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어제밤에 올릴려고 했는데 불금이라 치킨느님과 함께해서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
일단 해군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전에 썰을 애기해준 친구인 kРУТйцкий는 러시아 태평양 함대에 소속된 잠수함 보직 부사관으로
저하고 만났을 당시엔 중사 말기였으니까 아마도 지금쯤은 상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처음 제가 블라디보스토크로 외무고시 경력+지역조건 때문에 갔을 때 할일 다 마치고 여행도 할겸 극동 사령부 근처로 가봤습니다.
밀덕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블라디보스토그에는 극동 사령부와 핵잠수함 부대가 있죠.
그곳에서 kРУТйцкий와 만나게 됬고 약 한달 조금 안되는 시간동안 같이 놀면서 러시아 해군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많은 28살이였지만 의의로(?) 결혼도 하고 자식까지 있었더군요 ㅎㄷㄷ 알아보니까 러시아 사람들은 결혼을 빨리한답니다
러시아도 우리나라처럼 징병제인것도 있지만 그 친구는 직업으로 삼기 위해 20살에 곧바로 입대했다고 하네요.
잡소리는 여기까지만 하고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발음상 kРУТйцкий를 크루티츠키라고 하지만 전 짧게 크루라고 부릅니다)
1. 가혹행위
제가 맨 처음 질문한 것은 뜬금없게도 해군에 대한 질문이 아니고 가혹행위입니다...;;
아시다시피 러시아군은 세계적으로 가혹행위가 심하기로 유명한 곳인데 물어보니까 크루의 대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ㅇㅇ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러시아군은 "매년"이 아니라 "한달"꼴로 자살이 벌어지는 오합지졸 헬게이트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가혹행위라는게 육.해.공 3군 모두 벌어지는게 아니라 유난히 육군쪽이 심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공군이 가혹행위가 없다는건 x)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해야할까...수도 근처에 배치된 모스크바 군구의 포병여단이 심하다고 하네요.
최근 들어서는 이 가혹행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이미 몇몇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이유는 바로 푸틴의 대대적인 군 개혁 덕분이죠.
장교처럼 단순히 돈을 때려붓는다고 해결되는 것과는 달리 사병이나 부사관은 여려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 중 몇가지를 크루가 요약했는데
첫번째로는 기본적인 생활질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한가지 예로 크루가 막 훈련병 시절이 지나고 하사로 직급했을 당시 배급되는 옷과 생활도구
중에서 몇개는 이미 다른 사람이 썼던걸 배급했을 정도였고 식사는 그야말로 거의 개밥 수준이였다고 합니다. 듣기론 배탈도 여러번 났다고...
하지만 지금은 옷도 생활도구, 식사 및 숙소도 거의 현대식으로 대부분 교체됐다고 합니다. 원래 2000년대 초반부터 러시아가 고유가로
큰 돈을 벌게되었는데 문제는 이 돈이 곧바로 병사들의 질 향상에 쓰이지않고 무기 현대화쪽으로 갔기 때문에 2008년부터 점차 나아졌습니다.
두번째는 범죄자들인데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얼마나 막장집단이였냐면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까지 군대에 쳐넣었다고 합니다 ㅡ.ㅡ
그러니 가혹행위가 벌어질래야 벌어질 수 밖에 없죠. 물론 지금은 법을 개정해가지고 범죄자는 안받습니다.
2. 잠수함 생활
제가 크루의 이야기를 듣고 총공깽했던 적이 있는데 처음 만났을 당시엔 러시아 해군 군복을 입고 있어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잠수함 보직에서 일한다길래 무슨 잠수함이냐고 물었더니 이번에 새로 취역한 Борей Юрий Долгорукий라고 말하더군요.
워낙 해군쪽엔 관심이 없었던 저라 대충 끄덕이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뒤 기절초풍 할뻔 했었죠.
보레이급 전략 핵미사일 원잠 (...)
사진으로 막 찍었던 모습으로 보면 그다지 커보이지 않았지만 크루의 말에 의하면 왠만한 단독주택보다 잠수함이 넓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건 잠수함 내부로 식당은 기본이요, 개인침실, 운동기구, 흡연실, 여가생활 공간에 심지어 목욕탕까지....=)
왜이렇게 넓냐고 물어봤더니 이번에 새로 만든점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 전략 원잠이 한번 출항하면 한달 가까이 운항을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즉, 한번 출항하면 1달동안 가족과 연락도 못하고 오로지 잠수함 내부에서 태양도 못보며 생활해야 한다는 거죠 ㅡ.ㅡ...
출항하는 모습
하루일과는 6시에 일어나고 씻고 밥먹고 정리하고 인원체크까지 다 하면 8시부터 훈련병 시절 배웠던대로 각자 맡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12시에 점심 쳐먹고 (메뉴는 뷔페 빰친다고 함.) 1시까지 시간이 남으면 그때 여가생활을 한 뒤, 다시 제자리로 ㄱㄱ
또 6시에 저녁 쳐먹고 여가생활 즐기고 제자리로 ㄱㄱ...마지막엔 번호순으로 돌아가면서 최소한의 인원만 남긴 채, 취침...
이런 생활을 한달 가까이 하는데 천만다행인 것은 전략 원잠의 근무가 완전히 끝나면 몇달간은 잠수함을 타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월급하고 개인수당까지 합치면 약 25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하니 계급에 비하면 손해보는건 아니라고 하네요. 그런데도 타기 싫다는건 역시...
여기서 잠깐 한가지 웃긴 썰이 있는데 위에서 말했듯이 전략 원잠의 근무는 더렵게 지겹고 짜증납니다.
그런데도 이 원잠을 타고 싶어하는 부류가 있는데 이제 막 하사가 된 기대감으로 가득찬 신참이죠^^ (잠수함은 전원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크루처럼 짬밥이 쌓인 새끼들이 잠수함에 타기 싫어서 종종 꾀를 부리는데 눈채셨듯이 그건 바로 이 신참들과 순번을 바꾸는 겁니다ㄷㄷ
결국, 한달간의 고통을 맛본 신참들도 똑같이 짬밤이 차면 새로 들어온 신참들한테 하는...일종의 악순환입니다.
더군다나 전략 원잠은 지원제라서 들어가는건 마음대로지만 기술유출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마음대로 나갈 수도 없다고 합니다 ㅎㄷㄷ
또 신참들 사이에선 타이푼급 잠수함이 꼭 타고 싶어하는 잠수함 1위지만 2대밖에 없을뿐더러 타고나면 Fall...게다가 2020년에 해체...
3. 근무
전략 원잠에 탑승했다고 뭔가 대단한게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없이 그냥 더럽게 지겹다고 (...)
핵전쟁이 터질것도 아니라서 정해진 루트에 따라 움직이는 것밖에 없으나 운항 역할을 맡은 크루의 말에 의하면 태평양 함대 소속 핵잠수함은
하와이 근처 미국의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접근 (!) 한다고 합니다. 물론 그저 한바퀴 돌다가 오는게 끝...
참고로 북양 함대에 배치된 타이푼급 잠수함이 멕시코만까지 몰래 들어간 적이 있어서 미국내에 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고 합니다 ㄷ
후...거의 2시간 동안 썼는데 궁금증이 풀리셨나 모르겠네요. 궁금한 점은 댓글로...그럼 전 이만 (__)
오오 먼가 신세계로군요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그런 핵잠인가보네요.. 우리나라 소형 잠수함은 좁아 터진다는 말을 들은거 같은데 ㅎㅎㅎ
핵잠수함이라.. 진짜 우리나라 조선기술이 세계최고네 뭐네 해도 핵잠수함은 커녕 중소형 잠수함밖에 없는 현실에 울고갑니다ㅠㅠ
11갑판// 네. 우리나라 잠수함은 전부 1천톤급이라 30명 정도의 인원밖에 탑승하지 못하죠. 오죽하면 유일한 낙이 식사시간...
전에 ㅅㅇㅇ 구경해봤는데 진짜 안습이었던 기억이 있네요. 제가 저기서 생활하면 정신병걸릴거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더이상 말하면 코렁탕 흡입할까봐.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