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을 잃은 수십 명의 가엾은 주민들이 비탄에 잠긴 채 글로리어스 후지산의 폐허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상공에서 닌자가 폭발사산하여 지저분한 폭죽이 터졌다. 스머글러가 품에 숨겨두었던 대량의 코케시 마트 미공개 주권이 달빛을 받으며 글로리어스 후지산의 주차장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펑키치 하이웨이 번아웃」
닌자 슬레이어는 폐허가 된 주점에서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는 조금 전 받았던 기억소자를 확인하고 다시 품에 집어넣었다. 제정신을 차린,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생존자들이 떨면서 지켜보는 가운데 숨이 끊어진 인펙션의 머리를 짓밟아 부수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 탁한 한밤의 어둠 속으로.
「챠부 도메인 카니지」
리 센세이가 시선을 떨구자 촛대의 낙하로 드러났던 무수한 묘비가 보였다. 그중 하나에 고사기에도 인용된 닌자의 암호, 수리켄 룬 문자가 새겨져 있음을 닌자 연구가이기도 한 리 센세이는 놓치지 않았다. 이 묘비가 파괴된 것을 계기로 닌자 소울이 끌려 들어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그리고 끌려 들어온 소울은…… 모종의 착각으로 시체에 빙의 했나? 그 생각이 번뜩인 직후, 신사 커시드럴에 리 센세이의 찢어지는 홍소가 울려 퍼졌다. 부스트 수술로 보통 인간의 몇 배나 되는 사고속도를 가진 리 센세이의 뉴런이, 지금 막 닌자 사이언스의 판도라 상자를 열려 하고 있었다!
「유령 댄싱 온 더 콘크리트 묘지」
"태양이다……."
카부라가 동쪽 하늘을 가리켰다. 오렌지색을 뚝뚝 흘리는 아침 태양이 후지산 기슭에서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새벽켠에 구름이 걷히는 일 따위 1년을 통틀어도 손으로 꼽을 정도다. 이것은 길조일까, 흉조일까. 지친 레지스탕스들은 말을 잃은 채 그저 태양을 바라보기만 했다.
「스시 나이트 앳 더 바리케이드」
"장한걸, 꼬마 아가씨."
승무원이 말을 걸었다. 스나바는 황급히 눈가를 문질렀다. 금발 승무원이었다. 스나바와 모마메에게 부드럽게 웃음을 지어주었다.
"차를 드십시오. 몸이 따듯해질 겁니다. 야츠하시도 있습니다."
"야츠하시 먹을래!"
모마메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금발 승무원은 웃음을 짓고, 스나바도 난처한 듯 웃었다.
"아."
정신이 산만한 모마메는 야츠하시를 든 채 창밖을 보았다.
"아빠! 비행기!."
스나바와 승무원은 그쪽을 보았다. 검붉은 세스나가 한순간 시야를 가로질러 떠나가고 있었다.
「후지 선 라이징」
" 조금만 더 참으십시오." 닌자 슬레이어는 되풀이했다. 부들부들 격렬하고 불쾌한 진동과 함께 소형 비행기는 미끄러지듯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떠올랐다. 번개를 머금은 두꺼운 먹구름과 무참한 크레이터를 뒤로 남기고, 모기같은 비행기는 비틀비틀 날아갔다.
그 불안한 궤적은 한 치 앞조차 보이지 않는 그들의 미래를 암시하는 것 같기도 했다.
「디 애프터매스」
네오 사이타마에서는 지극히 흔해빠진, 살벌한 밤이었다. 깨진 강화유리창 밖에서는 추적추적 중금속 산성비가 내리고 있었다. 누구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피처럼 검붉은 닌자의 그림자가 빌딩 거리의 암흑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지나치게 고양된 살인충동을 고즈넉한 가을의 밤바람으로 식히려는 듯, 빠르게, 빠르게…….
「어 카인드 오브 살벌 나이트」
버스터 테츠오는 네오 사이타마 시티 프레스를 전술 코타츠 위에 집어던졌다. 출입구 옆에 서 있던 여성 구성원은 말 없이 그의 몸짓을 눈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재미잇는 놈이긴 하군."
버스터 테츠오는 무감정하게 중얼거렸다.
"놈이라니요?"
여성 구성원이 물었다.
"자네의 옛날 지인 말이야. 앰니지어=상. 옛날."
"옛날 일 따위……"
앰니지어는 싸늘하게 내뱉었다.
"닌자 슬레이어에게는 제재를 가해야만 할 것입니다. 배신과 조직에 대한 모욕, 필설로 형언할 수 없습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어. 어느 정도는."
"…………."
앰니지어는 출입구의 후스마 도어를 열었다.
"통신을 확인하러 가보겠습니다."
버스터 테츠오는 머그컵에 차를 따라 천천히 마셨다. 그리고 참선을 방불케 하는 모습으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앳 더 트리즈너즈빌」
빨아들이려 했지만 닌자여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그녀는 요란하게 기침을 한 다음 꽁초를 비벼 불을 껐다. 그리고 담뱃갑을 주머니에 다시 넣어버렸다. 뒤집어썼던 후드가 바람에 벗겨져 그녀의 머리카락이 강한 바람을 받았다.
「스완 송 성 바이 어 페이디드 크로우」
「오우거 더 콜드 스틸」
◆이상입니다◆
트리즈너빌, 묘지 오타 있음
에
세뇌 할망구 눈꼴시렵고 괘씸하담마-!