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의 숫소가 서로 부딫치는 형상의 핑크빛 네온간판이, 중금속산성비를 뒤집어쓰고 빠직빠직하며 불꽃을 튀겼다.


그 밑에는 '노 불쉿' '위험' '쯔쿠쯔쿠'라고 써진 위험한 LED 문자가 교대로 점멸하고 있었다. 이곳은, 네오사이타마의 리얼야쿠자들이 밤이면 밤마다 모이는 위법도박장, '쯔쿠쯔쿠'다.


녹이 슨 입구에 서 있는 것은 2명의 야쿠자였다.


그 두 명은 빗속에서 다가오는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를 발견하고 서로를 마주보았다.


"뭐냠마!"


"돌았냠마!!"


"모자라... 모자라..."


남자는 중얼거리며 야쿠자들을 스쳐지나갔다. 오른쪽 야쿠자는 겁을 먹었다고 생각했다. 왼쪽 야쿠자는 남자의 허리에 찬 칼을 보았다. 중금속 산성비 속에서도 매끄러운 광택을 간직한 검집이었다. 미야모토 마사시를 추종하는 광인임이 분명했다.


"모자라..."


남자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쿠우우웅 -! 콰아아아앙-! 격렬한 천둥이 울리고,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봐, 무거워 보이는데 놓고 가라. 좋은데 써주지."


야쿠자였다. 빗속에서 망을 보고 서 있는 것은 상당히 불쾌한 일이었다. 야쿠자는 분풀이와 속을 데워줄 술값을 벌기 위해 말을 걸었다.


"모자라.."


남자는 반응이 없었다. 야쿠자는 챠카건을 뽑았다. 광인이든 광인인척 하는 사람이든 챠카 소리를 들으면 금세 대화가 가능해졌다.


"쉐꺔마-"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남자를 겁주기 위한 무시무시한 슬랭이 천둥소리에 가려졌다. 그리고 흰 빛이 번뜩였다.


"아이에-!"


천둥에 가려진 것은 무시무시한 슬랭만이 아니었다. 흰 빛은 번개가 아니었다. 번개를 방불케하는 발도였다. 야쿠자의 팔은 챠카건과 함께 하늘로 치솟아 금세 중금속 산성비 속으로 사라졌다. 비명을 마저 지를 틈도 없이 야쿠자는 머리가 잘렸다. 남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골목으로 나아갔다. 검은 여전히 손에 든 채였다.


골목길을 나아가자 길은 십자로가 되었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맞은편에서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왼쪽에서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오른쪽에서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는 검을 차고 있었다. 서로를 발견한 남자는 검을 뽑았다. 십자로에서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들이 마주했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아이사츠도 카라테 샤우트도 없었다. 남자는 검을 휘둘렀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 검광이 사방에 번뜩였다.

아군은 없었다. 오로지 적이었다. 삿갓이 갈라지고 도롱이에 선혈이 낭자했다.


"끄악-!"


오른쪽 남자의 검이 정면에서 온 남자를 깊게 찔렀다. 남자는 오른쪽 남자가 검을 빼지 못 하도록 붙잡고 단칼에 베어버렸다.


"끄악-!"


그와 동시에 남자의 옆구리에도 칼이 깊게 박혔다. 이대로면 죽는다!


"이얏-!"


남자는 결단적 이아이를 발휘해 칼이 더 깊게 파고들기 전에 적의 목을 쳐버렸다. 사츠바츠한 분위기 속에서 남자는 죽은자들에게서 멀쩡한 삿갓과 도롱이를 빼앗아 둘렀다. 칼과 시체들은 그림자가 되어 사라졌다. 다시 혼자가 되었다.


"모자라.."


번개의 흰 빛이 남자를 여러갈래의 그림자로 쪼갰다. 쿠우우웅-! 콰아아아앙 -!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두른 남자들이 서 있었다. 남자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라는 꿈을 꾸었다. 사무라이? 사무라이 난데? 어째서 닌자가 나오지 않은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