리인데 여긴 섬인데도 물이 귀함.


일단 섬에 지하수가 없어서 바닷물을 끌어다가 정수해 모든 물을 사용함. 배랑 똑같은 셈이지.


에어컨 틀고 보일러 때는 기름은 넘처흘러 무제한이지만 샤워와 빨래는 계절에 따라 일주일에 1~2번만 가능할때도 있었음.


아무튼 물이 귀하다보니 급식당번도 진풍경이 펼쳐졌데, 일명 바가지 라는 직책이 있음.


급식당번은 이병부터 일병까지 차출되는데 일병 중 오야지를 바가지라고 함.


이유는 손에 바가지를 쥘 수 있기 때문.. 이새끼가 하는 일은 손에 바가지 들고 서 있는거임.


식당에서 물을 보통 커다란 고무 빠깨스에 받아놓는데,

조리병 두명이 음식하면서 나오는 설거지를 밑에 애들이 쭈구려 앉아서 존나 닦음.


이제 행궈야 할때 바가지가 고무다라에서 물을 퍼서 뿌려주는거임.


물 쓸때도 "000수병님 물 좀 써도 되겠습니까?" 이지랄 떨어야함.


그럼 바가지는 존나 선심쓰듯 설거지거리 크기에 따라 바가지에 담는 물양을 조절해서 촤악 하고 뿌려줌.


최소한의 물로 최대한 행굴수 있어야한다는 개같은 논리로 물도 흩뿌리듯 뿌림.


바가지로 물뿌리면 시팔 단화고 쌤당이고 다 젖음. 몇 없는 장화 신어도 그 장화 안에 물 다들어감.


만약에 당번 끝났는데 막내 중 누군가 옷이 안 젖어있으면 그날은 집함임.


밥솥 닦는데 진짜 존나 잘 닦이지도 않고 다 닦았다고 바가지한테 행궈달라했는데 안에 밥풀 붙어있으면 물이 썩어 나는줄 아냐고 지랄나는거임.


짬 버리는 것도 ㅈㄹ같음. 짬통 꽉차면 그거 들고 접안지까지 가야하는데 경사만 시발 30도는 되는 언덕을 막내 둘이서 짬통 들고 내려가야함.


그리고 내려가서도 접안지까지 또 백미터는 걸어서 맨끝에가서 바다에 짬을 버림. 한번은 그 경사에서 짬통을 놓쳐서 짬이랑 수병이랑 같이 굴른적이 있음.


그 짬 손으로 다 줍고 왔는데 물을 써야하는데 시발 바가지가 먼저 마무리하고 퇴근한거임.


원래대로라면 빈짬통 놓고 가면되는데 몸에 짬이 다 묻어서 그거 닦겠다고 이병이 바가지 짚었음. 그 순간 지나가던 병장이 그거 보고 나중에 밑에다가 말했나봐


그날 집합해서 바가지 짚은새끼 나오라는데 짬 뒤짚어썼던 이병 나와서 항변하다가 쪼인트 맞고 나중에 감시대장한테 꼬질름


그 이후로 바가지 직책 사라지고 필요에 따라 누구나 바가지 쥘수 있도록 평등 당번으로 바뀜. 설거지 하는데 물 아끼지 말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