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많이 오고 군생활 할때 황천으로 고생한게 문득 생각나서 썰 풀어본다.
참고로 본인은 202X년 조리병으로 이지스함에서 앵카박고 전역했다.
때는 북괴 새끼들 미사일 도발이 한창일 때였다.
당시 우리 배는 파고 5.5~6M 에 달하는 황천을 뚫고
적 탐도탄 감시임무라는 중대한 임무를 띈 채 동해바다를 표류 했다.
본디 TF기간은 약 13일로 예상되었으나 이 시발 교대 해야 되는 배가
엔진 고장으로 퍼져버려 기약없이 출항이 연장되었고, 그에 따라 승조원들
피로도가 점점 쌓여가 모두가 24시간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거기다 준비 해 놓은 담배까지 떨어져 가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구걸하고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짬킹 보수장이 개짬찌 보수일병한테 담배 한 까치만 달라고 손 잡고 애원하는 것도 봤다.
오죽하면 금연을 권장하던 함장님이 작전관 야상에서 담배 훔치는걸 봤다는 새끼가 있을 정도였다.
(나중에 구라로 밝혀졌다.)
이렇게 승조원들 사기가 전반적으로 작살이 나버리자, 부사관들 중에 슈퍼 짬킹 이었던 우리 조리장님은
본인의 자부심이자 가장 자신있는 메뉴인 김치제육볶음을 그날의 중식으로 내 승조원들의 사기를 증진 시키고자 했다.
조리장 표 특제 김치제육은 조리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워낙에 완벽함을 추구 하기 때문에
( 조리장 왈 조리과정과 재료, 소스의 배합은 1급 군사기밀 이란다.)
조리병들이 난색을 표하는 메뉴지만 그래도 우린 승조원들의 사기를 증진 시키고자
하는 그의 마음에 깊게 감동해 누구보다 열심히 진땀을 빼가며 조리 했다.
그렇게 중식 시간이 다가오고, 우리는 조리장님의 자부심이자 영혼의 단짝, 김치제육볶음을
대형 스테인리스 밧드에 소중히 담아 식당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배식 준비를 완료했다.
(이렇게 생긴 놈이다. 우린 빠트라고 불렀다.)
일과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우리는 땀좀 식힐겸 중갑판으로 나가
담배를 피러 갔다. 솔직히 우리가 하고도 정말 끝내주게 맛있어 보였다.
참깨까지 솔솔 뿌려 보자마자 군침이 넘어가는 자태였다. 밥도 여느 때보다 잘 됐다.
우리는 막내가 물 조절을 잘했다며 칭찬 하고 있었다. 옆에서 같이 담배를 입에 문 주임원사가
오늘 중식은 모두가 기대 중이라고, 고생이 정말 많다고 했다.
그렇게 훈훈하게 마지막 담배 연기를 내뿜고 다시 승조원 식당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우린 보았다.
조리장의 자부심이 담겨있던 밧드는 6M 파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일주일에 한번 대청소를 하는 더러운 승조원 식당 밑바닥에 엎어져
붉은 내장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보통 파고가 높은 날엔 밧드 밑에 테이프나 랩을 깔아놓는데 막내가 그걸 까먹은 듯 싶었다.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는 사소한 실수였다.
담배를 항상 두대 씩 피던 조리장은 뒤늦게 식당에 들어와 상황을 파악하곤
사색이 되어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우리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이었다.
메인 메뉴가 바닥에 나뒹구는 그 상황이 정말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 식당 옆에 있는 기관조종실, 그리고 뒤에 있는 전자정비실
심지어 한 데크 아래에 행정, 보급 당직자들이 몰려와 그 참담한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 와중에 보수보좌관과 전기관은 바닥에 닿지 않은 고기를 한 두점씩 주워먹으며
실실 웃을 뿐이었다.
잠시 후 분대장인 보급관과 부서장인 부장님까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채 식당에 뛰어 들어왔다.
"조리장님, 대체 이게 뭇, 무슨 상황인가요."
보급관이 말했다.
"보면 아시잖습니까."
조리장이 체념한 채 말했다.
"그러면 아... 이거 함장님 드실 건 어디 따로 퍼놓거나 하진 않았어요?
사관 당번병들이 이런거 따로 퍼놓잖아요"
부장님이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사관, CPO 식당에 배식 하기도 전에 엎어진 겁니다."
"그러면 어쩌면 좋죠? 뭐 따로 방안이 있나요? 다시 할 수 있습니까?"
"못합니다, 하고 싶어도 재료가 없어요 이제."
그렇다. 이미 출동이 길어져 배 안의 부식, 특히 야채고에 있는 야채들이
바닥나거나 상하기 시작 한 상황에서 우린 바닥을 굴러다니는 김치제육에
이미 모든걸 쏟아부은 상황이었다.
그 때 말출 나가기 전 마지막 TF를 뛰던 말년 조리병이 말했다.
"조리장님, 그럼 이제 어쩝니까... 배식 시간 다 됐습니다."
조리장이 양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대꾸했다.
"참치나 먹지 뭐"
그렇게 우리는 주부식 창고에 있는 고추참치를 모조리 쓸어와
바닥에 자빠져 있는 밧드에서 남아있는 고기를 섞은 뒤
배식을 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거나 툴툴 거리지 않았다.
함장님 까지도 그 참상앞에 잠시 모습을 보여 묵념 하고 어딘가로 사라지셨다.
사관당번병이 말하기론 사관실 정수기에서 신라면 블랙에 온수를 붓는 모습이 그날의 마지막 행적이라 했다.
제 자식같은 메뉴가 사람 입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바닥을 기다 짬통에 들어가 버린 조리장은 애써 비통한 마음을 숨긴 채
조용히 참치를 뒤적거리며 고기를 빼 먹고 간이 잘 됐나 확인 할 뿐이었다.
파도가 참 높은 날이었다.
5m급에 타잡다가 횡으로 파도맞아서 기름으로 조리병튀길뻔 한 타수로서 눈물없이 볼 수가 없네
명작이네 - dc App
ㅅㅁ게이 잘사노 얼굴도 기억이안나네 이제
눈물이 나네.. - dc App
멀리서보면 희극 가까이서보면 비극 ㅋㅋ
필력 ㅈ되노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