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뜬 마음으로 해군에 입대해서 훈련소,후반기 재밌게 보내고 자대에 갔는데 첫날부터 실수한걸로 선임이 폭언이랑 협박을 하더라.

자대 고립된 곳이고 아는 사람,믿을만한 사람도 없었고 밖에 함부로 나가지도 못해서 어두운 방에서 기수표만 외웠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서 간부들한테 얘기했는데 좋은 소리는 못들었지만 어찌저찌 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
(아마 꾀병 부려서 나가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나봐.)

문제는 그 과정에서 첫 자대에서 남아있는 시간동안 자대 사람들한테 사람 취급도 못받았어.

직접적인 가해를 가하는건 아니었지만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쳐다보고 누구는 갑자기 나한테 정신병 있냐고 물어보고 그러더라.

뒤에서도 쟤는 선임 찌른 놈이니깐 엮이지 말라고 하더라고.

당시에는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생각했어.

한달 뒤 새로운 곳으로 간 뒤로 생활 자체는 전보다 나아졌는데 잘때마다 계속 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고 아침에 일어나면 옷이 눈물로 다 젖어있어.

이런 기억들 때문에 전전긍긍하다 생에 첫 정신과를 들렸고 약을 먹게 됐어.

문제는 이게 복용하면 꽤 어지럽고 졸리더라.

현재 내가 하는 업무가 하나라도 실수하면 큰 사고가 나고 수억대 비용이 깨지는 일들이어서 집중도가 많이 필요해.

그런데 위와 같은 부작용,심적인 부담감 때문에 도저히 못하겠더라..

자대 후임들이 너무 착하고 나를 배려해주는데 난 선임으로서 제대로된 역할을 못하고 있어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내 직속 간부님도 최대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시는데 난 그에 대한 보답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군대 입대하기 전까지 문제 없이 순탄하게 살아왔고 항상 밝은 모습이었는데 자대배치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웃은 적이 없는거 같아.

카투사,공군은 떨어졌지만 해군 좋은 직별 붙어서 덩실덩실 춤 췼던 지난 과거가 후회되고 원망스럽다.

밖에나가서 이루고 싶은 꿈이 너무 많은데 현실적으로 현부심하면 제약이 많아서 그건 절대 안되겠고 어떻게든 만기전역을 하고싶은데 이런 처지에서 만기전역은 욕심일까?

평소에 부모님한테 거의 연락 안하고 자기개발,친구들이랑 어울리는데 시간을 다 썼는데 요즘은 엄마가 보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