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원에서 사주를 봤다.

이 상황이 답답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봤다.

그 철학원은 허름한 상가에 있었고, 얇은 양철 미닫이 문을 출입구로 해서 간소하게 차려져 있는 곳이었다.

들어가보니 70대 정도에 허밍웨이같은 수염을 기른 어르신이 보였다.

들어가서 사주를 보고 싶다고 말하고 앉는 순간 그 어르신이 강렬한 안광을 쏘아붙이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할 건 다 하고 왔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살짝 몸이 굳어졌다.

정곡이 찔러서였다. 

그 말을 듣고 당황은 했지만 솔직할 건 솔직하게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네..."라고 힘 없이 답했다.

그리고는 왜 여기로 왔는 지 물어보시길래 당일 원래 다른 철학관을 가려고 했는데, 그 철학관에 도착하니 문 앞에 대화 소리가 들려서 3번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헛걸음을 했고, 4번째에는 대기실에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예약을 했다는 중년 커플?이 와서 내가 양보를 하고 헛걸음을 했으며 여기가 아닌가 싶어 그 철학관과 반대방향의 철학관을 찾다보니 여기로 다다랐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어르신께서 일단은 사주를 봐주겠다고 말씀을 하시고는 복채로 1,000원만 받겠다고 말씀하셨다.

원래는 5만원은 받아야 하는데 '천원짜리 변호사'라는 드라마가 감명이 깊었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이후 내 생년월일,태어난 시간을 드리고 사주풀이를 들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1.돌멩이인데 불로 깎아내야한다. 그 과정이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말하며 연마가 다 될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연마가 다 되면 이름을 날린다.


2.의로운 생각이 너무 강해서 그게 독이 된다.


3.머리 쓰는 일을 해야한다. 돈이 얼마가 들어도 배우는 것에 돈을 아끼면 안된다.


4.내가 좋아하는 여자는 날 안 좋아한다. 만약 그런 여자와 결혼을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한다.(29살에 그런 운이 있었다고 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긴 하다.)

반대로 내가 별 호감이 없는 여자가 나에게 매달리면 그게 운명의 여자다. 그 특징은 내가 미친 행동을 해서 모두가 나를 꺼릴 때 그 여자만 나에게 매달리면 그게 운명의 여자다. 그 여자와 이어지면 내가 그렇게 호감은 없더라도 의리로 결혼생활이 유지가 된다.


5.돈을 쫓는다고 돈을 버는 사주가 아니다. 돈을 안 쫓아야 오히려 돈이 들어온다. 돈에 사로잡히지 마라.


6.명산에는 다 절이 있는데 그 곳에 절을 두 번만 해도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나타난다?

무언가를 열중하면 나를 지켜보는 귀인이 나타난다.


7.남의 말 듣지마라. 스스로 판단해라.


맹신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은 다 좋은 얘기니 약간의 용기는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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