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입대를 앞두고 있는 해붕이들아

미리 특기를 정해놓고 입대를 하는 수병들이 있는가 하면
일반계열, 기관계열, 전자계열, 수송계열로 입대를 하는 수병들은 훈련소 입소 첫 주에 천석에서 적성평가를 보고 그 성적과 자격증, 전공 등을 바탕으로 특기를 정하게 될거다.
이 시험결과에 따라서 보급, 정보 등 꿀특기를 받게되는 훈련병이 있는가 하면
1지망에 갑판을 쓰고도 튕겨서 군견으로 끌려가는 훈련병도 있다.

필자는 이 시험을 잘 보고 앞서 말한 특기 중 하나를 부여받게 되었는데, 정보가 많은 공군 종평과 달리 해군은 적성평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서 막막할거란 생각에 후배 기수들을 위해 가이드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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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적성평가 설명 전에 병무청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특기/부대/보직분류 절차에 대해 미리 알아보자
순서는 이러하다
1. 1주차 적성분류시험 실시
2. 2주차? 희망특기 작성
3. 3주차 특기분류 결과 발표
4. 3주차? 희망부대 작성
5. 5주차 근무부대분류 실시
6. 후반기 함정/부대 결정

이 중 필자는 오늘 1~3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려고 한다

해군은 특기와 실무지 모두 개인지망순위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결정한다
예를 들어 특정 기수에 훈련병 총원 10명 중 갑판병 9명, 정보병 1명을 뽑는다고 해보자
훈련병 A는 적성평가를 다 틀렸고 1지망 정보 2지망 갑판을 썼고
훈련병 B는 적성평가를 다 맞고 1지망 갑판 2지망 정보를 썼다
나머지 8명은 다 1지망 갑판을 썼다고 하면
정보병이 되는 것은 적성평가를 잘 본 B가 아니라 1지망에 정보를 쓴 A가 된다
특기뿐 아니라 함대 결정, 실무배치도 마찬가지다(다만 이때는 적성평가 결과가 아니라 운빨랜덤으로 결정된다)

한 특기에 모집인원보다 많은 사람이 지망을 쓴 경우에는 점수를 기준으로 커트를 하게 된다.
배점기준은 적성평가 점수 40, 자격증 점수 35, 전공 점수 15로 기억한다.
자격증 점수의 경우 1순위 자격증인지 2순위 자격증인지, 기사급인지 산업기사급인지 기능사급인지에 따라 배점이 다르긴 하지만 자격증을 따서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쫄린다면 알아서 잘 서칭해서 사회에서 미리 자격증을 따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전공 점수 또한 1순위 전공인지 2순위 전공인지, 일반대학 1~2학년인지 3~4학년인지, 전문대인지, 관련 고등학교 졸업인지 따라서 각자 점수가 다르지만 웬만하면 1~2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기 때문에 본인 전공이 해당 직별에 해당한다면 점수는 거의 같으리라 생각한다.

일반계열 중 무장, 군경 정도를 제외하면 갑판, 전탐, 조타, 보급, 정보 등의 직별은 거의 모든 기수에서 1지망 컷이기 때문에 강제로 군경에 끌려가고 싶지 않다면 본인이 정말 가고싶은 직별/기피하고 싶은 직별을 잘 생각하고 적성평가 결과가 어떨지를 고려하여 희망특기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적성평가에 대한 설명을 하고자 한다

내가 수능 평균 2~3등급 정도의 머리를 가졌거나 중고교 시절 내신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보급, 정보 등의 특기를 도전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꼭 그렇지 않아도 열심히 풀 수 있는 문제만 풀고 나머지는 한 번호로 민다면 웬만해서는 갑판 떨어지고 군경으로 튕길 일은 잘 없을 것이다. 정 쫄린다면 1 갑판 2 무장을 쓰도록 하자.
(추기, 조리 등의 직별 티오는 항상 뜨는 게 아니라 해당 기수에 인력충원이 되지 않으면 그때만 뜨는 자리라 본문에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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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 홈페이지에 나온 것처럼 훈련병들은 적성분류시험 14개 과목을 각 10문제 씩 총 140문제를 풀게 된다.
이 시험에는 특기할 부분이 몇가지 있는데, 우선 시험지가 재활용이다. 당연히 OMR은 새것이지만 제공받는 시험지는 모두 여러분의 선배기수 수병들이 응시했던 것으로, 상태가 안 좋거나 낙서가 되어있거나 번호에 표시가 되어있는 것들이 많다.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면 손을 들어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준다.
여러과목을 본인 재량껏 자유롭게 응시하는 일반적인 시험과 달리 이 시험의 경우 모든 훈련병이 동일한 시간 동안 동일한 과목을 응시해야 한다. 과목에 따라 1분 30초, 5분, 7분 이런 식으로 담당 부사관이 천석 스크린에 타이머를 띄워주며 만약 특정 과목을 응시하는 시간에 다른 과목 문제를 풀다가 들킬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되어 0점 처리된다.
또한 다른 글들에서도 많이 언급되었듯이 타임어택이 굉장히 심하고 괴랄하기 때문에 140문제를 다 푸는 것은 수능만점자, 행시수석이 와도 불가능하며, 내가 자신있는 영역/자신없는 영역을 잘 판단하여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정테이프 사용이나 OMR 카드 교환이 불가능하다. 만약 내가 마킹을 잘못했다면 잘못한 마킹 그대로 제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험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너가 시험을 잘봤는지 못봤는지는 너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필자는 이 시험을 잘 봐서 좋은 특기를 받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입대 2주 전쯤 해군 부사관 대비교재를 구매해 풀고 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투머치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도 많고 버릴 문제/풀 문제를 미리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기 때문에 아마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더라도 풀고 갈 것 같다.
이 밖에 중학교 과학, 중학교 기술가정 중 기술 파트에 해당하는 개념들을 미리 공부하고 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중딩 때 내신황이었는데 이때 공부했던 내용들이 머릿속에 사라락 지나가서 큰 도움이 되었다.


과목별로 이야기해보자면
어휘 - 단어, 속담, 사자성어 등을 제시해주고 뜻을 물어보거나 반대로 뜻을 알려주고 거기에 알맞는 단어, 속담 등을 고르는 문제가 총 10문제 출제된다. 사회에서 책을 많이 읽지 않았거나 국어와 담을 쌓고 살았다면 꽤나 어려울 수도 있다. 필자는 수능 국어 1등급이었는데도 사자성어에서 모르는 문제가 있었다. 모르면 걍 알아서 눈치껏 찍자. 제한시간은 기억 안 난다. 부사관 시험 대비 교재에 비슷한 문제가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궁금하면 책 사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단이해 - 공무원시험 국어 문제나 피셋 언어논리와 동일한 유형이다. 유형만 비슷할 뿐이지 난이도는 훨씬 쉽다. 간단한 문단 던져주고 제대로 이해했는지 독해능력을 테스트하는 과목이다. 아마 수능 국어 3~4등급만 되어도 제한시간 내에 충분히 다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다 못 푼다고 큰일나는 것은 아니니 최대한 열심히 풀 수 있을만큼만 풀자. 부사관 시험 교재에 비슷한 유형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미리 대비하고자 한다면 해당 교재를 사서 풀어보도록 하자. 제한시간은 7분? 8분? 쯤으로 기억한다.
수학지식 - 이건 무슨 문제 나왔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근데 확실한 건 절대 어렵지는 않다. 통통이인 나도 문제없이 제한시간 내에 수월하게 풀었다. 혹시 기억나는 사람 있으면 댓글로 적어주면 감사할 듯…
수추리 - 고2때 배우는 수열을 초딩 버전으로 출제한 것이다. 아마 동네 지나가는 똘똘한 초등학생 하나 앉혀놓고 풀려봐도 충분히 시간 안에 풀 것이다. 입대 전에 신검받을 때 비슷한 문제를 많이 풀어봤을텐데 만약 이 10문제를 제한시간 안에 다 못 풀었다면 그냥 군경을 가도록 하자.
사칙연산 - 1분 30초를 주고 세자릿수 x 세자릿수 곱셈 문제 10문제를 풀어야한다. 너가 폰 노이만이 아닌 이상 당연히 시간 내에 절대 못 푼다. 아니 폰 노이만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문제를 솨라락 보고 그나마 빨리 풀 수 있어 보이는 숫자들을 잘 골라내서 몇 문제만 골라서 푸는 게 맞다. 필자는 4문제 간단히 계산해서 풀고 나머지는 다 찍었는데 소대원들한테 물어보니 이정도면 많이 푼 편이더라.
도형이해 - 입체도형의 전개도를 주고 해당 입체도형이 무엇인지 묻는 문항, 입체도형 그림을 주고 해당 입체도형의 전개도가 무엇인지 묻는 문항, 블록 개수가 몇개인지, 쌓인 블록이랑 일치하는 겨냥도를 묻는 문항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사관 시험 교재에 동일한 유형 문제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필자는 공간지각능력이 박살난 편이라 입체도형 전개도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블록 문제에 집중하고 전개도 문제는 쉬워보이는 몇 문제만 풀려고 미리 전략을 짰었던 것 같다. 실제로도 그렇게 했는데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반과학 - 중학교 과학 내신 때 배웠던 내용들을 물어본다. 과학공부를 안한지 꽤 오래돼서 가물가물했지만 기억나는 것들 가지고 꾸역꾸역 10문제 풀었던 것 같다.
기계정보, 전기정보, 도구사용 - 중학교 기가 내신 때 배웠던 내용들을 물어본다. 아마 본인 전공이 공대라면 껌씹듯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본인은 문과라서 몇문제 찍었다. 그래도 상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꽤나 나오기 때문에 풀 수 있을만큼은 최대한 푸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 - 그냥 쉽다. 수능 영어에서 난이도를 7단계 정도 낮춰둔 느낌이다. 간단한 단어 던져주고 뜻 물어보는 문제부터 글쓴이 의도 묻는 문제 이런 거 나오는데 영어 못한다고 쫄지말고 그냥 쉽게쉽게 풀면 된다. 필자는 수능영어 3따리 영포자였음에도 10문제 5분컷하고 코파고 있었다.
도표판독 - 사칙연산 Ver 2. 열 행 개수는 생각 안나는데 대충 12열 12행 정도 되는 엑셀 그림 하나 던져주고 각 셀에 해당하는 기호를 1분 30초 동안 10문제 맞히면 된다. 당연하지만 그걸 시간 안에 다 하는 건 불가능하니 적당히 할 수 있을만큼만 하자.
지각속도 - 한 문자를 다른 문자로 치환하는 문제, 주어진 문자나 기호 개수가 몇개인지 찾는 문제같은 게 나온다. 동일한 유형의 문제가 부사관 시험 교재에 있다. 필자는 이거 풀고가서 그런지 쉽게 10문제 풀었다.
전산 - 컴퓨터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지식을 묻는다. 본인 전공이 컴공이라면 코파면서 풀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더라도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렇게 14개 과목을 다 푼 후에는 OMR카드와 시험지를 다시 회수해간다. 시간은 아마 한 1시간~1시간 반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두뇌를 많이 써서 그런지 다 풀고나서 굉장히 기진맥진했던 기억이 난다.

입대한지 일주일도 안돼서 이렇게 귀찮은 문제들 140개를 풀고 있자니 짜증도 나고 힘들어서 걍 대충 찍고 자는 훈련병들도 있을거고 졸면서 푸는 훈련병도 있을텐데 해갤 찾아와서 이 글을 여기까지 봤다는 것은 그만큼 본인이 무슨 직별을 받을지에 대한 관심이 큰 사람이라 생각함. 따라서 이 글을 입고 입대하는 훈련병들은 적성평가를 열심히 풀길 바란다.
그럼 다들 고생해라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