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미혼이다.
지금은 30대 후반.
프리랜서...이제는 거의 자영업자다. 사무실 여러개 두고 일하고 있다.
누나는 위로 2명. 내가 막내.
가정사는 자세히 말해줄 수 없지만, 중요한 건 난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았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거든.
그덕에 나는 책임을 짊어지는 삶을 살아볼 수 있었다.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가장 노릇을 했다.
다행스러운건 내가 막둥이라 누나들도 나한테 최대한 돈을 줬다는거다. 그덕에 여전히 누나들과의 관계는 좋다.
누나들은 항상 말한다. 결혼한다면 널 사랑하는 여자랑 하라고.
아직까지 못 만났다. 있을까 싶다.
여혐이니 남혐이니, 그런게 아니라. 남편을 위해서 자기 시간을 희생할 줄 아는 여자가 없다. 그게 존나 문제인거다.
아무튼.
책임져본 것 없는 남자들에게 책임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다.
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5년 동안 투병했고, 난 그것을 책임져본적이 있다. 그전까지는 사실 힘들다는 생각을 안 했다.
엄마도 식당아줌마 일하며 돈 모았고, 그 돈으로 누나들 다 시집 보냈으니까.
시집 보내고 난 뒤에 엄마랑 나랑 술 마시며 이제 자유다! 그런 장난스러운 짓거리도 했다.
엄마가 뒷바라지해서 대학가고, 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건 감사한다.
가스라이팅이니, 뭐니. 내가 세뇌된 걸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의견은 내 의견일 뿐. 가려서 듣고 또 너희들의 상황에 맞춰서 판단할 근거가 되었으면 한다.
가정이라는 건 꾸리는 즉시 너한테 사회적 책임이 온다. 근데,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그렇지만 감성적으로는 훨씬 더 강력한 족쇄다.
너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너의 남성성은 네 상상을 뛰어넘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왜 그렇게까지 돈 벌려고 개처럼 일했을까, 싶을 정도로 엄마를 돌봤다. 누나들도 격주로 매주 번갈아가면서 와서 날 도와줬다.
난 돈 벌어야하니까, 누나들이 대신 서울 삼성 병원까지 왔다갔다, 그런 짓을 5년 내내 했다.
마지막에는 힘들다는 소리하니까. 첫째누나가 이사를 하듯이 와서 1년간 움직이지도 못하는 엄마 똥오줌도 치워주고 도움을 많이 줬다.
매달 300만원. 마지막 7개월은 뇌수술도 하면서 보험쪽이 어그러져서 매달 500만원을 쏟아부어야했다.
일한만큼 돈 받는 프리랜서가 아니었음 진짜... 하루 4시간 잠자면서 일했다.
마지막 7개월만 3500만원이다. 그땐 정말 머리털이 뽑힐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었다.
탈모약도 처방받고, 거의 2년 정도 모자를 쓰고 다녔었다.
빚까지 졌다. 3천만원으로, 프리랜서가 은행원에게 개처럼 빌어서 겨우 마련했었던 돈이다. 당연히 대출이 아니라 마통이고.
지금은 다 갚았다.
아무튼 난 엄마의 마지막을 책임졌다.
5년이지만 그 경험은 오늘 나를 있게 만들었다. 책임 져 본 사람으로써 말하건데, 남자는 거기에 중독된다고 해야하나...
맛이 가버린다.
기러기 아빠들 욕할게 아니라, 그런 상황이 오면 그냥 책임을 진다. 누가 옆에서 말리지 않으면 거기서 절대 못 나온다. 늪이다, 늪.
네가 찐따든, 인싸든, 상관없다.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다. 네가 로이더라서 고자가 되면, 아마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근데 자위하는 새끼다? 솔직히 넌 너를 못 말린다.
나같은 경우는 엄마와 누나들과의 관계가 좋아서 그나마 가족간 인연이 끊기지는 않았다. 근데 다른 사람은 이 일을 겪었다면 절연했을 것 같긴하다.
그 뒤로 나는 혼자 사는 사람이 됐다.
책임이 진절머리 나고, 너무나도 고통스럽다는 걸 잘 알아서다.
이젠 책임지고 싶지 않다. 정말 5년동안 힘들었다.
꿈에서는 엄마 죽는 꿈을 많이 꿨다. 날 위해서 자기 인생 다 버린 엄마인데도 난 엄마 죽는 걸 원할 정도였다.
지금은 편하다.
매일 8시간씩 잘 수 있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
아침 9시에 느긋하게 일어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점심 먹고 나서 30분에서 1시간 낮잠을 잘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4인용 식기 세척기에 간단히 설거지 하고 끝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전에는 작은 집에 많이 살아서 설거지가 많았다.
내가 백수 시절, 누나들은 일하고, 김주부라고 불리며 집안일 했었던 적이 있었다. 1명 먹는 설거지거리와 4명 먹는 설거지거리는 차원이 다르다.
책임 져 본 적 없는 남자들에게 말한다.
책임지지마라. 제발 책임 질 일을 만들지 마라.
네가 그걸 통제할 수 있단 생각을 버려라. 애초에 그런 상황을 안 만드는게 아주 중요하다.
가족 사회 속에 들어가는 순간, 너의 자아는 사라지고 가족 사회를 떠받드는 기둥이 될 뿐이다.
또 너부터 성공해라. 나 돈 없었으면 솔직히 누나들도 이처럼 자주 본가에 들리지 않았을거다.
제사도 누나들이 도와주지도 않았을거고...
가족들 많아도, 서울이든 어디든. 혼자 병원와서 골골거리는 늙은이들 천지다. 자식한테 버림받은 놈년들 수두룩하다.
1년에 1번 찾아올 자식을 위해 네 인생 걸지마라. 결국에는 혼자가 된다.
5년동안 대학병원 오래 다니면서 알게 된건, 내가 늙었을 때 자식이 책임주겠다는 생각하지마라.
그런 자식 없다. 효자, 효녀가 나올 수 있는데 네 마음대로는 안 된다.
정말 극소수다. 정말 정말 극소수다.
마지막으로 책임과는 관련 없는데...
취미가 없는 놈들은 결혼해라. 너희들은 답이 없다. 그냥 그렇게 태어난 놈들은 미안하지만, 너희들은 결혼 안 하면 더 불행해진다.
남을 위해 개처럼 희생하기 위한 '뇌'를 지닌 걸 탓해라.
인싸든, 아싸든. 취미 존나 많은 놈들은 결혼 하지마라.
효도를 받고싶으면 자식을 예전처럼 6남매씩 싸질러 낳고 3대가 한집에 사는 대가족으로 살아야함.
그것도 효자 가챠 실패하면 더 지옥임.
적당히 즐기는 방법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되는건데, 한국의 학교는 그냥 부품, 노예 만들기 밖에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