ㅋㅋㅋㅋㅋ해군갤도 있네용

제가 겪은 겁니다 사실 괴담까진 아니구요

저는 2함대 참수리 타다가 신생부대창설요원으로 차출되서 배 내렸는데

제가 배속된 곳은 전산기랑 방송시설, 컴퓨터같은 걸 싹 다 다뤘는데

저는 전산병도 아니었고 있는 부사관은 부88기 개말년에 꿀빨러 온 통신장, 참모는 중위(진)인데 출근하면 엑셀켜놓고 제대 존나 남았다고 머리 싸매쥐는 게 일상인 단기장교였기에 당연히 개판 오분전이었습니다

컴퓨터라고는 껐다 끄는거랑 게임밖에 몰랐는데 당장 뭐 고장나면 부르는 게 만만한 수병이라 어느새 BIOS와 인트라넷을 들락거리게 되었고 상병 꺾이니 전산병도 모르는 걸 내가 고치고 하 시발 다시 생각하니 좆같네 거

이게 사무실 자체 짬이 안되다보니 기계가 엮인 일이면 무조건 저희 사무실로 넘어와서 각종 회의, 의전, 훈련엔 무조건 동원이었어요 상병쯤 되니까 진짜 피로누적이라

보통 잠드는 거 컴퓨터 오래 냅두면 자동으로 슬립모드로 걸리는 것처럼 잠들게 되는데 이건 생활관에 베개만 베면 무조건 잠드는 강제종료 형식으로 잠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육상식당 밥먹고 한 20분 정도 강제종료되어있다가 깨서 다시 일하러 가곤 했습니다

어느 날 밥먹고 자고 있는데 어떤 사람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나지막했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 안 되는 목소리였는데

수병님 수병님 통신장님이 찾으십니다 수병님

소스라치게 잠에서 깨서 동코트 걸치고 바로 뛰어나갔습니다

자전거 미친듯이 밟아서 가니까 오후일과 시작 전이었는데 사무실이 작살이 나있더라고요 통신장이 야 너 잘왔다 빨리 가서 회의 좀 지원나갔다와라 해서 회의 수행하고

내려와서 자판기우유 뽑아다가 좀 쉬면서 통신장님 애 누구 보내셨습니까? 하니까 뭔 애를 보내 라길래

상황설명을 하니 자기가 한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생각을 해봐라, 생활관에 전화해서 방송을 하면 될 일이고 만약에 내가 직접 생활관에 가서 지나가던 수병 하나 잡아서 시킬 일이었으면 내가 직접 차로 가서 너 깨워서 너 실어오는게 빠르지 않냐

구구절절 맞는 말이어서 뭐지 하니까 너 귀신본거 아니냐 하길래 에이 귀신이 어딨습니까 하고 말았는데

들어와서 동기한테 나 깨운 놈 누구냐고 물어보니 생활관에 자기랑 나밖에 없었고 자기는 썰전 재방보고 있었다. 근데 니가 갑자기 깨더니 동코트 입고 미친듯이 뛰어나가는 것만 봤다 라고 하더군요

원래 귀신 안 믿었었는데 그걸 계기로 귀신까진 아니더라도 뭐가 있긴 있구나 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