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맨날 학교 갔다와서 컴퓨터 키고 새벽1시까지 게임하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학교 지각하고 무한 반복.
공부는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내신 6등급 모의고사 7등급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고,
좆됐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딱히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안했다.
인터넷에서 ‘대학 나와도 할 게 없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일상생활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고졸도 요즘엔 취업 잘만하고 산다’라는 글만 눈에 보였고,
고3이 끝나기 전까지도 나는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원서를 접수할 시기가 되자, 나는 담임과
열심히 내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찾아봤고,
결국 상향으로 지원한 대학은 모두 불합격,
적정으로 넣은 지방 사립대학들 중 한 곳에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생 시절(입학 ~ 1학기)
부모님은 ‘이 대학 그래도 공대쪽은 좀 이름이 있더라’,
‘너만 열심히 한다면 성공한다’라고 위로해주셨다.
그러나 대학교 1학기 내내 나는 고딩때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게임만 했다. 학점은 개판을 쳤지만 나는 그때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대학생 시절(2학기)
2학기가 되고, 영어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원어민 강사는 우리에게 초딩 레벨의 영어를 열심히 가르쳤다.
난 그때 ‘내가 아무리 공부를 안했어도 이건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왜 대학에서 이걸 가르치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수업시간마다 다 쳐자는 애들의 모습,
통학하며 보이는 시골깡촌의 모습이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알바를 하던 어느 날, 한 술취한 손님이 나에게
’대학이 어디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대답을 자신있게 할 수가 없었다.
’저.. xx대요..‘
웅얼거리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한 손님이 다시 물어보려 하자,
손님 옆에 계시던 여자친구로 보이는 분이 대충 내 학교가 그렇게 좋지 못한 대학이라는 걸 눈치 깠는지, 그만 물어보라고 그 손님을 말렸다.
엄청난 현타가 왔다.
학교 가는 길에 보이는 시골풍경,
수업시간마다 쳐자고 있는 애들을 보며 느낀 감정에,
알바 중 겪은 그 경험이 불을 지폈다.
나는 그 이후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재수 준비
나는 그 이후로 매일,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시기 전 몰래 집을 나와
집에서 10분 거리 독서실에 갔다. 현우진의 시발점 수1,2 강좌를 10만원을(10만원 맞나? 아무튼) 주고 샀고, 5시간 정도 공부하다가 헬스장에 들른 뒤, 3시 쯤 다시 집으로 갔다.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쉽지 않았다. 일어나는 시간도 점점 늦어졌고, 결국 내가 학교를 가지 않는 것을 부모님이 알아차렸다.
‘재수도 공부를 좀 한 애들이 하는거지, 너가 어떻게 재수를 하냐?’
‘걍 학교나 다시 제대로 다녀라’
부모님의 만류에도 나는 완고하게 ‘학교를 가지 않겠다. 수능을 한 번 더 보갰다.’라고 주장했고, 결국 부모님이 대주신 학비만 날라간 채, 나의 집 독학 재수가 시작되었다.
재수 시작
(참고: 일단 난 초등~중등 수학은 알고 있었고, 고1~고2 수학은 개념 빵꾸 뚫린 게 더 많았음)
초반:
수학 상하, 중학교 도형 공부로 시작했다. 내가 아는 내용이라고 착각하고 강의를 1.3배속으로 과감하게 시청했다. 강의 종료 후 시발점 워크북을 푸니까 5문제 중 2개를 틀렀다. 이 버릇은 거의 6달 동안 고치지를 못해서 1달 전 들은 강의도 제대로 이해 못해서 다시 쳐듣는
개허수 짓거리를 반복했다.
중딩 도형을 이지랄로 공부해서인지 결국 이번 수능에서
14번을 툴려서 3점 차이로 2등급을 받지 못하고 3등급을 받았다
수학을 어느정도 공부한 뒤, 강민철 선생님의 강기본으로
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근데 좀 하다보니 국어가 개씨팔노잼이어서(강민철 선생님 비하x)
1달 동안 국어를 유기하는 미친짓을 해버렸다.
1달 후 다시 국어 공부를 하기로 했을 때 국어는 여전히 십노잼이었고, 나는 다른 국어 강사를 듣기 시작했다.(강사 바꾸고 나서 성적 상승. 누구 들엇는지 말하지는 않겟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글만 하고 국어 2지문을 푸는 습관을 들였고, 이 습관은 수능까지 계속 유지했다.
이 와중에 영어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초딩시절 엄마한테 맞아가면서 배운 덕분인지 현역 때도
영어는 2등급을 맞았기 때문에 굳이 할 필요가 없고,
단어만 좀 외워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영어 할 시간이 사탐을 하면 되겟구나!’라고 생각했고, 사탐 개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중반:
수1,2를 끝내고 확통 공부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확통 문제 풀 때마다 뭔 소린가 싶어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가 많았는데, 걍 초반부터 확통 공부할 걸 후회했다.
6월 모의고사를 본 뒤,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부모님은 입시에 대해 잘 모르시기 때문에, 난 대놓고 ‘6모 2등급 받았다’라고
개구라를 쳤다. 웃으시는 부모님 얼굴을 보고 죄책감을 느꼈다.
후반:
수학이 진짜 개좆됐다는 걸 알게된 나는 하루에 기출 4개를 뽑아 풀면서 수학만 8시간씩 공부하는 것을 매일 반복했다. 솔직히 재미있었다. 특히 15번 21번 맞출 때마다 나는 내가 수학 2등급 맞을 줄 알았다. 그렇게 수학은 계속 하루 4개 기출을 퓰어주었다. 그러나 9모 영어가 어려웠고 뽀록으로 몇 문제 더 맞춰서 겨우 3등급이 떴지만, 그 후에도 나는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
수능 접수를 하려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를 갔다. 그 곳에서 내 고3 담임을 봤고 먼저 인사를 드렸다.
‘어.. 그래, 그렇게 됐구나.’
그렇게 됐다는 말이 뭔 의도인지 묻고 싶었는데
싸가지 없어보일까봐 참았다.
그렇게 나는 또 의도치 않은 자극을 받게 되고 하루에 14간씩 공뷰를 하면서 수능날을 기다렸다.
수능 당일날, 부모님은 날 차로 시험장까지 태워주시며 말하셧다.
‘망해도 원래 다니던 대학 다시 가면 되니까, 부담 갖지 마라’
내가 긴장한 티가 나서인지 부모님이 따듯한 응원의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덕분에 한결 덜 긴장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러나 나는 내가 긴장이 풀리면 똥이 마려워 지는 지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수능이 시작되고 국어 독서론, 독서지문2개, 화작을 풀고 문학과 독서 1지문만 남은 상황, 나는 갑작스러운 똥마려움으로 인해 초조해졌고, 결국 이 똥마려움은 문학 1지문을 끝냄과 동시에 극심해져 결국 나는 나머지 문제를 모조리 3번으로 찍고 화장실로 갔다.
그렇게 나는 국어4등급을 맞게 되었다.
(다행히 나머지 과목은 잘 봤다)
재수 끝(현역 7등급 -> 3등급)
결과적으로 정말 잘 봤다고 할 수 있는 성적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한다. 괜찮은 수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수능 공부 시작하려는데 노베인 사람에게 도윰이 될까 내가 후회하는 것들을 적어본다.
일단 나처럼 영어 좀 아는 것 같다고 오만하게 공부 놓지 말고, 꾸준히 단어라도 외워라.. 이번에 수능 영어 진짜 디지게 어렵더라.
그리고 국어는 시간 관리 연습도 제대로 해놓아야 할 것 같다. 현장에서 수능 볼 때 시간 진짜 촉박했다.
확통은 수학 상하 1,2 공부할 때 하는 게 나을 거 같다. 난 수능날에도 확통 문제 봤을 때 감이 잘 안왔음.
마지막
돈 시간 다 날리고 후회하지 말고, 할 거면 바로 재수 하는 거 추천함
그리고 본인이 연락할/올 데 없는 십찐따면 집 독학 재수 추천함.
팁
모의고사 볼 때마다 두통 오는 사람은 공복에 타이레놀 먹고
테스트 미리 해보는 거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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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ㅊㅊ
멋져요 - dc App
N수를 했던 사람인지라 너무 고생 많았습니다.. - dc App
이분 뭘해도 성공할사람.. 최소남한테 학교얘기는할정돈 다녀야됨
고생햇다
ㄱㅅ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