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같은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여기 있지, 나는 왜 군인이지, 분명 난 얼마 전 까지 화목한 우리 가족의 첫째 아들, 밤새 누군가의  술잔을 채워주며 기쁘고 슬픈 이야기를 나누었던 친구, 무심한 척 장난치며 챙겨주던 과외 선생님, 그리고 좀 더 함께 오래 있고 싶은 마음에, 웃는 모습 좀 더 보고 싶어서 두시간 넘는 길을 너와 함께 시간가는 줄 모르며 걸었던 나였다. 그런데 나는 이제 뭘까. 뭐가 된걸까.

군대에서 배운 것은 많다. 윗사람의 조롱과 모멸감을 비열하고 쓴 웃음지으며 견디기, 내 몸 조금 편해지자고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자를 처절하게 깔아뭉게기. 자랑처럼 꺼내보이는 퇴폐적인 집창촌 이야기, 수 많은 허세와 허영심이 섞인 무용담, 여성비하, 대충 일처리하고 상황 모면하는 법.

나는 정말 완벽하게 적응을 해버렸고 이런 내 자신이 점점 미워진다.
물론 사회도 다를 바는 없겠지. 이 과정을 밟은 인간들이 구성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니까. 나는 뭘까. 뭐가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