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후지키도는 너무나도 예상외인 상황에 즉시 반응하지 못했다! 후지키도의 뉴런이 작금의 사태를 분석하기 위해 맹렬하게 가동하는 동안, 앞으로 기울어졌던 후유코의 허리가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온다! 합장은 이미 풀린 채! 그 속도, 자그마치 콤마 0.1초!

"걸렸구나, 닌자 슬레이어=상!"

그렇다. 콤마 0.1초다! 닌자가 아니고서야 발휘할 수 없는 속도! 후지키도의 눈 앞에 선 후유코는 닌자였던 것이다! 닌자 후유코의 수리켄 투척! 닌자 슬레이어로써는 뼈아픈 실책! 상대의 아이사츠에 반응하지 않고 빈틈투성이인 채로 시간을 흘려보낸 탓에, 현재의 수리켄 투척은 실례로 취급할 수 없는 것이다!

"이얏-!!"

닌자 슬레이어의 브릿지 회피! 고드름을 연상시키는 연하늘빛 수리켄이 아슬아슬하게 닌자 슬레이어의 가슴팍 위를 스쳐지나간다! 아부나이!

"칫, 빗나간 건가?"
"...후유코는 죽었을 터다. 누구냐, 네놈은?"
"으응? 제 입으로 그걸 말할 줄이야. 보기보다 냉철한 남자구나,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다!"

닌자 후유코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가늘게 뜨고서 웃었다. 차갑게, 미려하게. 얼음으로 만든 나기나타 블레이드를 연상시키는, 그 치명적 미태는 마치 유키온나와도 같다. 고사기에 따르면 유키온나란 일본과 러시아 등지에 서식하는 요카이 중 하나로, 모탈 여성의 흉내를 내어 던전에 들어온 모험가를 잡아먹는 이블 요카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아이사츠를 할까? 도-모. 닌자 슬레이어=상. 후유(冬) 닌자입니다."
"도-모. 후유 닌자=상. 닌자 슬레이어입니다. 네놈의 죗값은 초열 지고쿠에서 치르도록 해라."

후유 닌자의 눈매가 다시금 가늘어진다. 마치 눈 앞의 사내를 희롱하는 듯 하다. 대조적으로, 닌자 슬레이어의 눈은 크게 뜨여진다. 분노, 증오, 살의가 복잡하게 얽힌 거대한 감정의 덩어리가 눈에 담긴다. 아니, 담아내지 못한다! 여느때보다도 크게 뜨여진 두 눈임에도 불구하고, 흘러넘치는 감정의 격류를 온전히 받아내지 못한다! 보라! 혈루(血涙)의 형태로 흘러넘치는 저 격정을!

"아라, 죗값? 죗값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걸까아?"
"...모르는 척 해도 소용없다. 실제 몰라도 상관없다. 네놈의 죄는 플레게톤 강의 불길로도 다 타지 않을만큼 크니, 여기서 미리 태워 보냄이 옳을 터. 닌자에게 죽음을!"

닌자 슬레이어는 주 짓수의 자세를 취했다. 때는 11월의 어느 날. 겨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기에 느닷없이 몰아친 혹한이 앞으로의 험난함을 예고하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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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처음엔 오늘 존나 춥다는 뜻으로 개드립 두어 줄 적으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밥은 궁금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