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면 죽을거 같지?
좁고 냄새나고 시끄럽고 와글거리고 갈 데도 없고 스트레스 많을거야.
잘 견디는 비법을 선배가 공개해줄테니 잘 새겨들어라.
난 1함대, 2함대에서 배만 타다 전역했음.
1. 출항을 즐기자.
와, 또 출항이다. 출항하면 당직근무만 제대로 서면 되고 야식 잘 나오고 항해수당 쌓이니 좋다 이 말이야.
2. 파도를 즐기자.
와, 파도다... 황천급수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선임들은 파도에 째려서 후임을 갈구지 못한다. 나만 잘 견디면 좋은거야.
파도가 심해지면 함장이 오늘 휴무를 지시할 수도 있다. 바이킹을 무한반복으로 탈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3. 갑판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을 즐기자.
내가 꿈꿨던 바로 그 장면... 얼마나 좋으냐. 대항해 시대 범선을 타고 항해하던 선원이 된 듯한 느낌, 바이킹의 후예라도 된 듯한 느낌.
어릴 때 동경했던 해적이 된 느낌, 그리고 영화에서 보던 2차대전 당시 그 군인으로 돌아간 느낌.... 너무 너무 좋은거야.
그리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석양,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끼룩거리는 갈매기.... 다시는 경험해보지 못할 거다.
4. 훈련을 즐기자.
댕댕댕댕 훈련!!! 얼마나 듣기 좋은 소리냐.
나를 갈구던 선임도 훈련 방송에 뛰어나가야 한다. 포대로 함교로 전투상황실로 기관조종실로 기관실로 배치해서 훈련하다 보면 긴장감이 몰려오고 온몸에 힘이 솟는다.
강한 파도가 강한 어부를 만든다던 훈련소 DI의 말이 생각나고...
5. 돈독한 전우애를 느껴보자.
평소에 나를 갈구는 선임이 전투시에는 자기몸 사리지 않고 뛰어다닌다. 그 놈이 나를 지켜줄거다.
그리고 상륙해서 술집에 가면 갈구던 선임이 술을 사고 밥을 사고 남자답게 잘 대해준다.
이게 바로 함정생활의 멋이지.
6. 복지단에 가는 즐거움
맨날 가는 복지단 보다 오랜 출동을 마치고 와서 찾아가는 복지단은 얼마나 그립고 좋으냐.
펑퍼짐한 아줌마를 보아도 아랫도리가 빳빳해지는 느낌.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7. 이 밖에도 많지만 생략...
아재요...
멋있다 우리 선배
ㅋㅋㅋ 무한긍정이네...
깡깡이질도 하다 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어느새 도를 수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거야.... 팔 아픈 것이야 좀 참으면 되지.... 한거풀씩 벗겨지는 녹슨 페인트를 보면 희열도 느끼게 될거.
츄라이 당번도 그래. 설겆이를 하다 보면 퐁퐁물에 깨끗하게 씻기는 츄라이에 정신이 맑아질거야.... 그리고 식당에서 고생하면 챙겨주는 부식도 좀 있잖냐... 적어도 츄라이 당번할 때는 식당일에만 신경쓰면 되고 내 직속선임은 멀리 있기 때문에 속이 편해.
국기수 귀찮냐??? 근데 국기수도 잠깐이야. 일이병 때 잠깐 하는거다.... 국기함을 들고 방송에 따라 절도있게 게양하고 하강해봐.... 내 옆에 정박한 다른 배 국기수들도 보일거야... 정말 자랑스런 대한민국해군이라는걸 가슴속 깊이 느끼게 될거.
pkg 타던 넘인가
현문당직은 정말 좋지... 수리할 때 현문당직 걸리면 작업에서 빠지고 오가는 놈 체크하고 방송하면 되는거 아니냐. 야간에는 라면 끓여서 먹는 기막힌 맛도 느낄 수 있고...
ㅋㅋㅋㅋㅋㅋㅋ 심하게 낙천적인 놈이네ㅋㅋㅋㅋㅋ
근데 솔직히 당번 슬슬 안나갈때 되면 국기수가 젤 편함. 일부러 주말에 국기수 넣어달라함. 잠깐 갔다오면 무한잠 가능 ㅋㅋ
하루에 10시간 이상 온도가 4~50도인 기관실에서 기름을 닦고 정유기를 돌리고 빌지를 빼고 잠도 5시간밖에 못자면서 4~8시 근무를 하고 교대했다 싶어도 잠도 안재워주는데다가 아침 9시에 물세척 하고 일과 그대로 뛰는데 즐거울리가
기관직별 힘들어도 출항했을 때 물은 타부서 보다 잘 쓸 수 있잖냐. 그리고 안전당직 돌면서 부식창고 털어먹는 재미가 어딤???
항해 때 기관실에서 당직 섰는데;; 그리고 보일러 배가 아니라 물은 누구든 잘 썼다
PCC, FF 급 함정들은 물 맘대로 못 씀. 물 나오는 시간 정해져 있어서 오갈론통 하나 얻으면 큰 횡재한 기분.... 물 한 통으로 양치질, 세수, 머리감고, 발 씻고 양말까지 빨아진다는게 신기했지. 지금도 사회에서 물 함부로 쓰는 거 보면 도저히 못 참겠음... 부르르
매일매일 따뜻한 물에 샴푸, 바디워시로 상쾌하게 샤워하고 걸레도 따뜻한 물로 빨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