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미오다역의 역전은 화려한 네온이 빛나는 네오 사이타마 중심부의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로터리를 둘러싼 음식점 무리의 불빛 속에 드리워진 어둠은 흐린데다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이며 으스스 차갑다.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형광색 교자 간판의 가게. 거기에 줄을 선 더러운 블루존(blouson)*을 입은 사람들. 또는 그 옆에 주저앉는 취객.
*블루존(blouson) : 옷단에 끈이나 벨트가 달려 있어 죄면 불룩한 느낌을 주는 여성용 상의
이곳은 마침 네오 사이타마 시가지구와 교외의 경계선에 위치한 마을이다. 료고쿠나 카스가, 센베이로 나가기엔 멀고 전철 편수도 적다. 탁한 밤 어둠의 끝에는 완전히 동일한 간격으로 배치된 쇼핑몰을 중심으로 한 효율적 거주지역이 드문드문 배치되어 있다. 이 마을은 경계에 있다.
이 마을은 외부 어둠의 침공에...... 동일한 간격의 쇼핑몰의 안녕에 대해 항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저항은 갸날프며 자신이 없었다. 취객과 실업자들이 먼지 날리는 골목을 배회하고, 위조전자찻집카드를 늘어놓는 푸셔(pusher)*의 목소리도 작았으며, 개는 매말라있다. 해가 지면 어둠과 단락적 범죄의 시간이다.
*pusher : 강매하는 사람, 위조 화폐 사용자란 뜻도 있음
교자 식당의 포렴을 밀치며 안에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남자가 나타났다. 줄을 서 있던 노무자들은 그를 향해 적의에 찬 시선을 던진다. 이들보다 먼저 가게 안에 있던 손님들은 그들의 적이다. 먼저 온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밖에서 식사를 못하는 채로 기다리게 된다. 여유 없는 적의.
트렌치 코트의 남자는 그들의 적의를 상대하지 않는다. 그는 조용히 로터리를 따라 걷다가 콘크리트 화단 옆 벤치에 걸터앉는다. 그리고 주름이 접힌 일간 코레와를 펼친다. '이것이 너희들 생활 모두 끝장난 증거' '정부가 이 꼴이 된다' 무서운 검은 바탕의 노란 글씨.
부우우웅...... 미끄러지듯 하얀 왜건이 로터리에 들어온다. 하얀 왜건은 택시를 기다리던 여성 앞에 멈춰 섰다. 어린 칼리지 학생이며 약간 취한 듯한 그녀는 손목시계와 왜건을 번갈아 보았다. 왜건의 슬라이드 도어가 열리며 가요음악 폭음이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뜬다.
"에?" "도-모" 차내의 어둠으로부터 굴강한 체구의 탱크톱 남자가 불쑥 몸을 내밀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그녀의 팔을 잡더니, 차 안으로 끌어들였다. "아이에에에에에!" 깔깔 웃는 소리와 차내 BGM이 여자의 비명을 덮었다. "전후왜건에 어서오세요!" "아부나이제!"
"아이에에에! 아이에에에에!" "빨리 차 출발하자고?" 울부짖는 여자를 짓누르며 탱크톱 남자가 쾌활하게 말했다. 운전석의 남자가 뒤돌아 보았다. "문 닫아!" "뭐?" "문! 닫으라니까" "뭐?" 둠칙둠칙부붐붐. 가요 바디뮤직의 케미컬 폭음이 대화를 방해한다.
"닫아!" "뭐?" "닫아! 닫으라고!" "아아 문 말이지" "아이에에에!" 탱크톱 남자는 시트에 여자를 내던지고 슬라이드 도어에 손을 얹었다. "......앙?" 그는 힘을 주었다. 문이 닫히지 않는다. "앙?" "문! 닫으라니까!" 운전석의 남자가 반복했다. 둠칙둠칙부붐붐.
"닫으라니까!" "뭐?" "닫아! 닫아-!" 손짓을 섞어가며 운전석의 남자는 되풀이했다. 부붐붐...... "안들린담마-!" 탱크톱 남자가 노성을 질렀다. 운전석의 남자는 문 밖을 가리켰다. 그제서야 문이 안 닫히는 원인이 판명되었다. 트렌치 코트의 남자가 슬라이드 도어를 누르고 있다 !
"앙?" 탱크톱 남자는 무섭게 얼굴을 찌푸리며 문을 못닫게 하는 외부인을 노려보았다. "너임마, 뭐하는거냐?" "......" 트렌치 코트의 남자는 헌팅캡을 깊숙이 눌러써서 그 표정을 짐작할 수는 없다. 남자는 낮지만 잘 들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택시. 타도록 하지."
"끄악! 도로측의 유리창이 폭산하며 탱크톱 남자가 슬링샷 같은 기세로 차 밖에 배출되었다. 아스팔트에 머리부터 떨어져 심하게 전신을 부딪치며 구르는 그를, 달려오던 택시가 치었다. "아밧!" 인과응보!
"이얏!" "끄악!" "이얏!" "끄악" "......이얏!" "아밧!" 한사람 더 아스팔트 위로, '위세가 좋은' 이라고 쓰여진 T셔츠의 남자가 슬링샷 같은 기세로 차 밖에 배출되었다. 아스팔트 위에 있는 탱크톱 남자 옆에 세차게 내동댕이쳐졌다.
가요 바디뮤직이 멈췄다. 그 후, 반대쪽의 문으로 조금 전의 여성이 내렸다. 이 극한체험으로 술이 깼는지 부들부들 떨면서 차 안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그러나 차 안을 향해 오지기를 했다. 그리고 달려갔다.
다시 왜건 안으로 주의를 돌리자. 트렌치 코트의 남자는 이제 뒷자석에 깊숙이 앉아, 얼굴이 창백한 운전자가 떠는 모습을 팔장끼고 바라보고 있다. "차를 출발해." 트렌치 코트의 남자가 명령했다. "아이에에에에......" SLAM! 내동댕이 치듯이 슬라이드 도어를 닫았다. "아이에에에!"
하얀 왜건은 미끄러지듯 달리기 시작했다. "......" 트렌치 코트의 남자는 말이 없다. 운전자는 그야말로 의자에 쇼크기구가 있는 것처럼 의자째 소리를 내며 떨고 있다. "......" 트렌치 코트의 남자는 말이 없다. 운전자는 이미 실금하고 있다. "어......어디로 가면......되겠습니까, 흑흑"
"서펜트는 동류의 암호를 읽는다." 트렌치 코드의 남자는 팔짱을 낀 채 코토와자를 중얼거렸다. "당연히 네놈은 이 지역의 '블러드 배스 시어터'라는 곳의 위치를 알고 있겠지. 이대로 향해라." "아이에에에에!" 운전자가 다시 실금했다. "블러드 배스! 시어터! 아이에에에에!"
"장소는. 알고 있겠지." "그렇지만, 그렇지만 살해당합니다! 저기 가면 안돼요......" 운전자는 우는 소리를 냈다. "토, 통행증 같은거 없어! 나, 나는 갱이나 야쿠자가 아니라고! 장난삼아 하는 거야!" "장난삼아라고?" 섬뜩한 소리가 터져나왔다.
"장난삼아 퍽 앤 사요나라인가. 희생자도 적지 않겠지." "아이에에에!" "어쨌든 나에게 인륜을 논할 자격은 없다." 트렌치 코트의 남자...... 후지키도 켄지, 또 다른 이름은 닌자 슬레이어......는 혼잣말을 했다. 운전자는 비명을 지르며 차의 속도를 높인다.
"이대로 향해라." "살려주세요." 운전자가 말했다. "제대로 된 인간이 되겠습니다." "......" 닌자 슬레이어는 무시했다. 웅웅...... 웅웅...... 광고판 옆을 지날 때마다 깨진 창밖에서 바람이 윙윙거린다. 이윽고 왜건은 옆길로 돌면서 난잡하고 작은 상업구역을 빠져 나와 무개성으로 탁 트인 대로에 합류했다.
넓은 마당, 똑같은 모양의 단독주택과 맨션이 번갈아 늘어서 있으며, 몇 구획마다 주유소. 전자찻집. 그리고 반복된다. 사키하시 지사의 치세동안 급속히 확산되어 간 광경이다. 네코소기 펀드의 코케시마트 인수가 그 흐름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코케시마트 산하의 코케시몰은 주변 지역에 대해 고품질이며 명쾌하고 거침없는 심플한 충족을 선사한다. 벼락치기식 개인경영으로는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사람들은 몰에서 일하며, 몰에서 소비하고, 몰에서 연애하고,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몰 하나하나가 말하자면 독립된 경제단위이다.
최면적 광경의 반복속에서 하얀 왜건은 나아간다. "혹시 패스 가지고 계십니까? 당신 야쿠자 전사입니까?" 운전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다." 닌자 슬레이어가 부정했다. 그리고 되물었다. "그토록 두려워하는 블러드 배스 시어터는 실제 어떤건가?"
"모르면서 가는거냐고...... 거기를......" "볼일이 있으니까 가는거다." "아이에에에......" 운전자는 아직도 떨고 있다. 두려움이다. 블러드 배스 시어터에 대한 두려움은 느닷없이 나타나 실력을 행사한 이 남자에 대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인가. "그곳은 위험해...... 법률이...... 법률이 없어......"
참작의 여지가 없이 무도범죄에 손을 대는 이 요타모노*의 입에서 '법률'이라니, 이 무슨 넌센스인가. 그정도로 이상한 무언가가 블러드 배스 시어터에는 있단 말인가.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에 비춰지는 닌자 슬레이어의 헌팅캡 아래는 무감정하다. 공황 직전의 운전자와는 달리.
*요타모노 : 불량배
이윽고 검붉은 산의 실루엣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그 기슭 부분의 약간 고지대에서 흐린 밤하늘에 라이트를 던지는 거대한 건물 같은 것을 닌자 슬레이어는 확인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같은 묘한 건축물을. "저거에요. 가고 싶지 않아요." 운전자는 울었다. "가고 싶지 않아."
흰색 왜건은 차분한 주행을 계속한다. 닌자 슬레이어는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긴다. '블러드 배스 시어터'...... 그는 이 뒤숭숭한 명칭을 내건 수수께끼의 무법지대로 지금부터 향해서, 요나요라는 이름의 오이란드로이드를 구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윽고 천천히 왜건은 정지했다. 갑작스레 몰개성스러운 경관에서 벗어나 뱀부 숲을 앞에 두고 있다. 운전자는 거리낌없이 울고 있다. "엣히, 악윽, 더는, 더는 못가요." 운전자는 말했다. "이제, 무리, 에요. 죽고 싶지 않아무리......무리에요......" "......" 후지키도의 눈이 검게 빛났다.
슬라이드 문이 열리고 닌자 슬레이어가 조용히 차 밖에 내려선다. 운전자는 핸들을 붙잡고 계속 울고 있다. "더 이상, 못, 못가요...... 살해당하기, 싫어요......" 닌자 슬레이어가 힘껏 문을 닫자 울음소리는 안에서 갇혔다. 굽은 길이 뱀부 숲으로 사라져 간다.
닌자 슬레이어는 걷기 시작했다. 발 아래서 바스락바스락 낙엽이 소리를 낸다. 전방의 뱀부 숲 사면을 올라 간 앞쪽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를 그의 닌자청력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 블러드 배스 시어터의 거주자가 내는 연회 같은 사운드다.
◆◆◆
"요나요는 특별한 오이란드로이드다." 의뢰자인 소고 세시모토는 닌자 슬레이어와의 탐정 계약이 체결된 후에도 엄격하고 회의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선금은 5%. 나머지가 성공보수다. "요나요는 절대 드러내지 말었어야 했어. 절대로. 믿고 싶지 않은 사태다."
실제로 소고의 보안은 엄중했다. 규중처녀 요나요. 알고 싶어 하는 해커의 뇌를 무자비하게 태우는 편집적인 전자공성 프로그램과 24시간 체제 어설트 라이플 경비병. 전자, 물리 양면의 보호하에 있던 그녀를 납치하는 일 따위는 가능할 리 없었다...... 도둑이 닌자가 아니라면.
"요나요는 특별하다. 그러니까 돈이 된다! 기술혁신...... 미적(美的)...... 꿈을 믿은 더러운 놈들의 돈이다! 쓸모없는 세큐리티도. 이 방도. 어어? 네놈에게 내놓은 그 오가닉 매실장아찌도! 전부 그 돈이다. 그게 없으면 난 끝장이야. 알겠나!" 그때 소고의 눈은 광기의 숯불을 방불케 했다.
"몸값 요구가 없다. 즉 나보다 돈을 더 내는 녀석이 있다." 소고는 초조한 듯이 말했다. "뻔하지...... 놈들이다. 알고 있나, 탐정? 피그말리온 코시모토 형제 컴퍼니, 알고 있나, 네놈?" 그가 말한 것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20256개의 특허를 취득한 수수께끼 같은 기업의 이름이었다.
"내가 진행하던 프로젝트...... 빌어먹을! 요나요의 혁신성을 질투하고 있었어! 경계하고 있어! 요나요가 세상에 나오면 놈들의 밥줄이 끊어질거라고...... 빌어먹을!" 소고는 머리를 싸맨다. "끝장이야! 놈들의 간섭에 질까 보냐!" 닌자 슬레이어를 노려본다. "반드시 데리고 돌아와!"
...... "손님?" 뱀부의 그늘에서 나타난 발라클라바와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닌자 슬레이어에게 라이트를 향했다. "패스는?" 쩝쩝 껌을 씹으며 재촉했다. 그 뒤에는 똑같이 발라클라바를 쓴 남자가 서브머신건을 들고 거리낌없이 조준하고 있다.
뱀부 숲의 어둠 속에 복수의 적의가 존재한다. 이미 이곳은 블러드 배스 시어터의 영역 안이다. 닌자 슬레이어가 품에서 아무 무늬 없는 카드를 꺼내자 검은 옷의 남자가 핸드 스캐너를 향해 정보를 읽어냈다. 핸드 스캐너 액정에서 '寿*' 한자가 점등한다. "손님 잘 오셨습니다." 검은 옷의 남자가 오지기를 했다.
*寿 : 목숨 수
그들 중 한 사람에게 선도되어 어둠 속을 나아가다 보니 거친 길이 포석을 깐 길로 변한다. 사면을 올라가니 붉은 페인트로 칠한 펜스문이 나타났다. "아이에에에!" "아하하-!" 비명과 교성. 그리고 화염방사 같은 오렌지 색 불빛이 하늘을 핥았다. 검은 옷의 남자는 태연하다. 문 반대편의 검은 옷에게 신호를 보낸다.
끼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펜스가 열렸다. "즐겨 주십시오." 엄숙하게 중얼거린 검은 옷은 제자리로 돌아간다. 닌자 슬레이어는 정원의 광경을 둘러봤다. "아이에에에!" "아하하하-!" 왼쪽을 보니 드럼통의 모닥불을 에워싼 요타모노들. 개 목걸이를 한 여자를 밀어내며 조롱하고 있다.
"아하하-!" 약물영향하에 있다고 생각되는 반라의 요타모노들은 스피리타스를 입에 머금고 모닥불에 뿜어내며 화염방사 같은 이펙트를 즐기고 있다. 포로가 공포로 몸을 움츠리면 그들의 함성은 더욱 요란해진다. 오른쪽을 보면 '아보카도'라고 쓰인 지저분한 포장마차. 형광녹색으로 발광하는 칵테일을 선보인다.
"형씨 개운하게 되자" 지저분한 여자가 옆으로 달려온다. "저택으로 갈 거야? 저택보다 밖이 나아." 그 얼굴에는 멍이 들고 눈가가 부어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여자를 바라보다가 요나요가 아닌 것을 확인하자 무시한 채 걷기 시작했다. 드럼통 옆에 붙은 여자가 울부짖었다. 그녀도 아니다.
길을 따라 포장마차가 늘어서있으며, 요타모노들에게 술과 약물과 고기를 제공했다. 모두들 눈의 초점이 흐트러져 있으며 남녀 모두 상반신은 대체로 벌거벗은 채 단락적 글귀의 문신을 뽐내고 있다. 도중에 잡동사니가 무질서하게 쌓여 있는 큰 구멍을 통과했다. 쓰레기 속에 두개골이 있다. 분명히 있다. 닌자 슬레이어는 계속 걷는다.
멀리서 보기에는 노이슈반슈타인 성 처럼 보였던 '저택'은 실제로는 그러한 성의 형상을 본떠 만든 퇴폐 호텔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퇴폐 호텔의 폐허다. 썩어가는 벽은 돌이 아닌 콘크리트이며, 금이 간 곳을 얼버무리듯 난잡한 흰색 페인트를 여러 겹 칠했다.
저택의 대문 옆에는 역시 검은 옷이 있다. "......" 말없이 스캐너를 꺼낸다. 닌자 슬레이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전의 아무 무늬 없는 카드를 다시 제시한다. '寿' "많이 즐겨 주십시오" 남자는 후지키도의 어깨를 두드렸다.
순간, 오렌지 색의 따뜻한 불빛과 웅성거림, 잔이 부딪치는 소리, 미숙한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연주 같은 것들이 밀려오며 맞이한다. 마치 오스모 흥행중인 스모바 같은 혼잡함과 활기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은 스포츠의 즐거움이 아니다.
사람들을 피하며 우선 바 카운터를 목표로 한다. 무대 위에서는 의자에 묶여 재갈을 물린 남자가 목숨 구걸을 방불케 하는 웅얼거리는 비명을 지른다. 가죽 마스크를 쓴 스모토리가 등 뒤에 있는 벽에 걸린 칠판에 분필로 숫자를 적어 나간다. 다른 한 손에는 낫 배트(bat).
*풀 같은거 베는 그 낫
"300!" "하이 300 왔습니다." "302!" "302" "......330" "330이라고? 그럼 332다." "치사해!" "500!" "500이라고......?" 스테이지의 맨 앞 좌석에 준비 된 의자에 앉은 자들은 사이즈가 맞지 않는 정장을 입고 손가락마다 보란 듯이 보석 반지를 모두 낀 중년들이다.
"뭐로 하시겠습니까?" 바텐더가 물었다. "톳쿠리(トックリ)*" 닌자 슬레이어가 대답했다. 바텐더는 재빨리 톳쿠리를 카운터에 놓았다. 닌자 슬레이어가 말을 꺼냈다. "'오너'는 어느 방에 있나?" "......" 바텐더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너 말입니까. 오너는 바쁘십니다." "볼일이 있다."
*톳쿠리(トックリ) : 사케를 담는 길쭉한 모양에 입구가 좁은 병
"볼일입니까? 헤에에......" 바텐더는 잔을 닦기 시작했다. "오너에게 볼일이 있는 사람은 적습니다." "그런가." "즉, 볼일이 있는 분은 저같은 사람에게 오너가 있는 곳을 묻지 않습니다." 억양 없는 목소리로 바텐더가 말했다. 닌자 슬레이어는 바텐더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렇겠지."
바텐더를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바라보았다. "안내를 해주겠나?" 닌자 슬레이어가 말했다. 바텐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예, VIP룸으로." "데려다 주는 건 저놈들인가?" 계단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는 키 2m를 넘는 검은 옷 2인조. 내려오면서 방해되는 통행자의 머리를 잡고 난간에 내동댕이친다. "아밧!"
휘청거리는 취객을 들이받으며 이들은 결단적 발걸음으로 다가온다. 닌자 슬레이어는 말없이 일어섰다. 스테이지에서는 옥션이 결착. 칠판에 '2055'이라고 분필로 적혀있으며, 스테이지 위로 올라온 중년 귀부인에게 스모토리가 낫 배트를 건네주자 홀 전체가 들끓는다. "와오-옷!"
바 카운터의 그들만이 난리통에 끼지 않는다. 이윽고 내려온 굴강한 검은 옷 남자가 닌자 슬레이어의 어깨를 꽉 잡았다. "손님 안으로 가시죠!" 닌자 슬레이어는 그 손목을 잡았다. "안내를" "끄악!?" 검은 옷이 비명을 지른다. "해주겠나?" "끄악!"
닌자 슬레이어는 검은 옷의 남자를 악력으로 기절시킨 뒤 팔을 비틀어 잡아당겨 쓰러뜨렸다. "이얏!" "끄악!" 표범처럼 날렵하게 또 한 명의 넥타이를 잡는다. "안내해라!" "끄악!" 다른 손님들은 이 어썰트를 눈치채지 못한다. 눈치챘다 하더라도 그게 대수인가? 여기는 블러드 배스 시어터다!
"아하하!" 스테이지 위에서는 귀부인이 낫 배트를 산 제물의 안면에 내리치려 한다! 박수와 함께 "죽여라! 죽여라!"의 고어 챈트가 울려퍼진다. 안면을 향하여...... "아이에에에!?" 귀부인은 무기를 떨어뜨리고 넘어졌다. 옆의 스모토리가 부축해 일으켜보니 귀부인의 손에는 수리켄이 박혀 있다.
"아바밧!?" 귀부인이 마루를 뒹굴었다. "우-! 웃-!" 손님들의 야유! 스모토리는 낫 배트를 줍고 나서 자신이 산 제물을 죽여야 할지, 옥션의 2번째 입찰자에게 권리를 넘겨줘야 할지 고민했다. 수리켄을 집어 던진 닌자 슬레이어는 검은 옷의 남자의 등을 치며 스탭 룸으로 들어갔다.
◆◆◆
"이것이?" 스트라이프 정장을 입은 알비노 남자는 크리스털 챠부를 끼고 건너편에 있는 브론즈 장속의 닌자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바닥에 나동그라진 여자를 두 번 보았다. "...이것이?" "그렇다. 이...... 이 쓰레기다." 멘포 너머에서도 이 닌자의 씁쓸한 표정은 엿볼 수 있다.
"격렬하게 전후하시겠사와요?" 여자는 중얼거리며 바닥에서 올려다보았다. 그 목소리는 떨렸다. "인간입니다." 알비노 남자는 냉정하게 말했다. "보면 알잖아" 라고 닌자가 말했다. "하지만 내가 판단할 순 없지. 파괴검사라도 할 수 없는 노릇이고." "과연" 알비노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간입니다." 라고 재차 단정했다.
"......후-......" 브론즈 닌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방에서는 사람을 물러나게 했다. 바닥에는 바이오 화이트 타이거의 모피. 벽에는 '태재부(太宰府, 일본 발음으론 다자이후 ; 후쿠오카의 어느 시 이름인 듯)' 라고 쓰인 쇼도가 장식돼 있다. "댁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거겠지." "충분합니다." 알비노 남자는 일어섰다.
알비노 남자는 휴대단말을 꺼냈다. 단말 뒷면에는 4장의 날개가 달린 오이란의 의장이 새겨져 있다. 피그말리온 코시모토 형제 컴퍼니의 회사 문양이다. 알비노 남자가 휴대단말을 조작하자 방의 구석에 있던 UNIX로부터 입금음이 울려퍼졌다. 캬-방! "약속보수의 50%를 입금하겠습니다."
"50? 이년이 인간이건 기계이건 그건 나랑 관계없어. 어쨌든 소고의 거짓말은 밝혀졌다. 누구의 공적이냐?" "당신입니다." 에이전트는 무감정하게 대답했다. "그러니 50%는 지불하겠습니다." "......" 브론즈 닌자는 혀를 찼다. "뭐 좋아. 필요 없는거냐? 거기 쓰레기는."
"......" 알비노 에이전트는 여자를 보았다. 여자는 공포로 이를 딱딱 울리며 에이전트를 쳐다봤다. 에이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합니다. 무의미하죠. 마음대로 하세요." "아이에에에에에!" 여자가 울부짖었다. 에이전트는 닌자에게 오지기를 하고 물러났다.
에이전트는 VIP 룸을 나와 여기저기 정리 못한 균열이 눈에 띄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벽에는 "놀이" "뭐 재밌는거 없어?" "싸움" "바카" 등의 무시무시한 문구들이 선혈을 방불케 하는 빨간 스프레이로 적혀 있다. 그는 그것들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갖지 않는 눈치다. 그대로 복도 모퉁이에 다다렀다.
"......" 그는 이상한 무언가를 앞쪽에서 감지해, 걸음을 멈춘다. "이얏!" "끄악!" "이얏!" "끄악!" ...... 카라테 샤우트, 그리고 비명. 이윽고 발자국 소리가 다가온다. 모퉁이를 돌며 나타난 것은 검붉은 장속을 입은 닌자였다.
(「닌자즈 덴」 완결편에서 계속)
실제 그윽한 - dc App
닌자 동굴? 닌자 동굴 왜? - dc App
예전에 본 둠스데이란 영화를 방불케하는 아트모스피어
착수금5 퍼센트는 실제 꽤나 손해보는 장사였던
임무를 정확히 완수했는데 의뢰자가 목표를 잘못 알았다는 핑계로 보수를 반밖에 안주다니.. 몰살안건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